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삶을 변화시키는 기회, 대학 평생교육체제

글_ 김성회 교육부 평생학습정책과 사무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중장년 또는 노년 만학도의 대학교 입학이 종종 언론에 기사화된다. 주변에서 쉽게 찾기 힘든 사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대학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이 진학하는 상급 교육기관’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 인구의 고령화 경향에 따라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고등 평생교육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을 효과적으로 연계하여 고급 노동력을 지속해서 양성·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국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등교육은 이제 특정 세대를 중심으로 제공되는 제한적 서비스가 아니라,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전 국민에게 제공되는 보편적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생교육 정책 변화


  우리나라에서 고등교육 수준의 평생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산업체 위탁 교육, 시간제 등록제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고등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다변화하였다는 의미가 있으나, 학령기 학생 중심의 대학 운영의 변화를 근본적으로 이끄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학을 평생교육의 중심으로 육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정책 추진은 2008년 ‘평생학습 중심대학 육성사업’을 기점으로 한다. 권역별로 평생학습 중심대학을 선정하고, 대학의 체제개편을 위한 추진체계 구축, 학습 과정 운영 등에 대한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후 ‘평생학습 중심대학 지원사업’,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으로 명칭은 바뀌어 왔으나, 성인 학습자에 대한 대학의 개방성을 높이고 학위과정과 비학위과정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한편, 성인 학습자 중심의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갖추는 방향으로 꾸준하게 발전해왔다. 성인 학습자가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연한 학사제도와 다양한 수업방식의 도입, 지역 성인 학습자의 수요에 적합한 교육과정의 개발 등을 병행하면서 학령기 학생만을 위한 대학이 아닌 성인 학습자 중심의 평생교육체제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의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은 기존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평생학습 중심대학 지원사업을 통합·개편하여 2017년부터 시작했다. 이전 사업보다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운영 형태와 예산사용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2019년부터는 일반대학뿐 아니라 전문대학까지 사업의 범위를 확대하여 다양한 성인학습 수요를 포괄하는 한편, 사업 기간도 기존 1년 단위에서 4년으로 늘려 대학의 체질 개선을 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정책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의 2017학년도 성인 학습자 충원율(입학 정원 대비 입학생의 비율)은 55.7%에 불과했다. 대학은 20대가 다니는 곳이라는 사회적 선입견, 일·학습 병행의 어려움 등 현실적 문제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그러나 사업이 지속되고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2019학년도 대학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 참여대학의 충원율은 83%에 이른다. 지금까지의 추세와 고등 평생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고려할 때, 충원율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 생애주기에 걸친 평생교육이라는 말에 걸맞게 입학자의 범위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2018학년도 입학 신입생의 경우 중견·중소기업 재직자가 45%에 이르러, 중소기업 재직자에게 풍부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도 부응하고 있다.


고등교육에 대한 성인 학습자의 열정


  충원율과 별개로, 대학에 입학한 성인 학습자의 학구열은 뜨겁다. 재직 중, 또는 일상생활 중에 느낀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기회라고 보아 어떤 학생보다 열정적으로 학업에 임하고 있다. 대학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 참여대학 재학생의 열정을 알 수 있는 수기를 몇 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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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진학보다는 먼저 취업을 생각해 공업고등학교 전자과에 진학해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였고, 군 제대 후 지방 공기업에 입사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대학 진학 준비를 여러 번 시도하였으나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3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미래에 대한 준비와 새로운 학문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제 마음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대학 진학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던 차에 특성화고 졸업자를 위한 선취업·후학습 대학의 입시요강 설명을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조선대학교 미래사회융합대학 신○○

  37살에 10년 가까이 해오던 일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지만,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한 박람회에서 3D 프린터를 보며 물건을 직접 설계하고 출력할 수 있는 기술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하루하루 일만 하고 큰 목표도 없이 정체된 시간을 보내던 저에게 배움에 대한 열정이 생겼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과 학업에 대한 갈증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아내와 여러 번 대화하고 상의한 끝에 결국 대학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 한밭대학교 스마트제조응용공학과 경○○


  고등교육을 평생교육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에 많은 대학이 동참하고 있지만, 고등교육 분야 전반으로의 확산은 아직 시작 단계이다. 더불어 일·학습 병행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노동 문화의 변화, 대학 학사제도의 변화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 평생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낮아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인적 자원의 질을 높이고 개인의 역량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서 고등 평생교육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회적 인식이 보다 빠르게 변화하여 대학의 평생교육체제가 고등교육의 핵심분야로서 조기에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