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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소담초 아버지회 따르릉~ 아버지 자전거 방범대가 나갑니다

글_ 조선영 명예기자(학부모)

 

 

아버지 자건거 방범대 회원들

 

  따르릉~ 따르릉~
  저녁 8시가 넘은 시간, 일을 끝낸 아버지들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났다. ‘우리가 사는 곳은 우리가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소담초 아버지 자전거 방범대다.
  이들은 격주 수요일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3인 1조가 되어 취약·우범가능 지역에서 자전거 방범 순찰을 돈다. 인근 파출소와 연합한 지킴이 활동으로 이뤄지는데, 세종 소담초 아버지회 회원 21명이 참여하고 있다.

 

 

밤 11시까지 마을 주변 돌며 순찰
  직장인이다 보니 일하고 와서 늦은 시간까지 순찰을 하면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안전지킴이 순찰 활동을 하면 할수록 되레 힘이 난다는 아버지들. 지난 6월 발족한 이후 다들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한편, 순찰일지도 꼼꼼히 적고 있다.
  “야밤에 아파트 정자에 삼삼오오 모여 기타치고 있던 고등학생들이 있었어요. 학생들에게 빨리 귀가하라고 하자 시험공부로 지쳤다며 ‘한 곡만 연주하고 가면 안 되겠냐’는 아이들이 안쓰럽기도 했지요. 순찰 중에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만나면 최대한 친절하고 반갑게 인사하면서 일찍 집에 들어가라고 말해줍니다.” 
  1학년 아들을 둔 윤영필 씨의 말이다. 날씨가 더운 어느 날엔 벤치에 쓰러져 계시는 한 어머님을 발견하고 괜찮으시냐고 물으니 날씨가 더워 쉬고 계시다고 했다. “다치신 줄 알고 깜짝 놀랐다.”는 그는 방범대 활동으로 마을주민을 더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사실 소담초에는 아버지 자전거 방범대만 있는 게 아니다. 이들은 ‘어벤져스’로 불릴 만큼 작년부터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이에게 아빠를, 아빠에게 아이를, 엄마에게 자유를’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연중 기획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얘들아, 아빠랑 학교 가자’는 전국에 소개될 정도로 입소문도 톡톡히 났다. 소담초 혁신부장 유우석 선생님을 비롯해 전 선생님들이 함께한 프로젝트다.
  ‘자전거 타고 학교 가자’를 비롯해 원수산 산행, 1박 2일 학교 캠핑 ‘얘들아~ 학교 가자’, 닭장 만들어 주기,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인문학 축제, 메기 잡기(겨울놀이 체험) 등 재미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모두 아버지들이 기획·주관한 행사들로 가지고 있는 재능을 오롯이 내 아이와 아이 친구들을 위해 기부하신 셈이다. 지난달에는 스웨덴과 대한민국 월드컵 첫 경기를 학교강당에서 함께 응원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아버지들은 응원 도구는 물론 물도 꼼꼼히 챙기며 열띤 응원전을 이끌었다. 오는 7월 14일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형형색색 색깔 물총놀이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어릴 때 아빠가 했던 놀이”를 함께 하기 위해 기획한 신나는 축제다.

 

유우석 혁신부장 교사(뒷줄 왼쪽 세 번째)와 일꾼 모자를 쓴 소담초 아버지들과 아이들

학교 홍보 부스를 직접 운영한 아버지회

 

학교에서 열린 월드컵 응원전

학교 주변 환경 정화 활동

 

‘일꾼’ 자처하는 아버지들… 새로운 교육공동체 모델로
  “아버지회 원동력은 낯선 곳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인연을 만든 일이지요. 바람직한 일을 향해 함께 하고 싶다는 순수한 바람이 모였다고 봐요. 삶을 위한 도시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마음이 통했기 때문에 아버지들이 모일 수 있었습니다.”
  4학년 이준희 학생 아버지 이상욱 씨의 말이다. 현재 아버지 모임 회원은 120명. 혁신학교인 소담초의 다양한 노력과 새롭게 터를 이룬 세종 가족들의 의지가 아버지회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은 학부모 동아리로 조직되어 서로 자녀 키우는 방법을 공유하고, 행복한 학교와 가정을 꾸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평소 얼굴보기도 힘들었던 아빠와 더 친해졌다는 아이들. “중학생 딸이 다니는 학교의 아버지회도 만들었다.”고 귀띔하는 한 아버지의 말처럼 소담초 아버지회에서 시작된 변화는 더 크고 더 넓게 퍼지고 있다.
  아버지회는 이른 아침에 모여 학교와 마을 주변을 청소하는 환경 정화 활동도 펼친다. 지난 6월 30일 토요일 새벽, 아버지들은 졸린 눈을 비비는 아들·딸 손을 잡고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학교를 찾았다. 집게를 들고 봉투를 탁! 펼치는 모습이 이미 여러 번 해본 듯 익숙하다. ‘일꾼’이라고 쓰인 아버지회 전용(?) 모자도 턱하니 썼다. 
  “일꾼이죠(웃음). 언제든지 학교가 필요로 한다면 달려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아버지들이 우렁차게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