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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터러시교육의 실제 - 나와 너, 우리의 소셜미디어

글·사진 박한철 서울 덕성여자고등학교 교사

  지난 호에 이어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리터러시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수업방안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한다. 2023년을 살아가는 우리 학생들에게 소셜미디어는 사람들 간의 만남과 대화, 자기표현, 정보 공유, 사회참여에 이르기까지 세상과 만나고 소통하는 과정에 없어서는 안 되는 미디어가 되었다. 자신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인지 소셜미디어 활용 수업에서 학생들의 집중도는 뛰어났으며, 당연하고 익숙한 소셜미디어를 낯설게 보는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수업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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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과 목적에 맞는 소셜미디어 선택하기

  소셜미디어에 대한 본격적인 수업의 출발은 소셜미디어별 특징을 조사해서 발표하는 모둠별 수업을 추천한다. 자신들이 자주 활용하는 소셜미디어를 하나 선정해 장점(Plus), 단점(Minus), 흥미로운 점(Interesting)을 분석해보도록 한다. PMI기법(Plus, Minus, Interesting method)을 활용한 소셜미디어별 특징 파악 수업은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더불어 사용하려는 상황과 목적에 적합한 미디어인지, 나에게 잘 맞는 미디어인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주체적 소셜미디어 선택을 위한 체크리스트 작성 때 고려할 질문들

• 나는 정보 지향형, 관계 지향형 중 어디에 적합한가?

• 나는 개방형과 폐쇄형 소셜미디어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는가?

• 내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목적은 무엇이고 어떤 상황인가?

• 나는 이 소셜미디어 활용법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

• 나와 소통할 사람은 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인가?

• 이 소셜미디어의 특징은 무엇이고 어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소셜미디어로 자기를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기 

  두 번째 시간에는 소셜미디어를 주체적으로 선택해 자기를 표현하는 법, 소셜미디어를 통한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 맺기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실천 방법을 활동과 캠페인 중심으로 공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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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미디어 프로필로 자기표현 하기

  도입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소셜미디어 프로필 만들기를 하면서 자기만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타인과의 원활한 사회적 유대관계를 확대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기표현의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소셜미디어의 프로필은 자신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동시에 사회적 관계나 상호 작용의 단서를 제공한다. 현재의 프로필을 그대로 옮기는 것도 좋지만 지혜로운 자기프로필을 가상으로 만들어 표현하는 것도 좋다.


•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회적 관계 맺기와 문제상황 파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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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관계 맺기를 지원하는 소셜미디어의 기능을 알아본 다음 자기표현과 소통의 경험(좋은 경험, 안 좋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한다. 이때 소셜미디어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지나친 자기과시, 편견과 선입견이 담긴 자기표현, 소외와 무시, 뒷말과 루머 생성 등은 관계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 사회적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소통의 원칙 만들기

  원활한 사회적 관계를 위해서는 구성원이 속한 온라인 공동체의 관습과 암묵적 규칙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주어진 원칙만을 따를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맞는 소통의 약속을 직접 만들어 실천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소셜미디어로 소통할 때 지켜야 할 우리의 약속을 만드는 활동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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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페인 활동

  토의를 통해 합의한 내용 중 자신이 앞으로 실천할 내용을 배지로 만들어 가방에 달고 다니면서 오프라인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한 함께 만든 약속을 개인 소셜미디어로 친구들과 공유하는 온라인 캠페인도 병행한다. 더불어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을 배지 사진으로 바꿔서 일정 기간 게시하는 것도 좋다. 캠페인 활동이 끝난 다음 함께 모여서 캠페인 내용과 자신의 실천 내용에 대해 성찰해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활동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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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이용자로서 책임과 권리 인식 지니기

  이어지는 수업에서는 소셜미디어로 자기를 표현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소통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이슈(알 권리, 잊힐 권리, 저작권, 개인정보, 사생활, 표현의 자유)들을 책임과 권리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수칙과 대응 방법을 모색하여 다양한 미디어 형태로 표현하게 한 다음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을 한다. 덧붙여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회참여를 통해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에 유념하고 어떤 자세와 태도를 지녀야 할지를 배우고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소셜미디어에 대한 수업을 완성한다.


  소셜미디어는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을 이어 주는 끈이자 표현과 소통의 도구이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소셜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가지게 됨은 물론 표현과 소통, 그리고 참여의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미디어리터러시교육은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미디어리터러시교육이 학교 현장에 잘 뿌리내리길 소망한다. 



1 박한철 서울 덕성여자고등학교 교사: 필자는 미디어리터러시 최초 인정교과서를 대표 집필하고 정규 과목으로 개설해 학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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