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성폭력 없는 안전한 세상을 위해 성교육이 갈 길

글_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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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본법에는 교육목적 중 하나로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할 것을 명시했다. 또한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 받지 않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me_too 정국을 보면 국가도, 심지어 학교조차도 이러한 교육이념이 실현되지 않았음에 마음 아프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교육부에서도 성교육 표준안을 개발한 바 있고 여성가족부에서도 성 인권 교재를 개발하는 등 사전에 대비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이유로 성교육 교재는 교육현장 선생님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고 우리 성교육은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자꾸 돌이키게 되는 것이다.


성폭력 없는 안전한 세상을 위하여 성교육이 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문화로 존재하는 성차별에 대한 인식부터 


최근의 #me_too 현상을 보면 성폭력은 단순한 ‘성’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성평등하지 않으면 성폭력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의 성차이는 우리의 일상을 죄우하는 문화차별로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남학생이 여학생을 때리면 그건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하는 반면 여학생이 이에 대응하다 싸움이 나면 여자가 조신하지 못하게 싸움을 부추겼다고 말하는 문화가 있다면 이것은 문화로 존재하는 성차별이자 성별고정관념에 의한 폭력인 것이다.


이와 같은 폭력은 젠더(gender, 사회화된 성)의 문제이면서 연령, 계급, 국가, 인종, 종교, 성정체성 및 성적 지향을 넘어 교차적으로 발생하며 이것을 폭력의 교차성(intersectionality)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서로 다른 요소들은 성차별에 결합하여 각기 다른 억압의 양상을 띤다. 그러므로 폭력 없는 안전한 사회, 성을 이유로 차별이나 침해받지 않고 우리가 추구해 나아가야 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차별과 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기르고, 특히 성인지(gender sensitivity) 감수성을 높여 성평등한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성을 함양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바람직한 성 가치관과 태도를 함양하기 위해 성교육에 담겨져야 할 내용인 것이다.


2009년 유네스코에서 발표한 ‘국제 성교육 가이드라인(International Guidelines on Sexuality Education)’도 ‘젠더 편견에 기반한 사회적 관행과 폭력, 젠더 불평등이 강화되는 방식에 대해 가르칠 것’을 권고한다. 또한 인간은 기본적 권리로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며 아동 청소년의 경우 침해받지 않을 권리이자 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이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 함을 가르치도록 한다. 성인지 감수성을 함양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민으로서의 성장도 강조한다.

 


성교육은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여는 출발점


또한, 성교육은 궁극적으로 사랑과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한 교육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교육은 성평등하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지혜를 주는 교육이여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끝없이 자신과 일상에 성별고정관념이 개입되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성찰해 보는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이여야 하고 차별 없는 다양한 관계에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성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타인과의 만남 속에서 자아정체성과 성정체성을 형성시킨다. 그러므로 나의 성, 나의 권리를 잘 알고, 더불어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며 침해하지 않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관계훈련은 중요하다. 만일 둘 사이의 관계가 상호 동의(consent)에 의해 발생했고 자발성(voluntary)이 있었으며 평등(equality)하고 발달단계에 적정(development)하였으며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았으며(context) 자아존중감(self-respecting)의 훼손을 주지 않은 관계는 좋은 관계이다. 이러한 관계를 맺기 위해 권리교육이자 평등교육이자 인권과 존엄성의 교육, 소통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


성은 인간의 정체성이며 관계를 형성하는 장이다. 어긋나고 비틀어져 있으면 돌이킬 수 없는 폭력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양질의 성교육을 통해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