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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통계로 보는 우리 교육의 세계화

-다문화 학생 및 외국인 유학생 수의 변화


글_ 박근영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센터 소장



외국인 다문화 학생 비중 5.6% → 14.9%로 증가
전체 유학생 중 1위 중국(44.4%), 2위 베트남(23.4%) 차지
박사과정, ‘베트남-공학계열’, ‘중국-인문사회계열’에 집중



10년간 거주 외국인 2.6배 증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


  세계화(globalization)를 아주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하나가 된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과 집단들이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 결과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의존하며 살아가는 현상’을 말한다(Giddens, 2009). 세계화의 기원을 언제부터라고 보아야 할지는 여전히 논쟁적이지만 확실한 것은 이러한 현상이 최근에야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그러한 경향성이 두드러지기 시작했고, 최근 ICT 기술 발전이나 초국적 기업들(transnational corporations)의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진행 속도가 예상치 못했던 수준으로 빠르게 변화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미 WTO(World Trade Organization)가 출범한 1995년을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이후 세계화에 따른 변화에 꾸준히 대처하고 있을 만큼 세계화는 구체적이고 공인(公認)된 인류사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김성한, 1995).

  세계화 현상이 초래한 변화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러한 변화의 대부분은 정보, 재화, 자원 등이 과거보다 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특히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은 특정 지역에서 다양한 인종과 민족 구성원이 공존하는 다민족, 다문화 사회를 출현시켰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의하면 2017년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는 약 186만 명으로 10년 전보다 2.6배 증가했다. 이러한 규모는 전라북도 전체인구보다 많고 충청남도 인구보다는 조금 적은 수준이다(시사저널, 2019). 이렇게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면 우리 교육 현장에서도 의미 있는 수준의 변화가 나타났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본문에서는 지난 8월 30일에 발표된 ‘2019년 교육 기본통계’에 나타난 다문화 학생 및 외국인 유학생 수의 변화를 통해 우리 교육 환경의 변화를 논의하려 한다.



다문화 학생 수 초등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세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교육기본통계 조사결과에 의하면 2019년 (각종학교를 포함한)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모두 137,225명으로, 전년도보다 15,013명(12.3%) 증가하였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전체 재학생의 2.5%에 해당하며 전년도(2.2%)와 비교했을 때 0.3%p 증가했다. [그림1]이 제시한 바와 같이 다문화 학생의 증가 속도는 학교급별로 차이가 있는데, 초등학교에서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며, 상급학교로 갈수록 증가율은 다소 떨어진다. 초등학교 다문화 학생 수의 경우 전년 대비 10,854명 증가하여 전체 초등학교 학생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4%에서 3.8%로 0.4%p 증가했지만, 고등학생의 경우 전년 대비 546명 증가하여 전체 고등학생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0.1%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모의 출신 국적으로 구분해 보면 중국인이 32.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중 한국계 중국인(13,265명, 전체의 9.7%)을 제외하면 베트남 출신 부모가 30.6%(41,961명)로 가장 큰 비율을 나타냈다. 베트남, 중국, 필리핀, 일본 네 나라 출신의 부모가 전체의 80.6%를 차지할 정도로 다문화 학생 부모의 출신 국가는 특정 국가들에 편중되어 있다.



국내 출생 다문화 학생↓ 순수 외국인 다문화 학생↑


  처음 다문화 학생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2년과 비교해 최근에 나타난 중요한 변화는 국제결혼을 통해 발생한 다문화 학생의 수가 비율적으로 감소한 반면, 순수 외국인 가정의 자녀들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표1]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2012년 다문화 학생의 유형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은 국제결혼 후 국내에서 출생한 아이들이 입학하는 경우였다. 2019년에도 이러한 유형의 학생이 전체 다문화 학생의 78.8%로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나 2012년과 비교하면 6%p 이상 감소하였으며, 마찬가지로 부모의 국제결혼으로 국내에 입국한 다문화 가정의 자녀 비율 역시 9.1%에서 6.3%로 감소했다. 그에 비교해 외국인 가정 출신의 다문화 학생 비중은 5.6%에서 14.9%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무엇을 함의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최소한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 가정의 형성이 우리 학교에서 다문화 학생 수를 증가시키는 경향은 상당히 둔화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외국인 유학생 급증, 중국·베트남 순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은 우리 교육 현장이 세계화에 영향받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또 하나의 중요 집단이다. 고등교육기관의 외국인 유학생은 인구절벽이라는 난제에 직면한 우리나라의 여러 대학들이 정원 충원과 재정 마련을 위한 긍정적 요소로 기대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이에 공감한 교육부 역시 ‘Study Korea 2020 Project’와 같은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를 도우려 한 바 있다(교육부, 2014). 특히 ‘인구 천 명당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학생 수’는 매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 IMD)이 발표하는 교육경쟁력 순위 계산에 사용되는 정량지표로서의 중요성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0년대 이후 급증하여 2019년 상반기 현재 16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2]가 제시하는 바와 같이 2010년대 중반에 학위과정 유학생 수가 몇 년간 감소한 적이 있으나, 그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19년에는 학위과정에만 1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현재 전체 유학생 집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인 유학생은 2010년 59,490명에서 2019년 71,067명으로 큰 규모로 증가했으나, 전체 유학생 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1.0%에서 44.4%로 크게 감소했다(국가별로 집계된 수치에는 해당 국가의 재외동포가 포함되어 있음). 같은 기간 베트남 유학생의 경우 1,919명(2.3%)에서 37,426명(23.4%) 급증하였는데, 이들 두 나라는 유학생 규모로 봤을 때 1위와 2위에 해당한다. 중국 학생들의 비중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유입되고 있으며(2019년 기준 91.0%), 이러한 경향은 2010년(91.2%)과 비교했을 때도 큰 차이가 없다.



박사과정 베트남 유학생, 공학·자연계열(88%)에 집중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유학생들의 출신 국가별로 유학의 목적 또는 전공하려는 분야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표2]는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외국인 유학생 규모 1위와 2위에 해당하는 중국과 베트남 출신의 박사과정 유학생 전공 분포를 나타낸다. 이에 따르면 베트남 학생들의 경우 공학계열에 약 60%, 자연계열에 20~30% 정도의 학생들이 집중되어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지난 10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중국 학생들의 경우 베트남 학생들과는 차별적으로 인문사회 계열에 40~50% 정도 집중되어 있으며 그러한 비율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베트남 출신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과거에는 공학 및 자연계열에 집중하는 정도가 비교적 높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러한 경향이 매우 약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신 예체능 계열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2019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인문사회 계열 다음으로 많은 학생들이 전공하는 분야가 되었다.




세계화 현상 속에서 교육이 특정 장소나 연령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다양성을 염두에 둔 새로운 교육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신속한 대응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다양성 염두에 둔 교육체계 마련 시급


  교육 현장에 다른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것은 세계화의 진행 속에서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초·중·고등학교에서의 다문화 학생 수의 증가와 고등교육기관에서의 외국인 유학생 수의 증가는 지금까지 우리 교육에서 당연시됐던 것들에 대한 재고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간단한 예로 2007년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교과서에서 제외된 ‘단일민족’의 개념을 들 수 있다(매일신문, 2019). 과거에는 ‘차마’ 혹은 ‘감히’ 의심할 수 없었던 우리 문화의 내재적 가치까지도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공존하는 사회에서는 그 타당성을 재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생학습이 강조되는 오늘날의 교육이 특정 장소나 연령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다양성을 염두에 둔 새로운 교육체계를 마련하는 데에는 신속한 대응과 장기적인 관점의 수립이 동시에 요구된다.



참고문헌

Giddens, Anthony. 2009. Sociology (6th edition), Polity. UK: Cambridge.
교육부. 2014. “전략적 유학생 유치 및 정주 지원방안 발표” [보도자료]
교육개발협력팀. 2014-03-06.
김성한. 1995. “세계화, 분권화, 지방화” <계간 사상> 1995년 봄호, pp.81-110. 사회과학원.
매일신문. 2019. “[배상식의 여럿이 하나] ‘민족’이 뭔가요?” 배상식.
2019.09.09. https://news.imaeil.com/Satirical/2019090909162342956
시사저널. 2019. “늘어나는 외국인 주민 ‘글로벌 코리아’” 안성모 기자.
2019.09.25.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 html?idxno=190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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