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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한국해양마이스터고 海화랑원정대 - 요트 타고 독도까지 250km!

글·사진 편집실

‘독도,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7월 26일 포항 두호항을 출발하는 한국해양마이스터고 해(海)화랑원정대 요트의 돛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독도로 향하는 250여 km 여정 내내 이 돛은 바람에 펄럭였을 테다. 이날 출항을 위해 한국해양마이스터고(교장 김미향) 1학년 32명은 방학도 반납하고 따가운 여름 햇살을 견디며 요트 항해 교육을 받았다. 이들 중 8명만이 해화랑원정대로서 독도로 향한다. 누군가는 아쉬움이 남고 누군가는 환호로 기억될 뜨거웠던 일주일. 출발을 앞두고 열심히 요트 항해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학생들을 울진군 요트학교에서 만났다.


한국해양마이스터고 1학년 32명의 학생들이  요트 항해 교육을 받고 있다.한국해양마이스터고 1학년 32명의 학생들이 요트 항해 교육을 받고 있다.



울진군 요트학교에서 항해 교육 실습을 받고  있는 한 학생울진군 요트학교에서 항해 교육 실습을 받고 있는 한 학생


독도 영토권 지키는 고교원정대

“독도에 꼭 가고 싶어요!” 

  스마트운항과를 전공하고 있는 복준열, 최정원 학생은 요트 항해 실습을 시작하던 날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해화랑원정대로 뽑히지 않을 거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요트를 향해 거침없는 발걸음을 옮겼다. 


  광복 75주년이었던 2020년 8월 15일 당시 포항해양과학고등학교 학생 9명으로 구성된 1차 해화랑원정대는 독도 영토 주권 수호를 위해 요트 항해에 도전했다. 바다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고 독도에 도착했는데 입도는 쉽지 않았다. 독도를 선회하며 애국가를 부르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2차 원정대는 입도해 독도 수호 결의 대회를 열 수 있었다. 


  올해로 4년 차가 된 해화랑원정대는 고교학점제와 연계한 학교 밖 교육과정 활동이 되면서 1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요트 항해 교육의 기회를 넓혔다. 


  1학년 신청자 중에서 32명을 선발해 7월 18일부터 23일까지 영덕에 위치한 국립청소년해양센터에서 총 6일간 합숙 교육을 진행했다. 이후 선발된 8명의 해화랑원정대원들은 3박 4일의 일정으로 독도 뱃길 탐방과 해양 생태 관찰, 울릉도 나리 분지 트레킹 등 다양한 체험을 한 뒤 학교로 돌아오게 된다. 박건욱(교육부장) 교사는 독도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의 열의는 대단한데 예산 및 안전 문제로 인해 더 많은 학생이 함께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4차 해화랑원정대의 첫 요트 항해 교육 실습은 7월 20일 경북 울진군 요트학교에서 이뤄졌다. 요트 항해 수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차동재 국립청소년해양센터 활동운영부 과장은 “학생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따라와 주어서 힘이 난다. 이번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라며 안전하고 행복하게 독도에 다녀올 수 있기를 당부했다. 


  스마트운항과, 스마트양식과에서 각각 16명씩 선발되어 온 학생들은 센터에서 먼저 요트 원리 및 요트 항해 계획, 매듭법, 선원의 역할 등 이론을 배웠다. 이론과 실기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해화랑원정대원으로 선발되어 독도 항해에 나설 수 있다. 


3박 4일간의 독도 요트 항해를  대비해 실습 중인 학생들3박 4일간의 독도 요트 항해를 대비해 실습 중인 학생들


2023 해화랑원정대 독도를 향해 항해하다.2023 해화랑원정대 독도를 향해 항해하다.


해양산업 미래도 우리가 지켜요!

  한국해양마이스터고의 전신은 포항해양과학고이다. 세 차례의 해화랑원정대는 포항해양과학고 이름으로 이뤄졌다. 이날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요트학교를 찾은 김미향 교장은 “2년여 동안 준비과정을 거치고 올해 마이스터고 1기 학생들을 모집했다. 전국에서 온 열정적인 학생들이기 때문에 해화랑원정대 선발에도 적극적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선정되면서 학교의 목표는 종전보다 선명해졌다. 한국해양마이스터고는 100% 취업을 목표로 스마트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1학년 학생들은 글로벌 취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여름방학에는 영어캠프, 겨울방학에는 해외어학연수에 참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반, 요트조종반, 소형선박조종반 등 기초해양자격증 취득도 돕고 있다. 특히 이처럼 다양한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며 해양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요트를 타고 독도를 항해하는 ‘해화랑원정대’는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해화랑원정대를 이끌고 독도 항해에 나서는 한빈 인솔교사는 “요트를 타고 바람만을 의지해 독도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그만큼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운항 기술 수행 능력도 중요하지만, 협동심과 배려심에 중점을 두고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교육을 마친 후 해화랑원정대원으로 스마트운항과 윤예준, 최정원, 오정엽, 복준열, 조아연 학생, 스마트양식과 김민, 이세인, 김형준 학생이 최종 선발되었다. 

7월 26일, 포항 두호항을 출발하는 한국해양마이스터고 해화랑원정대 요트의 돛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독도,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해화랑원정대의 도전을 응원한다. 


2022년 독도 항해 요트 출항식  (사진 제공_ 한국해양마이스터고)2022년 독도 항해 요트 출항식 (사진 제공_ 한국해양마이스터고)


2023 독도 항해 요트 출항식 모습2023 독도 항해 요트 출항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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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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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연(1학년) 학생

  해화랑원정대가 되기 위해서 끝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 중학생 때부터 해기사를 꿈꿨다. 전국의 해양고등학교를 알아보던 중 학교 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학교를 방문해 보고 나서 진학을 결정했다. 교내의 최신식 시설과 선생님들이 직접 설명해 주시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믿음이 갔다. 학교에서 보낸 시간을 돌아보면 살면서 이토록 보람차고 알차게 보낸 적이 있었나 싶다. 앞으로도 빛나는 어른이 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배운 노력의 가치를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학교생활을 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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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빈(1학년) 학생

  해화랑원정대가 되어서 독도에 가는 것도 좋지만, 안 되더라도 이렇게 요트 교육을 받는 것이 즐겁다. 바다에서 하는 활동은 언제나 방심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해양스포츠 관련 전문가인 아빠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바다와 친했다. 자연스럽게 해양 관련 고등학교로 진로를 정했다. 스마트운항과 전공을 살려서 기관사가 되어서 배를 타고 싶다. 처음하는 단체생활이 힘든 친구들도 있겠지만 기숙사 생활이 무척 즐겁다. 여럿이서 북적이는 시간들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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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1학년) 학생

  해화랑원정대가 되어서 직접 요트를 몰고 독도에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전율이 인다. 원정을 떠나는 날 날씨가 좋아서 꼭 독도에 발을 디디고 싶다. 한국해양마이스터고는 가족들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 마침 입학설명회를 통해 학교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고 바로 진학을 결심했다. 1인 1장학금을 비롯해 평소 꿈꿔 왔던 해외 취업의 기회도 넓었다. 원래 호주에서 일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올해 학교에서 호주 연수 계획이 있다고 들어서 기대 중이다. 무엇이든 어디든 도전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학교생활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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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1학년) 학생

  관상어를 키우다 보니 해양생물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서 진학하게 되었다. 인근에 있는 수산자원연구원에 견학을 다녀온 이후에는 토종어류의 종을 보존하고 희귀 어류를 복원하는 연구에 매력을 느꼈다. 수산 관련 공무원이 되는 것도 보람 있는 일 같다. 이번에 꼭 독도에 가서 직접 독도 해양생물을 관찰해 보고 싶다.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선발되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열심히 할 각오는 충분히 되어 있다. 학교 홍보에 앞장서는 방송반 활동도 열심히 하고 전공 공부도 열심히 해서 한국해양마이스터고 1기로서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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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인(1학년) 학생

  어릴 때부터 아쿠아리움에 가면 물속을 부드럽게 유영하는 해파리를 넋을 잃고 보고 있게 된다. 해양생물의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아쿠아스케이핑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우리 학교를 선택하게 됐다. 실습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역시나! 독도 해화랑원정대를 비롯해 굉장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요트 운항은 개개인의 능력과 팀워크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해화랑원정대 선발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 아쿠아리스트이든 수산직 공무원이든지 여러 갈래 길을 열어 두고 학교생활을 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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