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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93점

  2021년 4월 1일 기준 전 세계 22개국에 우리의 문화재 204,693점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은 89,498점(43.7%)으로 가장 많이 우리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미국 54,171점(26.5%), 독일 13,309점(6.5%), 중국 12,985점(6.3%), 영국 8,796점(4.3%), 프랑스 5,684점(3.8%) 순으로 우리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많은 문화재가 고국을 떠나 이역만리 타국에 떨어져 있을까? 일제가 우리의 모든 것을 약탈하고 훼손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일제강점기 시절 수많은 문화재가 일본으로 유출됐다. 당시 조선의 고미술품 유통에 경매의 형태를 취하지만 일제강점기는 도굴이 일상화되다시피 한 시절이었고 미술품 밀매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1906년 3월 초대 통감에 취임한 이토 히로부미는 고려청자 수집에 진력하여 1천여 점이 넘는 고려청자를 수집했다고 전한다. 그가 반출한 도자기 중 우수한 103점은 일본 왕실에 헌상되었다가 1965년 한일회담 때 우리나라로 반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에 있는 많은 문화재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은 강화도 외규장각에 보관된 의궤 등 많은 문화재를 약탈해 갔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외규장각 의궤(왕실과 국가에서 의식과 행사를 개최한 후 준비, 실행 및 마무리까지 전 과정을 보고서 형식으로 기록한 책)는 1975년 박병선 박사에 의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고 2010년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대통령 간의 임대형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환수를 위해 노력한 지 20년, 약탈당한 지 145년 만인 2011년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외규장각 의궤는 5년마다 대여를 갱신해야 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협의하지 않으면 국립중앙도서관 밖으로 나갈 수도 없으며, 대한민국 국보나 보물로 지정될 수도 없다. 온전한 환수를 위해서는 소유권을 우리 정부가 가져오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문화재는 약탈 외에도 오랜 시간에 걸쳐 외교와 선물, 매매 등 다양한 방식을 거쳐 해외로 나갔다. 약탈당한 문화재는 마땅히 돌려받아야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혼란스러운 시절에 유출되어 경로파악이 쉽지 않으며, 문화재마다 소유권이나 현지 법령 등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때문에 국외 소재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서는 긴 안목을 갖고 기증, 매입 등 다양한 접근과 국민들, 특히 미래세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자료제공=국외소재문화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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