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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피움봉제역사관

역사 통해 배우는 패션산업의 미래

글_ 이경화 명예기자



[봉제역사관에서는 전문해설가가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시대의 아이콘 의상 만들기 체험]


  지난 9월 20일 패션디자인학, 패션비지니스학을 공부하는 학생 15명이 담당 교수와 함께 이음피움봉제역사관을 찾았다. 역사관에서 진행하는 봉제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한 것. 멘토링 프로그램은 매월 2, 4주째 금요일에 진행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이음피움봉제역사관은 의류 봉제업의 역사와 가치를 다양한 전시와 체험으로 느껴볼 수 있는 역사문화공간으로 창신동 봉제골목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이음피움’이란 이름은 실과 바늘이 천을 이어서 옷이 되는 것처럼 서로를 잇는다는 의미의 ‘이음’과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소통과 공감이 피어난다는 ‘피움’을 합해 지었다고 한다.

  지하 1층 봉제체험실에서는 기본적인 재봉기계, 제품 마감에 쓰이는 인터로크 박음질에 특화된 재봉기기, 그래픽 작업에 필요한 열전사 프레스 기기, 컴퓨터자수기로 이니셜 새기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1층은 다양한 기념품 가게와 상설, 기획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2층에는 봉제역사관이 자리하고 있어 전문해설가가 들려주는 산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3층으로 이어지는 기획전시실에서는 패션 이야기를 다각도로 들려주는 참신한 전시들이 이뤄지고 있다. 4층에는 바느질카페와 전망대를 마련해 관람객뿐 아니라 주민 쉼터로 쓰이고 있다.


패션산업 숨은 역사 한눈에


  매주 토요일에는 재료비만 내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간단한 옷이나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일일 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싸개 단추 만들기, 시대의 아이콘 의상 만들기, 단추 달기, 컴퓨터자수기로 이니셜 새기기, 열전사 캐릭터 스티커 붙이기, 봉제 스탬프 찍기 등 다양한 무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날 멘토링 프로그램을 신청한 민복희 라사라패션전문직업학교 교수는 “패션 관련 박물관을 검색하다가 이곳을 알게 되었다.”라며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과 더불어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라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이음피움봉제역사관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먼저 봉제역사관에서 패션산업의 역사를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봉제의 역사’에 대한 상설 전시와 실물 재봉틀이 전시되어 있으며 산업화 이전 한국의 봉제부터 산업화 이후 여성들의 사회 진입과 봉제의 연관성, 서울의 봉제 산업과 지역별 특징 같은 전반의 내용을 알아볼 수 있다. 이날 해설을 맡은 안순화 해설가(53)는 “지역주민으로서 봉제역사관에서 해설가 활동을 하게 되어 매우 만족한다.”라며 “창신동의 숨은 이야기들을 더 많은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컴퓨터자수기로 이니셜 새기기 체험]


생생한 현장 멘토링 프로그램


  역사관 탐방을 마친 학생들은 인솔교수, 봉제 멘토와 함께 봉제현장을 직접 찾아서 실제 옷 제작 공정을 둘러보기로 했다. 학생들과 함께 동묘역 인근에 위치한 창신숭인 소공인 특화지원센터를 찾았다. 창신숭인 소공인 특화지원센터는 창신, 숭인지역 패션의류제조업을 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무료 재단지원, 무료 봉제장비이용, 무료 회의실 개방 등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업종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는 곳이다.

  참여 학생들은 P-CAM(자동재단기)를 마주하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동재단이 가능한 원단 소재에 대한 질문부터 원단별 특징에 따른 재단기술의 차이 및 사용자격 요건을 알아보는 등 적극적으로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안다성 재단실장(54)은 “작업시간 중에 찾아오는 것이지만 P-CAM(자동재단기)를 견학하는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라고 했다.

  가을을 앞두고 일감이 많이 늘어난 지원센터의 작업장을 오래 방해할 수는 없어 발길을 의류토탈생산공장인 ‘한어패럴’로 돌렸다. 오늘의 멘토인 (사)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 회장 한상민 멘토는 단추구멍 만드는 재봉기계, 밑단 처리 재봉기 등 현장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재봉기계와 세부적인 작업들을 꼼꼼히 알려주었다. 이 밖에도 취업을 위한 조언부터 인터넷쇼핑몰 창업에 이르기까지 산업의 전반에 걸친 40여 년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놓았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권슬아 학생(26)은 “재봉기계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학교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어서 아쉬웠는데 현장에서 각각의 사용법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이음피움봉제역사관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패션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옷을 만드는 전 과정을 구체화 시켜준다. 또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발전 역사 및 산업의 위치를 알려주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봉제장인과의 접점을 만들어 줌으로써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 강점이다. 한문경 역사관 관장은 “봉제장인들의 협조가 없으면 멘토링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기 힘들 텐데, 후배들을 양성한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멘토링 프로그램의 봉제현장 탐방을 통해 옷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음피움봉제역사관
•주소 : 서울 종로구 창신4가길 26
•운영시간 : 10:00~18:00 (매주 월요일, 공휴일 휴무)
•관람료 : 무료


봉제현장 방문 멘토링 프로그램
•시간 : 매월 2, 4주째 금요일 진행 (14:00~16:00)
•장소 : 봉제역사관 / 봉제공장 (해설을 들은 뒤 창신숭인 소공인 특화지원센터 또는 봉제공장 견학)
•인원 : 최소 3인~최대 15인
•문의 : 02-747-6471 / iumpi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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