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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학생 주도성 높이기

글·사진 | 홍준성 남대구초등학교 교사


  OECD 2030 학습나침반의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과 더불어 교실 수업의 주된 변화는 ‘학습자의 주도성’에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습자의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은 어떤 수업일까? 정의함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생이 배움의 주체자로서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성찰하며 상호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해나가는 수업을 뜻한다. 이렇게 주도적으로 배움을 이끌어나가는 경험은 삶으로 나아가 학생들이 자신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온전한 의미의 주도성을 교실 수업에서 다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이 아직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습자가 배움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습자가 끊임없는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교실환경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로젝트 계획단계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든 질문프로젝트 계획단계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든 질문



배움을 이끄는 힘, 함께 만드는 프로젝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깊이 있는 학습’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삶과 연계한 학습’,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학습자의 삶 중심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다양한 교과를 융합하여 여러 가지 역량이 함양되도록 하는 주제 중심 ‘프로젝트 학습’이 그 예시 중 하나이다. 프로젝트 학습의 성공 열쇠 중 하나는 바로 이 프로젝트 계획을 학습자와 함께 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성취기준 분석, 핵심질문과 핵심개념 추출, 학습 활동의 계획, 평가 방법 선정 등 모든 부분을 학생들과 함께 계획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 학기 초 ‘질문을 만드는 법’, ‘생각을 나누는 법’, ‘배움을 정리하는 법’ 등 다양한 학습 역량을 끌어올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한 프로젝트의 계획을 함께 세우는 데에도 약 2~3차시 정도가 소요된다. 교사가 제시하면 금방 끝나겠지만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세워진 프로젝트는 학습자를 몰입하게 하고 배움에 대한 흥미와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프로젝트의 핵심개념 선정하기프로젝트의 핵심개념 선정하기



삶 속 문제를 해결하다


  ‘선생님, 우리 등굣길에는 왜 인도가 없어요?’ 이 질문은 지난여름에 아이들과 함께 실천한 ‘함께 바꿔요! 학교 가는 길’ 프로젝트의 계기가 되었다. 좁은 골목길들 사이에 위치한 학교, 등하굣길 안전 문제는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었다. ‘주민참여’라는 개념을 활용해서 이를 직접 해결하기 위한 실천을 해보면 어떨까? 답사, 설문, 면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문제를 조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에 대해 토의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를 홍보하고 실천하기 위해 뉴스를 제작하고 탐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주민참여 예산 사업에 제안해보았다. 여러 교과를 융합하여 실천한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본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은 ‘주민참여’라는 개념을 체득하며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토의 결과(위)와 뉴스 제작하기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토의 결과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토의 결과(위)와 뉴스 제작하기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뉴스 제작하기



개념과 개념을 잇다, 연결단어


  하나의 프로젝트 학습 속에는 다양한 교과의 개념들이 존재한다. 개념에 대한 이해는 단편적인 지식 습득을 넘어 새로운 상황에 연결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제공해준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개념을 이해하고, 교사는 개념의 이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학생들은 개념학습, 탐구학습 등 다양한 학습방법을 통해 개념을 습득한다. 이때 학습한 개념을 자신의 언어로 직접 표현해보는 과정을 통해 개념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연결단어이다. 연결단어는 ‘포함한다’ ‘형성한다’ ‘요구된다’ 등 20여 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생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개념 게시판에 늘 게시해두고 활용하도록 했다. 물론, 단어는 교사가 학년과 교과를 고려하여 적절하게 선정하여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연결단어를 활용하여 아이들은 배운 개념을 단원의 개념을 연결단어와 조합하여 자기 생각을 담은 문장으로 만들 수 있다. 이때 한 개의 개념을 표현해도 되고 두 개 이상의 개념을 연결하는 문장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연결단어를 활용한 개념표현과 공유연결단어를 활용한 개념표현과 공유



성찰에 관한 생각 공유를 위한 대화 스틱(성찰 큐브)성찰에 관한 생각 공유를 위한 대화 스틱(성찰 큐브)



성찰을 통해 함께 성장하기


  ‘우리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지 않는다. 경험에 대한 성찰로부터 성장한다.’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가 한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만 결국 경험이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험에 대한 성찰(재구성)이 필요하다. 앞서 기술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해서도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을 빼놓지 않았듯이 함께 성장하는 수업에서 ‘성찰’은 꼭 필요한 과정이 되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성찰할 수 있을까? 한 차시의 수업을 통해서도 성찰이 일어날 수 있고 하나의 긴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서도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학습 과정에서 새로운 인지적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학습자는 느낀 바를 분명히 하고 성찰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학습자 주도의 수업은 학생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수업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도성이 잘 발현된 수업을 위해서는 오히려 교사의 면밀한 준비가 더 요구된다. 그만큼 학생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의논하며 끊임없이 피드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때로는 한 학생의 질문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다가 한 시간이 지나가 버릴 수도 있고 어느 날은 프로젝트 학습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때가 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의 목표에 다다르는 동안 학생들은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 타인과 소통하는 법, 문제를 해결하는 법,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법 등 교과 역량 외에도 스스로 배움을 이끌어갈 힘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주도성이 커지는 교실 수업을 통해 교사와 학생 모두 성장하는 교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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