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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


톡톡 튀는 창업 아이디어 눈길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 생활 속 ‘불편 제로’ 도전

글_ 편집실·백희 명예기자

1.  경기 백석고 창업동아리 홍보 부스


전국 60개 창업동아리 본선 진출
환경·건강·먹거리 등 사회 문제 해결 
동아리 피칭대회와 가상투자로 열기 UP

  “무심코 버려지는 영수증에 가치를 불어 넣자!”
  하루에도 수천 장씩 버려지는 영수증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자주 사용하지만, 쓸모없는 물건. 영수증에 대한 생활 속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은 곧 창업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영수증에 가치를 더하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것도 막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버려지는 영수증은 A4 용지 24억 장 분량으로, 나무로 환산하면 24만 그루에 해당한다.

2.  창업경진대회 전경                                                                                                     

3.  창업체험교육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

 

입이 떡 벌어지는 조사 결과를 두고, 아이들은 머리를 맞대며 함께 고민을 시작했다. 기업가 정신 수업에서 배운 지식도 총동원됐다. 몇 개월 후 ‘가치와 함께 가는 우리’를 사명으로 세우고 신개념 영수증을 선보인 아이들. 지난 1월 15일 서울aT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 본선에 진출한 창업동아리 서울 인창중학교 ‘두빛나래’팀이다.

창업동아리 60개 본선 진출… 사회 문제 해결로 창업 
  “영수증에 해당 점포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넣어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더 영수증을 보도록 하려 합니다. 마트 영수증에 식료품을 만들 수 있는 음식에 대한 레시피를 첨부하거나 카페 영수증에 영양 정보를 첨부하는 방식으로 영수증에 가치를 더하는 거죠.”
  마요네즈 회사 ‘헬만’의 사례를 들며 사업 전략과 강점 등을 자신 있게 설명하는 아이들은 이미 ‘청소년 CEO’였다.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가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 청소년의 도전정신과 창업체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함께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행사다.
  올해 본선대회에는 지난 9월까지 창업체험교육 누리집(www.yeep.kr)을 통해 접수된 122개 팀 중 예산을 통과한 전국 중·고 창업동아리 60개 팀이 참여했다.
  홍보 부스 곳곳에서 아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놀이공원 안에 있는 이용시설 사이의 거리를 고려해 최적의 루트를 안내하는 남대전고 IDEA, 10대들을 위한 농촌체험 활성화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대동세무고 GD벤처스, 헤어화 디자인과 고체향수 목걸이를 통해 역사적으로 왜곡된 기생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하는 제주 표선고 그린나래도 치열한 가상투자 유치에 뛰어들었다.
  창원과학고 Wonup은 노인건강을 위한 노인 간식 판매 플랫폼을 선보였다. 자주 가는 봉사활동 기관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며 ‘아이들 간식은 다양한데, 왜 노인 건강을 위한 간식은 없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창업이다. 이 외에도 청년실업자를 위한 취업정보 앱이나 저소득층 어르신을 위한 자서전,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소방차 출동을 돕는 앱 등 환경·건강·먹거리 등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다 나은 공동체를 위해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호기심이 창업으로… ‘청소년 CEO’로 성장하다

4.  동아리 피칭대회

  각 팀은 활동 결과물과 함께 공개 설명회를 갖는 한편, 일반 관람객과 동아리 상호 간 모바일 가상투자(크라우드 펀딩)가 실시간으로 진행돼 홍보전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전시장 내에 마련된 공개 설명회장, 팀별로 주어진 3분의 시간 동안 각 팀은 창업 아이디어와 사업화 전략, 향후 10년의 비전에 대한 제시도 곁들인다. 무대에 올라 서로 창업 아이템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을 때는 사뭇 날카롭기도 하다. “어르신들의 자서전이 과연 수익을 낼 수 있을까?”를 묻고 “10대들의 카드뉴스가 부모들에게도 매력적일 수 있나?”를 통해 사업 방향에 대해 의문도 제시한다. 심사위원들의 질문과 지적에도 아이들은 최소 6개월 이상 사전 조사와 탐구, 시제품 제작에 이르는 활동을 해왔기에 거침없는 답변을 내놓는다. 

 

5.  인천 문일여고 창업동아리 홍보 부스

6.  경기 동탄국제고 사회경제동아리. 소방관 업무에 대해 배우는 보드게임으로 소방 장비를 지원하는 ‘EXP 119’


  대구 경상고 블루오션은 ‘미래를 책임질 친환경 신소재’를 주제로 친환경 자전거 소재를 선보였다. 소재 연구를 위해 여러 차례 실험을 거듭하고, 인근 대학의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며 몇 개월에 거쳐 직접 시제품도 완성했다. 김민성 학생(2학년)은 “고생이 참 많았다(웃음). 미래 환경 개선을 위해 친환경적 신소재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앞으로 창업도 꿈꾸고 있다.”고 말한다. 윤연주 동아리 지도교사는 “아이들이 더 많이 안다. 과학중점 학교로 과제연구와 융합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연구하고 시제품을 만들었다.”며 웃는다.

 

학생 창업교육 활성화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초·중등학교 학생의 창의적 진로개발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한 창업체험교육을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17년부터는 고등교육 단계 이후에 집중돼 있던 창업교육을 초·중등교육 단계까지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학생 창업교육 활성화 방안’(’17.10)를 발표한 후 온·오프라인 인프라 구축을 적극 추진해 왔다. 


지난해 5월부터는 기존 학교 단위로만 사용 가능했던 ‘청소년 기업가체험 프로그램(YEEP)’*을 초·중·고 학생, 교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가상 창업체험’ 기능을 통해 개인별 역할에 맞는 활동과 프로젝트형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수도권에 집중된 창업체험교육 기회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역사회 스타트업 인프라를 활용한 ‘지역창업체험센터’ 10개소를 선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밖에 학교 수업 기반의 창업체험교육을 확산하기 위해 전국 27개 창업체험교육 교사연구회 운영을 지원하고, 창업체험교육 관련 지식채널e 콘텐츠 26종(EBS),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활용한 가상 체험 콘텐츠 5종을 제공했다.

* 청소년 기업가체험 프로그램(Youth Entrepreneurship Experience Program) www.yeep.kr
학교 수업 기반 창업체험교육 운영을 위해 교안, 콘텐츠를 제공하고 학생 창업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 이모저모


경기 능동중학교 VIC  비 오는 날 손에 빗물이 묻지 않는 우산
“창업 체험을 하는 날에 비가 왔어요. 우산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이 불편하다고 느꼈을 때, 주변의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게 됐죠.”
경기 화성 능동중 VIC는 various idea company의 약자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는 회사라는 뜻이다. CEO인 1학년 장유진 학생을 주축으로 6명이 모여 생활 속 ‘불편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본선대회에 선보인 ‘메그렐라’는 우산 끈이 아닌 자석을 사용해 손에 빗물이 묻지 않도록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가상 투자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장유진 양은 “어떤 자석을 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멘토링의 도움과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원자석의 자력 크기가 적당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16개당 1천 원인 원자석을 우산에 부착하고, 시장 분석을 통해 책정한 가격은 4,500원. 10명 중 8명은 빗물이 손에 묻어 불편함을 느낀 적 있다는 설문 조사를 통해 사업성을 획득한 VIC는 메그렐라 ‘판매 대박’의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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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일여자고등학교 TBA  환경 보호하는 로컬푸드로 유기견 돕기
“버려지는 강아지를 어떻게 도울까?”
강아지를 키우는 친구들이 모여 유기견 문제를 고민하다 아이디어가 스쳤다. 모양이 예쁘지 않아 버려지는 많은 양의 야채를 유기 동물을 위한 간식으로 만들기. 상품성이 떨어지는 야채를 기부해 농장은 무료로 홍보 효과를 얻고, 동물 보호 단체는 안정적이고 저렴한 사료를 지원받는 Win Win 전략이다. CEO 안은선 학생(문일여고 3학년)은
“동아리 발표대회에서 사료를 직접 판매하고 수익금 10여만 원을 동물 보호소에 기부했다. 반응이 좋아 마케팅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고 웃는다. 5명의 창업 멤버는 10대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자며 TBA(Teenagers be ambitious)로 사명을 정하고, 무농약 채소를 키워 만드는 친환경적인 사료 ‘에코펫스틱’을 선보였다. 수익의 50%는 유기견 보호센터에 기부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반려견을 키우는 1천만 명 고객을 위한 홍보 전략도 세웠다. 안은선 학생은 “식품영양에 대해 더 공부해 보고 싶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면서 수익 창출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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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백석고등학교 매시  휴지와 휴지통의 편안한 만남, 휴휴
“아~ 화장지 버리는 게 정말 귀찮은데, 이 일을 누가 가장 귀찮아할까?”
경기 양주 백석고 매시는 ‘휴휴’란 개발품으로 본선대회에 진출했다. 휴휴는 쓰레기통과 티슈 칸을 결합한 제품으로, 휴지를 사용한 후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개발품이다. 유모차에 고정해 사용할 수 있고, 부피 조절과 방수 처리 기능을 더해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CEO 백준우 학생(2학년)은 “누가 가장 많이 불편해할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번 창업을 통해 우리 주변에 대한 인식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한다. 백준우 학생과 7명의 발명 동아리원이 모여 창업한 매시(魅時)는 도깨비[魅]같은 힘으로 매력적인 시간[時]을 만든다는 뜻을 담아, 사소한 불편을 개선하는 데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은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할 때 나오는 상상의 힘으로 기업을 만들어 가겠다.”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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