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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1 - 작은학교의 재발견

글 _ 조선아 경북 남후초등학교 교사

특별기획1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OECD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3명이다. 이는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며, 맞춤형 개별학습과 생활지도 및 안전 측면에서 보면 학급당 학생 수의 감축은 필요한 부분이다. 교육의 질 개선에 대한 고민을 작은학교에서는 해소할 수 있다. 작은학교의 경우, 급당 인원수가 평균 10명을 넘지 않으며 교사는 학생 개별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 아이들의 개성에 맞는 교육과 보살핌이 가능한 상황이다.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로 돌파구 마련 

  남후초등학교는 안동시가지에서 벗어난 지역에 있는 시골학교이다. 1935년 개교하여 졸업생 5,244명을 배출하였으며, 2013년 6학급을 마지막으로 학급수 및 학생 수가 점점 감소하였다. 2019년 ‘작은학교 자유학구제’ 시범학교로 지정되기 전인 2018년도까지 5학급으로 편성된 복식학급을 가진 학교였으며 소인수학급으로 인한 단체경험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또한, 결손가정 및 맞벌이 가정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보니 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보통의 작은 시골학교들과 마찬가지로 학교의 존폐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을 무렵 학교가 돌파구로 생각한 것이 바로 작은학교 자유학구제였다.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는 지역의 큰 학교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작은학교로만 전학과 입학이 가능한 일방형 학구제이며, 젊은 층 인구 이탈 현상과 지역 붕괴의 가속화로 인해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작은학교가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하고 준비를 진행하였다. 이에 학교에서는 일반 학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 유입을 독려하고자 하였다. 2019년부터 진행된 학교의 대표적 특색프로그램이 승마와 골프이다. 


남후초의  특색프로그램인  골프와 승마 수업남후초의 특색프로그램인 골프와 승마 수업


남후초의  특색프로그램인  골프와 승마 수업남후초의 특색프로그램인 골프와 승마 수업



  작은학교가 가진 문제점 중의 하나인 낙후된 주변 환경으로 인해 교육적 및 문화적 혜택이 부족하다는 점을 크게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진행하고 있다. 승마와 골프 수업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험의 기회를 늘리고 학생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목표에 도전하는 성취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매년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며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특색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체력이 좋아졌으며 도전하는 마음과 자신감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학교생활에서도 학생들이 자신감 넘치고 주어진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교사들도 특색프로그램의 관련 연수 참여 및 체험활동 지원을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속 전면등교로 정상적 교육활동 진행 

  2019년부터 시작된 작은학교 자유학구제의 결과, 2021년 기준으로 전교생 48명 중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를 통해 유입된 학생 수는 이 중 3/4이 넘었다. 이들 학생과 학부모는 왜 작은학교를 선택했을까?


  우선 다인수 학급에 비해 소인수학급이어서 학급에서 담임교사의 보살핌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로 인해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개별화 교육,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교육 시기에 작은학교는 상대적으로 대면교육을 통해 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전면등교를 통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진행해 왔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 외에도 작은학교에 학생이 유입되면서 교육 여건을 개선할 수 있었고 인근에 있는 큰 학교의 과대·과밀 학급의 해소에도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를 되돌아보면 몇 가지 고민거리도 있었다. ‘큰 학교처럼 작은학교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등과 같은 작은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교육적 및 문화적 혜택 부족과 같은 환경적인 면에서의 문제였다. 학교는 부정적 인식에 대한 원인을 홍보의 부족에 두고 작은학교 자유학구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였다. 각종 언론기관을 통한 홍보, 학교홈페이지 및 SNS 홍보, 리플릿 제작 및 현수막 게시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개선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설적인 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학교 자체에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지역기관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며 작은학교만의 특색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로 작은학교의 교육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학교는 학습 공간을 넘어 마을·문화의 구심

  학교는 현재도 발전 중이다. 매년 아이들을 위한 고민이 더해져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1년부터 더해진 내용은 ‘다드림 프로그램’과 ‘상생마을학교’이다. 다드림 프로그램은 꿈을 키우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성취의 기쁨을 느끼고 이를 통해 자아존중감과 성취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건강드림’, ‘북드림’, ‘꿈드림’의 세 가지 영역을 운영하고 있다. ‘상생마을학교’는 매월 지역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공동체의 회복과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는 학습의 공간을 넘어 마을의 기본 구성 요소이자 문화의 구심이다. 그러므로 마을 공동체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젊은 층의 농산어촌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도시와 농산어촌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작은학교 살리기가 미래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남후초등학교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성장해가고 있으며 작지만 빛나는 보석처럼 작아서 더 빛나는 학교로 성장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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