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경남수학문화관 “놀이가 수학이라고요?”

글_ 편집실

 

올 초 3월 14일 원주율 3.14를 의미하는 파이(π)의 날에 문을 연 경남수화문화관은 지난 5개월간 약 1만여 명의 학생, 학부모를 불러 모았다. 다녀간 학교 수만 200여 곳. 경남지역 초.중등학교 960개교 가운데 이미 1/5 이상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다. 하루 평균 100여 명이 오가는 이곳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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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어드벤처관 뫼비우스 정글짐


  “우와~ 정글짐이다!”
  그런데, 모양이 조금 독특하다. 평소 놀이터에서 오르내리던 정글짐과는 달리 곡선으로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우선 올라타서 신나게 앞으로 나아가다 어느 순간 “앗!”하고 소리친다. 안에 들어와 있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밖으로 나오게 되는 신기한(?) 구조가 어리둥절한가 보다.
  “여기는 뫼비우스 정글짐입니다. 안과 밖이 어디일까요? 경계가 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한 번 경험해 보세요!”
체험수학해설사의 설명에 머리를 꺄우뚱하면서도 뭔가 재미난 놀이기구에 금세 신이 난 아이들. 이러저리 뛰어다니며 노는 곳곳에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었다. 사각바퀴 자전가가 매끄럽게 굴러가는 곡선, 대형 사각큐브, 아르키메데스 대형 나선 미끄럼틀 등등. 수학으로 떠나는 모험이 있는 곳, 경남수학문화관이다.

 

올해 초 ‘제1호’ 수학문화관으로 문 열다
  경남수학문화관은 2015년 2월 교육부가 발표한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수학 대중화를 위한 공간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2016년 수학문화관 조성 지원 사업’ 공모를 통해 시·도교육청에서는 경남교육청이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서울의 노원구청이 각각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올 하반기 개관 예정인 서울 노원구청보다 먼저 개관하며 ‘제1호’란 타이틀을 얻은 경남수학문화관은 경남 창원중앙중학교 별관 리모델링을 통해 첫선을 보였다.
  이경은 경남수학문화관 연구사는 “경남지역은 2015년 3월 양산수학체험센터를 설립한 이후 김해, 진주, 밀양 등에 수학체험센터를 구축하고, 매년 3개 수학체험축전과 수학체험교실 등을 추진해 왔다.”며 “경남수학문화관은 누구나 언제든지 수학문화 관람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교육 차원의 무료 수학체험 공간이자 연구기관”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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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수학문회관 전경

기사 이미지  체험탐구관 황금비 키재기

 

2시간 놀면서 배우는 수학으로 흥미 UP!
  평일 오전 9시 30분. 일찍부터 경남수학문화관을 찾은 아이들은 3층 수학상상실로 향했다. 1명의 체험수학해설사가 6~8명을 아이들을 맡아 안전교육부터 시설 안내까지 세심하게 챙긴다. 10명 이내 그룹으로 나뉘어 30~40분씩 2시간 영역별 체험 코스로 진행되는 학교체험 프로그램. A조 아이들은 먼저 스트링 아트 도전에 나섰다.
  아이들 앞에 놓인 나무판과 판에 꼽힌 핀, 색색의 고무줄. 간단한 교구지만 일정한 규칙을 정해 색색의 고무줄을 연결하자 아름다운 곡선이 만들어진다. 대암초 6학년 정다은 양은 “직선만을 이용해 여러 모양의 곡선이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다. 수학 원리로 만든 예술 작품이 아름답다.”고 했다. 평소 수학에 관심이 없었다는 반 친구 수인이도 “재미있다 보면 수학이 좋아질 수도 있겠다.”며 웃는다.
  수학에 대해 급(?) 호감을 갖게 된 아이들은 수학어드벤처관으로 향했다. 나선형 미끄럼틀 등 10종의 놀이기구를 보자 ‘환호’부터 지르는 아이들. 직선을 이용해 휘어진 면을 만들어 내는 쌍곡선 터널을 통과하는가 하면 사각 바퀴의 자전거가 유연하게 움직이는 현수선 곡선 위도 힘차게 달려본다. 미끄럼틀을 타면서 아르키메데스의 ‘로그 나선’ 원리를 전부 이해하진 못해도 노는 중간 “이건 뭐예요?”라는 물어보는 아이들 옆에는 체험수학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이 곁들어졌다.
즐겁게 논 아이들이 또다시 이동한 곳은 수학체험탐구관.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이야기로 복도 전시물을 지나온 아이들은 다양한 수학 이야기와 만난다. 세계의 수학사와 이웃 나라의 수학놀이, 수학퍼즐 등등. 이곳에서는 교실 4개 공간 크기에 총 62종의 콘텐츠를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아이들과 만난 건 인류 최초의 직선 터널 사모스섬 터널을 재현한 모형이다.
  “2600여 년 전, 정과 망치 외에 마땅한 측량 장비도 없이 섬 가운데를 똑바로 가로지르는 직선 터널을 어떻게 뚫을 수 있었을까요?”
  체험수학해설사의 질문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산허리를 돌면서 직각으로 거리를 재고 터널을 빗변으로 하는 직삼각형을 만들어 방향을 잡는 ‘직각삼각형 닮음’이란 원리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왔다.
  임진왜란 중 일어난 해전 가운데 첫 번째로 승리를 거든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 삼각비를 이용 해적의 배만 집중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했다는 원리도 배워간다. 대암초 5학년 강헌 군은 “수학은 문제 풀이라고 생각했는데 놀면서도 배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빗면에 공을 떨어뜨리면 거리가 가장 짧은 직선이 아니라 사이클로이드 곡선에서 가장 먼저 떨어지는 실험이 무척 신기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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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학익진 수학 원리를 설명하는 체험수학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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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바퀴 자전거가 매끄럽게 굴러가는 현수선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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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공배수 원리를 배우는 톱니 바퀴

 

놀이 중심의 ‘한국형 모델’로 독창적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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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상상실 스트링 아트 수학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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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내외의 그룹별 체험이 이뤄지는 학교체험 프로그램


  “독일 기센의 수학박물관, 미국 뉴욕의 수학박물관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기초 학문으로 수학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점차로 수학체험관 건립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는 놀이 중심으로 ‘한국형 모델’을 만들고 있어요. 수학어드벤처관은 현장의 수학교사와 수학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독창적으로 개발한 콘텐츠지요.”
  이경은 연구사의 말이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수학어드벤처관과 수학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수학상상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수학탐구체험학습관 외에도 △수학 도서, 수학 전시물, 보드게임을 비치한 휴식공간인 수북(數book)카페 △로봇, 프로그래밍 보드게임 등을 체험하는 SW교육체험실 △수학 포기자 학생을 돕는 상담실인 수학클리닉실 등 경남수학문화관은 크게 6개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이곳에서는 대상별 맞춤 프로그램이 이뤄진다. 초4부터 중·고등학생 대상 학교체험 수학프로그램, SW교육체험프로그램, 소규모 학교 중심의 찾아오는 수학체험교실이 학교 단위로 운영되며 학부모 대상 수학문화 아카데미, 가족 단위의 주말 수학/SW데이 외에도 교사 연수, 방학 중 체험수학캠프 등 10개에 이른다. 대상에 따라 맞춤형 수학 처방과 지원이 이뤄지자 1년간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됐을 정도. 지난 방학에는 수포자 아이들을 위한 ‘수학 원정대’를 꾸려 지역 내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생활 속 수학문화를 만드는 일에 앞장
  무엇보다 평일 오후와 주말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자유관람 시간을 운영해 접근성을 높였다. 여기에 28명의 체험수학해설사가 체험이 내실 있게 이뤄지도록 돕고, 초4부터 사전 예약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체험수학해설사는 30시간 사전 연수를 통해 모든 프로그램을 꿰뚫고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그 결과 프로그램 만족도는 94%를 넘어섰다.
  김도희 대암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수학으로 놀 수 있는 체험공간이 좋았다.”며 “곳곳을 둘러보며 수업시간 참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교육방법 등도 볼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이경은 연구사는 “앞으로 한국의 수학사 전시들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너무 수학만 느껴지지 않는, 수학을 생활 속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 중”이라며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아이마다 다르다. 수학문화관의 데이터를 축적해 단위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칠 때 발생하는 개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