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동행과 행동

1천 원이 만들어 낸 기적

외국인 노동자 돕는 작은 손길의 힘

 

글_ 박은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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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여 원의 작은 정성을 모아 9년째 매월 외국인 노동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뜻을 모은 300여 명은 지금까지 20여 개국 약 140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도왔다.

벼랑 끝에 몰린 우리 이웃을 돕기 위해 작은 손길이 모여 이룬 기적이다.

 

9년 전 특수교사로부터 시작
  첫 시작인 2010년에는 13명으로 출발했다. 중·고등학교에서 수학과 기술을 가르치던 이정기 선생님이 그 중심에 섰다. 그는 1996년 좀 더 보람찬 일을 하기 위해 특수교사로 전향한 후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줄곧 관심을 기울여 왔다. 여기에 주변 동료들이 뜻을 함께 모으면서 ‘간식, 관심, 생명’ 세 단어를 중심에 두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에 도움을 주려는 일을 시작했다.
  “제 삶의 신조는 제안자입니다. 작은 일, 숨은 일을 찾아내 제안하고 함께 움직이는 것이지요. 한국에 와서 힘든 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수입 대부분을 가족에게 송금하고 최소한의 돈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다치거나 큰 병에 걸리면 벼랑 끝에 서게 됩니다. 이들을 이방인이 아닌 우리 가족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도울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아이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간식비 1천 원 정도로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동행과 행동’은 외국인 근로자를 돕는 비영리단체로 첫발을 내디뎠다.

 

외국인 노동자는 이방인 아닌 ‘가족’
  올해로 9년째 작은 도움의 손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교내에서 키운 콩나물을 1천 원에 판매하며 모은 돈을 기부한 부산 백양고등학교 특수학급 학생들과 교사. 교내 바자회를 통해 생긴 수익금을 전달한 재송중학교·부흥고등학교와 간식비 1천 원을 매월 후원하는 유치원 아이들도 있다.
  월급의 일정액을 보내오는 선생님은 물론, 어느새 직장인이 된 제자들도 꾸준히 후원자로 참여하고 있다. 십시일반 모인 돈이 어느새 1억여 원.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를 포함해 모든 돈은 외국인 노동자를 돕고, 운영에 관련한 모든 일은 ‘동행과 행동’ 운영위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다.
  운영위원은 지난해 퇴직한 특수교사 이정기 선생님, 이명진 양산시장애인복지관장, 하수정 경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이동현 동래고등학교 특수교사, 오미경 전 천주교부산교구 사무국장 등 5명이다. 이들은 사례 회의, 기부금 관리, 홈페이지 제작 등 궂은일을 모두 도맡아 하고 있다.

숨진 노동자 고국 소환 도와
  지난해 12월 12일 방글라데시에서 온 두레인(48, 가명) 씨는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쓰러져 119 구급대원의  30분 넘는 심폐소생술로 살아났다. 그러나 20년간 몸을 아끼지 않으며 힘든 일을 지속한 탓에 건강은 쉽게 회복되지 못했고, 심근경색 등으로 바로 수술을 시도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병원비는 수술 등으로 2천만 원이 넘은 상황이었다. 인천성모병원 직원들은 모금 활동을 시작했지만 턱없이 부족했고, 도움을 구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를 안 이정기 선생님과 후원자 300여 명이 헌혈증과 후원금을 모아 인천성모병원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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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기 동행과 행동 대표


  이주경 인천성모병원 사회복지사는 “사망한 사람에 대한 지원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수술비용이 처리되어야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이정기 선생님을 비롯한 기부자들 덕분에 12월 19일 두레인 씨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교육 사각지대 해소 노력에  앞장설 것
  그 후 이정기 선생님에게 전화 한 통이 왔다.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였고, 알 수 없는 말이 계속 이어졌다.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찰나, “나, 엄마, 고맙습니다.”라는 서툰 한국말이 들려왔다. 두레인 씨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감사 전화였다. 이정기 선생님의 말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일은 행복하지만 가슴 아플 때가 많습니다. 생명을 구할 때가 많아 인근 병원과 연결되는 경우도 많지요. 앞으로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싶습니다.”
  이정기 선생님을 비롯한 ‘동행과 행동’이 우리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을 응원하며 앞으로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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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학부모, 교사 회원의 활동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