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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부소방서 미래소방관체험교실

다큐보다 진지하고, 예능보다 재밌는 안전체험

글_ 이경화 명예기자



[ 대전 호수돈여중 학생들이 지난 11월 8일 대전동부소방서 심폐소생술, 화재진압 등을 체험하는 미래소방관체험교실에 참여했다. ]


  “안전”

  소방서 앞마당을 가득 메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앳된 여중생 24명.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미래소방관체험교실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중이다. 교육 내내 까르르 웃어대던 학생들은 단단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이던 지난 11월 8일, 대전 호수돈여자중학교 1학년 2반 학생들이 담임선생님과 함께 대전 동부소방서를 찾았다. 체험은 동부소방서 내 교육전담부서인 예방안전과 염귀희 소방관의 인솔 아래 진행됐다. 대전동부소방서에는 올해 체험과 교육을 전담하는 예방안전과가 신설되었다.


교육전담부서 신설로 수준 높은 체험

  먼저, 강의실에서 우리나라 소방의 역사부터 소방조직 및 소방공무원 채용과정에 대해 자세한 강의를 들었다. 세종대왕이 설치한 금화도감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조직화되기 시작한 소방서의 역사와 구급대, 생활안전대의 도입 배경 등을 지켜보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감탄이 오갔다. 국어, 한국사, 영어가 필수과목인 필기시험 이야기에는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더불어 체력시험, 신체검사도 필수라는 이야기에 당장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학생들이 다수였다. 허예영 학생은 “SNS에서 소방공무원 시험이 유명하다.”라며 “건강도 챙기면서 열심히 공부해야 소방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소방공무원의 연봉체계 등 직업적인 안내가 자세하게 이어졌다.

  그다음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장을 찾았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1대1로 다양한 응급처치법을 배울 수 있도록 자동심장충격기, 심폐소생술 연습 마네킹, 하임리히(기도폐쇄 응급처치) 연습도구를 다량 갖춰 놓았다. 이미 학교에서 생활안전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응급처치법이 낯설지 않은 눈치였지만 눈으로만 본 것과 직접 하는 것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여러분, 골든타임이 뭔지 알죠?”


“4분의 기적이요”


“어느 정도 세기로 눌러야 이마까지 불빛이 갈까요?”


“응급처치가 늦어서 이미 운명하셨어요.”

  염귀희 소방관은 한 명씩 꼼꼼히 살피면서 잘못된 점을 알려주고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면서 교육을 이끌어 갔다.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실습에 참여하면서 교육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이어 염 소방관은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할 때는 몸에 기기를 붙인 다음 옆으로 비켜나고, 절대 전문가가 올 때까지 환자의 몸에서 떼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박찬미 학생은 “학교에서 응급처치법을 배웠지만 실습할 기회가 많지 않다.”라며 “소방서에 와서 직접 해볼 수 있으니 더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심폐소생술부터 화재진압까지 한 번에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법을 배운 학생들은 2개 조로 나뉘어 곧바로 소방방재체험에 나섰다. 담당 소방관이 구급차 실내에서 처치 기기를 시연과 함께 설명해 주니 학생들의 눈이 반짝인다. 서유정 학생은 “구급차에 타볼 기회가 없었는데, 직접 타보니 신기하다.”라며 들것 체험의 소감을 말했다. 이외에도 간이심전도 확인 및 혈관 체크기 등 다양한 의료기를 체험해보면서 구급대원의 기분을 내보았다.

  학생들은 붕괴사고, 교통사고에서 반드시 필요한 동력절단기, 스프레더, 유압식 콤비 등의 활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화재진압 시 필요한 열화상 카메라도 써보았다. 또 화재진압 소방관들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방화복 및 공기호흡기를 착용해 보았다. 윤나빈 학생은 “입는 것도 쉽지 않은데 무겁기까지 하다.”라며 “소방관들이 대단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화재진압복을 착용한 학생들은 살수체험도 해보았다. 안전상의 문제로 현장에서 쓰는 것보다 약한 수압의 호스로 체험하는데도 학생들은 혀를 내둘렀다. 이어서 119안전체험 이동교실로 향했다. 대형버스를 개조해 만든 이동교실은 주로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119이동교실에서는 임재철 소방관의 지휘 아래 지진 및 지하철 사고 체험 및 피난 대피 시 행동요령을 배웠다. 학생들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하는 시뮬레이션에 놀라움과 동시에 재미를 함께 느끼는 모양이었다. 안전모를 쓰고 한 명씩 슬라이딩 탈출을 실행하면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비명을 발사한다. 마지막으로 소방현장 영상을 보면서 체험교실을 마무리했다. “가장 먼저 들어가고, 가장 나중에 나온다(First In, Last Out).” 학생들은 영상을 보는 동안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조용해졌다.

  엄소윤 학생은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은데 시간이 짧아 아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양원 교사는 “담당 강사님이 즐겁게 체험을 이끌어 주셔서 아이들이 유익한 교육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염귀희 소방관은 “아이들이 더 즐겁게 체험하면서 소방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더 많은 아이들이 미래직업체험교실을 찾아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미래소방관체험교실

•장소 : 대전동부소방서 (대전광역시 동구 계족로 300)

•문의 : 042-270-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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