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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보광고등학교 독서토론 동아리 ‘보광신기’ - ‘왜?’라는 질문 품고 치열하게 읽고 토론하다!

글·사진 편집실

 아름다운 승부는 스포츠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찬반 양측이 동등한 발언 기회와 발언 시간을 지키며 순서와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토론대회는 스포츠 경기 못지않은 박진감으로 청중을 매료시킨다. 지난달 8월 14~15일 이틀 동안 강릉시 가톨릭관동대에서 펼쳐진 제22회 대한민국 독서토론 논술대회에서도 참관하는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전국 380개 학교, 10만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고등부 우승을 차지한 보광신기 팀이 바로 그 주인공. ‘디지털 기술과 인간의 행복’을 깊이 있게 탐구해 승리를 차지한 경남 보광고등학교(교장 곽경웅) 독서토론 동아리 보광신기를 만나보았다. 

보광의 빛나는 별들’이라는 뜻을 가진  보광신기 학생들‘보광의 빛나는 별들’이라는 뜻을 가진 보광신기 학생들


동아리 활동 제1 근거는 ‘열정’

  ‘보광의 빛나는 별들’이라는 뜻을 가진 보광고 독서토론 동아리 ‘보광신기’는 2015년부터 강성영 지도교사와 함께 해왔다. 어느새 9년 차에 접어든 동아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열정이다. 

 

  강 교사는 “열정은 토론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 대상 도서를 성실히 읽고 토론지를 작성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라며 “입시 준비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열정이 없으면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인생의 롤모델이 강성영 교사라는 김도겸(3학년) 학생은 “오히려 선생님의 열정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1학년 때부터 지켜본 결과 동아리 활동을 위해서 야근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애써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도훈(2학년) 학생은 수행평가 준비와 시험 준비 등 학교생활과 함께 책 읽기를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대회도 준비하는 데 시간이 빠듯했다고 전했다. 

 

  대회 예선전이 지난 5월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단체전에 출전하는 고다영(1학년), 신현준(1학년), 윤도훈 학생은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밤늦게까지 대회 준비에 매달렸다. 강 교사는 “예선전은 서울교대에서, 결승전은 강릉 가톨릭관동대에서 치렀기 때문에 새벽 6시에 만나 비행기를 타거나 6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한순간도 쉬지 않고 서로 교차질의하며 연습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말 뿌듯했다.”라고 밝혔다. 

보광의 빛나는 별들’이라는 뜻을 가진  보광신기 학생들‘보광의 빛나는 별들’이라는 뜻을 가진 보광신기 학생들

공통 관심사 나누며 ‘경청’ 배워

  발제와 교차질의, 반론, 재반론 형식으로 이뤄진 반대신문식 토론(CEDA; 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 양식인 이번 토론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은 경청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 듣고 이에 대해 반론하고 그에 맞는 근거를 제시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본 셈이다.  

보광의 빛나는 별들’이라는 뜻을 가진  보광신기 학생들‘보광의 빛나는 별들’이라는 뜻을 가진 보광신기 학생들


  강 교사는 “CEDA토론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독서 활용 능력이다. 책을 깊이 있게 읽고 찬반 가리지 않고 토론 근거집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토대로 어떠한 교차질의에도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한다고 규정하지 말고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져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전국 독서토론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평소 보광신기 동아리 부원들은 소설 읽기를 즐겨 한다. 매주 수요일마다 미리 정한 단편 소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토론에 관심은 있지만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는 학생들의 틀을 깨기 위해 이야기식 독서토론 모형을 활용한다. 고다영 학생은 “요즘 책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많지 않은데 동아리에서 좋아하는 책에 관한 이야기를 마음껏 나눌 수 있어서 참여하는 것이 즐겁다.”라고 밝혔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토론 연습을 하는 학생들‘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토론 연습을 하는 학생들


  분량이 많은 책일 경우에는 격주로 모임을 하는 등 학업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율 동아리 특성상 모든 부원이 항상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매주 토론을 단톡방에 공지하고 신청자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참여하고 있다. 김동현(1학년) 학생은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로를 위해서도 독서토론은 꼭 필요한 활동이다.”라고 덧붙였다.

 

 강 교사는 “입시에 바쁜 3학년 학생들이 솔선수범해서 대회 준비를 도와주고 졸업생들이 학교에 찾아와 후배들을 격려해 주는 모습을 보면 교사로서 보람을 느낀다.”라며 앞으로도 생각하는 힘, 말하는 힘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어디서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보광신기는 이번 대회 우승팀으로서 내년 1월 미얀마 양곤 프라미스 학교 세계시민캠프 토론대회에 참가비 지원을 받게 되었다. 그곳에서도 보광신기의 별빛은 열정적으로 반짝이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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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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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영(1학년) 학생

  독서록 위에서만 펼쳐 왔던 생각들을 동아리 친구들, 선배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토론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거뒀는데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어서 행복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요즘 사람들의 주 관심사인 디지털 기술과 인간의 행복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다방면으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 앞으로도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서로 재미있게 이야기 나누면서 성장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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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훈(2학년) 학생

  책을 많이 읽는 것과 깊이 있게 책을 읽고 정리해 보는 것은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중학교 3학년 때 국어 선생님과 김유정의 <동백꽃>을 함께 읽으면서 책을 주도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한 기쁨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책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갈증이 커졌는데 보광신기 활동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이번 토론대회에서는 4강에서 만났던 원주 대성고 학생들이 기억에 남는다. 토론이 주는 즐거움도 컸고, 실력자를 이겨서도 좋았다. 밤잠을 줄여가면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몹시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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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은(3학년) 학생

  어릴 때부터 구연동화대회나 토론대회 등에 꾸준히 출전해 왔다. 1·2학년 때도 도겸이와 함께 단체전에 나가서 교육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입시 준비를 해야 하는 3학년은 반대 신문자 역할을 하면서 토론대회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해 준다. 이번에 후배들이 좋은 성과를 가지고 돌아와 주어서 뿌듯했다. 앞으로도 언제든지 도움을 주고 싶다. 생각이 행동을 이끈다는 것을 믿는다. 현재 선택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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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한나(2학년) 학생

  논리적이고 설득하는 말하기가 중요한 마케터를 꿈꾸고 있어서 동아리 활동이 진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친구들과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대회 준비도 즐겁게 했다. 특히 개인전에 참가하는 친구들과 서로 질문하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책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을 잊을 수 없다. 또 부족한 점이 많은 우리를 꼼꼼히 봐주시는 선생님에게도 무척 감사했다. 앞으로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타올랐던 우리의 시간을 잊지 말고 더 좋은 추억들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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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겸(3학년) 학생

  보광신기 활동을 통해 몰입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2학년 때 영은이랑 도훈이와 함께 탄소중립을 주제로 토론대회에 나갔는데 1~2주일 동안 학교에서 밤까지 남아서 열심히 준비했었다.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한 다음에 맞이하는 결과에는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올해 우리가 선배가 되어서 후배들의 토론 연습을 도와주게 되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우리의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후배들도 앞으로 입학할 신입생들을 잘 이끌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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