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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교육

촛불혁명 이후 민주시민교육의 향방

  2016년 말과 2017년 초에 걸쳐 진행되었던 대한민국 촛불집회는 국민주권의 신성하고, 평화로운 대축제였다. 4개월에 걸친 ‘촛불시민혁명’은 세계사의 유례가 없는 무혈혁명이었다. 촛불집회를 통한 민주시민의 의식 고양은 폭발적이었다. 촛불집회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최고 권력자를 몰아낼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행정부가 자정 기능을 잃고, 의회는 감시 능력을 상실했을 때, 시민들의 직접민주주의가 최후의 보루가 된 것이다.

 

민주적 주체로 나아가는 민주시민의 길
  그런데 시민정치의 불꽃인 촛불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다. 불꽃축제가 무기한 계속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경제발전과 국가안보를 시민정치의 열정으로 해결하는 데는 본질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촛불 그 너머’로 나아가야만 하는 까닭이다. 촛불혁명은 단순히 권력의 교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새로운 질서 만들기로 나아가야 한다. 민주적 권력 교체는 되었지만 새로운 시민의 탄생이 없으면, 반동의 국면이 조성될 것이다. 이를 부추기는 권위주의적 유령은 늘 우리를 맴돌 것이다. 이러한 유령에 홀리지 않으려면, 촛불혁명에 타올랐던 ‘공중(公衆, publics)’이 ‘우중(愚衆)’으로 전락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에 공중의 민주적 진화·발전은 중요하다. 공중이 성장해야 민주적 주체를 형성할 수 있다. 민주적 주체는 인격적 주체이어야 하고, 공동체적 주체이어야 하고, 그리고 정치적 주체이어야 한다. 3자의 융합체가 민주적 주체이다. 
  학교의 민주적 주체 형성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민주적 주체도 형성되어야 한다. 혁신학교운동은 학교의 민주적 주체 형성에 기여했으며, 최근 발아되기 시작한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은 지역의 민주적 주체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은 단순히 교과교육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 전반의 개혁을 위한 근본적 프로젝트로서 학교를 민주화하는 기획이 되어야 한다. 교육부와 교육부 전체가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나아가 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민주시민교육은 삶(실천)이 없는 앎(지식)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민주적이지 않은데, 학교가 민주적일 수 없다. 학교장이 민주적이지 않은데 교사가 민주적일 수 없다. 교사가 민주적이지 않은데, 학생이 민주적일 수 없다. 부모가 민주적이지 않는데, 자녀가 민주적일 수 없다. 그러기에 어른이 먼저 민주시민이 되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의 성공 열쇠, ‘민주주의 학교’
  학교 운영의 민주적 협치, 교과를 통한 민주적 수업, 학생의 민주적 자치활동은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이다. 민주시민교육은 교육과정(curriculum), 학교문화(culture), 지역사회(community)가 잘 융합되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말하자면 3C가 잘 융합되어야 아이들의 시민성은 잘 자랄 것이다. 학생들의 민주적 시민성은 교사의 민주적 삶을 보면서 배울 것이다. 따라서 민주시민교육이 성공하려면 학교를 먼저 ‘민주주의 학교’로 만들어야 한다. 민주시민의 탄생은 민주주의를 실험하는 학교 및 교실 그리고 마을에서 가능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본래 일상생활 속에서 실현되는 삶의 방식이다. 우리 모두 직장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민주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은 이제 이념을 넘어, 영역을 넘어, 지역을 넘어, 연령을 넘어 이뤄져야 한다. 학교교육에서든 평생교육에서든 민주시민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인간적 성숙’을 위한 ‘인성교육’과 ‘정치적 성숙’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이 대립해서는 안 된다. 인성교육이 보수의 전유물일 수도 없고, 민주시민교육이 진보의 전유물일 수 없다. 우리는 사람도 되어야 하고 시민도 되어야 한다. 우리는 때로는 정직해야 하고, 때로는 정의로워야 한다. 사람은 되었지만 시민이 되어있지 않거나, 시민은 되었지만 사람이 되어 있지 않다면, 진정한 교육은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인간적 성숙과 정치적 성숙을 융합시킨 민주시민교육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심성보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장 (부산교육대학교 교수,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이사장)
필자는 고려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영국 런던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부산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이사장,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 교육위원회 상임대표,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시민사회의 역량 연구와 실천적 교육학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간 『인간과 사회의 진보를 위한 민주시민교육』, 『민주시민을 위한 도덕교육』 외 다수 저서와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