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김지숙 교사의 평화·통일교육

특명! ‘통일’이 낯설지 않게 하라

글_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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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기행 현장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있는 동변중 학생들]

매년 5월 넷째 주는 교육부와 통일부가 지정한 통일교육주간이다. 통일교육주간에는 ‘통일’을 주제로 한 계기수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통일의식을 심어주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의 기류가 흐르고 통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올바른 평화·통일교육 방법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동변중학교(교장 김영우)의 김지숙 부장교사(역사) 역시 생활 속에 스며드는 평화·통일교육을 펼치고 있다. 미래 핵심역량으로 꼽히는 4C를 활용한 김 교사의 ‘바알실(바로 알고 실천하기)’ 통일 역량 성장 프로젝트 활동을 소개한다.


  제7회 통일교육주간이었던 지난 5월 넷째 주, 동변중학교 역사교과실에서는 ‘2019 평화·통일문예전’이 펼쳐졌다. 이 학교 2학년 학생들은 한 시간 동안 굿즈 디자인, 포스터 그리기, 글짓기 중 하나를 선택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표현했다. 무궁화와 목란이 어우러져 화합의 의미를 담은 핸드폰 케이스, 남북 정상을 오뚝이로 형상화해 어려움이 있어도 다시 일어나 통일이 되길 원한다는 의미의 그림 등 저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선보여졌다. 우수작품은 교내에 전시될 뿐만 아니라 실제 굿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자기가 직접 디자인한 상품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경험한 학생들은 얼마나 뿌듯할까요? 통일도 이처럼 막연한 것이 아니라 현재 내 생활과 밀접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계기가 되는 것이죠.”


  김지숙 교사는 교내 평화·통일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전부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평화·통일문예전을 비롯해 북한이탈주민과의 대화, DMZ 기행, ‘우리가 몰랐던 북한’ 전시회 등 굵직한 행사 외에도 생활 속의 소소한 통일교육을 펼치고 있다. 이를테면 북한에서 즐겨 먹는 두부밥·속도전떡 맛보기, 평화·통일 기원 머그컵과 배지 만들기 등이다. 통일교육주간에만 국한되지 않고 매 교과시간에도 통일교육을 녹여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수업 철학이다.


  통일교육을 향한 김 교사의 열정은 교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그의 담당 교과교실을 보면 평화와 통일 관련 도서를 비치해둔 것이 남다르고, 교실 뒤편의 게시판에는 학생들이 통일을 주제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해 눈에 띈다. 복도에는 통일 관련 행사 소식을 알리는 홈베이스 게시판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통일을 시각적으로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니, 적어도 이 학교 안에서는 통일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교내 곳곳에서 흔히 보이는 단어 ‘통일
  김지숙 교사는 지난해 교육부와 통일부가 공동 주최한 ‘학교통일교육 연구대회’에서 중등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교사가 평화·통일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것은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협력(Collaboration), 창의성(Creativity)을 기를 수 있는 4가지 역량이었다. 비판적 사고란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사고 과정을 말한다. 이를 평화·통일교육에 대입해보면 북한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우리가 몰랐던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통일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관심이었습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들도 마찬가지였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일수록 더 나은 해결책이 나오는 법인데, 통일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 ‘너무 먼 일’이라고 치부해버리죠. 관심이 없으니 북한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 어렵고요.”


  먼저 통일에 관한 관심부터 불러일으키기 위해 김 교사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바로 ‘1분 통일교육’. 1주일에 3번 있는 역사 교과 시간 도입부에 남북관계 이슈나 북한에 관한 정보를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북한의 PC방과 지하철, 관광지 알아보기 등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부터 3·8선과 휴전선의 차이, NLL,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의 내용도 담았다. 김 교사는 “매일 조금씩 스며들 듯 남북관계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자연스럽게 통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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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문예전'에 참여한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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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실에 비치된 평화·통일 관련 문고]


‘1분 통일교육’으로 통일 인식 확장
  그는 올해로 2년째 교내 통일동아리의 지도 교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복도에 전시된 평화·통일 기원 철조망 역시 동아리 학생들과 그가 손수 만들어낸 작품이다. 각가지 색의 리본에 ‘원래 하나였습니다’, ‘마주 잡은 평화의 손, 함께 여는 통일’ 등 애틋한 메시지까지 담겨있으니 DMZ 철조망의 일부분을 그대로 가져온 듯하다.


  “통일동아리에 들어온 학생들은 통일에 관심이 있어서 왔을까요? 아니에요. 하고 싶은 동아리가 없어서 억지로 끌려오거나 별생각 없이 시간이나 때우자는 생각으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죠. 그것이 평화·통일교육의 현실이고요. 이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는 방법부터 생각했습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활동, 특히 흥미 위주의 활동들을 기획했다. 매월 1회, 점심시간 20분 동안 펼쳐지는 ‘월별 통일 한마당’이 그것이다. 평화·통일 기원 메시지를 담은 종이비행기 접어 날리기, 통일 어록 퍼즐 맞추기, 머그컵과 거울, 배지 만들기 등 작은 것 하나에도 ‘통일’을 접목시켰다. 평화·통일교육은 고리타분한 것이라는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소수의 아이들부터라도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다행히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장 호응이 좋았던 DMZ 기행 역시 분단 현장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평화·통일교육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됐다. 김 교사는 “현장 체험학습을 가서도 일방적인 강의식 설명은 최소화하고 모둠별 사진 콘테스트처럼 단체로 협동하는 활동을 펼쳤다.”라며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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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변중 학생들의 '평화·통일문예전'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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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숙 교사와 통일동아리 학생들이 꾸민 평화·통일 기원 철조망]


“참여형 활동으로 자발성 이끌어야”
  김지숙 교사는보이텔스바흐 합의에 입각한 통일교육을 강조한다. ‘통일을 해야 한다’라는 강압 대신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분단 상황에 대해 인식하도록 생각의 단초를 열어주고,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해보도록 했다. 통일한국 대신 남북연합 단계의 한반도부터 먼저 생각해보도록 한 활동도 그 일환이었다. 학생들은 남북 교환학생 제도를 통한 서로의 문화 배우기, 북한에 현장학습 가기, 화폐 통일, 유럽까지 기차 타고 여행 가기 등의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상상했다.

보이텔스바흐 합의 
1976년 서독의 보수 및 진보 정치교육학자들이 모여 합의한 교육지침.
①강제성 금지
②논쟁성 유지
③이해관계 인지


  이념논쟁 등의 이유로 통일은 왠지 함부로 꺼내기에는 조심스러운 주제로 여겨지곤 한다. 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김 교사는 “매일 미세먼지를 걱정하듯이, 통일도 지금 나의 삶과 바로 연관된 문제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평화가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럽연합 같은 남북연합이 가능할까?’ 등의 논의가 계속 이어지게끔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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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연합 상상하기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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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 전시된 평화·통일교육 관련 자료]


김지숙 교사의 ‘바알실’ 통일교육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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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일에 익숙한 환경 조성하기
• 교과교실에 통일 관련 주제, 혹은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도서를 비치해 언제든 볼 수 있도록 한다.
• 통일 관련 행사를 알릴 수 있는 전용 게시판을 설치한다.
• 학생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공간에 통일 관련 자료를 전시해놓는다.

2. ‘1분 통일교육’으로 통일 인식 높이기
• 매 수업 시작 시간에 남북관계 이슈와 관련된 내용을 간단한 퀴즈로 풀어본다.
• 시간이 지나면 좀 더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한 주제로 확장한다.


3. 흥미 위주의 체험 활동
• 월별 통일 한마당: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 머그컵·거울·배지 만들기 등 점심시간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한다.
• DMZ 기행을 통해 직접 분단현장을 보고 느끼게 하고, 현장에서도 딱딱한 설명 대신 모둠별 활동으로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4. 강제성 NO! 자유로운 논의 이끌기
• ‘통일을 해야 한다’라고 강요하는 대신 한반도에 평화를 불러일으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한다.
• 남북연합 단계의 한반도를 상상해보며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