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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교육

서운초등학교 체험학습장 생생한 체험하는 학교로 “얼쑤~” 신명 나는 풍물 한마당

글_ 박길자 객원기자

 

  “덩 덩 덩따쿵따~ 더덩덩 덩따쿵따~”
  삼채 가락을 처음 배우는 데도 장구를 두드리는 품이 제법 그럴듯하다. 장구채를 잡을 때만 해도 긴장하더니 이젠 농악판을 벌이는 굿패인양 흥겨운 분위기다. 아이들보다 엄마아빠 얼굴에 더 웃음꽃이 피었다.
  8월 5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서운초등학교 다목적실. 30도를 웃도는 폭염도 아랑곳없이 경기도교육청 체험학습장으로 지정된 서운초 토요학교 참가자들은 수업 내내 지친 기색 없이 즐거워했다.
  체험학습장 주제는 ‘남사당패의 별★ 바우덕이를 찾아서’. 다목적실에는 ‘예향의 고장 안성 전통문화의 계승’ ‘즐겁게 배우는 남사당 풍물놀이’ 등 남사당패 자료가 가득했다. 한켠에는 징, 꽹과리, 북 등 사물놀이 악기가 놓여 있다. 지난 4월부터 운영 중인 토요학교 참가자들이 만든 한복 공예품과 에코백, 탈장식 공예품, 바우덕이 캐릭터 열쇠고리 등도 전시돼 있다.

 

 태평소 실습

요학교 참가자들이 만든 작품

민복을 입고 남사당 풍물에 대해 두루 설명하는 채경전 교사

 

 

경기도교육청 체험학습장 ‘인기’
  이날 토요학교에는 7가족, 18명이 참가했다. 오전 9시 일찌감치 학교에 온 이들은 스크린으로 바우덕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조선 후기 예인의 일생을 더듬어봤다. 안성은 남사당패의 본거지다. 안성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바우덕이는 다섯 살 때 남사당패에 들어가 줄타기, 살판 등 기예를 익혔다. 그가 이끈 남사당패는 경복궁 중건 당시 신명나는 공연을 펼쳐 흥선대원군으로부터 옥관자를 하사받을 정도였다. 그 시절 “남사당패가 왔다”가 아니라 “바우덕이가 왔다” “바우덕이다”로 불릴 만큼 바우덕이의 인기는 대단했다.
  토요학교는 조영기, 채경전 서운초 교사가 진행했다. 실기에 앞서 채 교사의 이론 수업이 시작됐다. 민복을 입고 바우덕이의 삶과 남사당 풍물에 대해 두루 설명하는 모습이 전문가 급이다.
  “바우덕이 풍물패는 안성 청룡사에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왜 바우덕이의 이름이 네 글자일까요?” 아이들이 손을 번쩍 들더니 답변을 내놨다. “가명이라서요.” “네, 맞아요. 연예인 본명을 보면 가끔 촌스럽잖아요. 진짜 이름은 김암덕이에요.”
채 교사의 열띤 설명이 이어졌다. “바우덕이가 왜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었을까요? 남사당패 50명이 남자인데 열다섯 살에 그들을 이끄는 꼭두쇠가 됐기 때문이죠. 조선시대의 유일무이한 여자 꼭두쇠였어요. 바우덕이패는 지금으로 치면 연예인 집단이고, 바우덕이는 여자 아이돌 스타였죠.”
  이론을 익힌 후 북아트 작품을 만들었다. 남사당 풍물놀이 여섯 마당인 풍물놀이와 버나, 땅재주, 어름, 덧뵈기, 덜미의 특징과 사진을 담은 초미니북이다. 전국대회 입상 경력을 가진 서운초 풍물패가 수업 중간에 공연을 펼쳐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이 가장 신나했던 건 실기 시간이다. 버나(접시돌리기), 상모돌리기 체험을 하고 채 교사의 태평소 연주를 들은 후 빨대로 태평소 ‘서’를 만들어 소리도 내봤다. QR코드를 이용해 남사당 보물찾기 활동도 했다. 전통의상 체험 때는 부모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남사당패로 분한 자녀를 촬영하느라 바빴다. 실기 수업 후 스쿨에코팜에서 토마토, 오이, 가지, 상추 수확도 했다.

 


올해 도내 초교 80곳 체험학습장 운영

 초기에는 한두 가족 밖에 오지 않아 교사들의 애를 태웠던 토요학교가 이제는 안양부터 평택, 오산, 수원, 용인까지 경기남부지역에서 두루 올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육아커뮤니티에서 “프로그램 좋다더라”며 입소문도 탔다. 그간 다녀간 참가자만 400명이란다. 경기도교육청은 서운초를 비롯해 올해 공모로 초등학교 80곳을 도교육청 체험학습장으로 지정했다. 체험학습장은 교육공동체가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고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 지정 영역은 주제 체험학습장(55개교), 전통문화 체험학습장(16개교), 예절 체험학습장(9개교)이다.
  이날 토요학교 참가자 중에서 ‘청일점’ 아빠가 눈에 띄었다. 초6 태윤과 초2 라윤, 아내 김인숙(42, 방과후 수업 강사) 씨와 함께 온 김진태(42, 회사원) 씨는 “다소 쑥스러웠지만 음악에 관심이 높은 딸이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힌 것 같아 뿌듯하다.”라며 “‘서태지와 아이들’이 부른 ‘하여가’ 속 태평소를 직접 연주해보니 좋더라. 나중에 꼭 배워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학교 풍물패에서 꽹과리를 치는 가현(공도초 3)이는 한 살 터울 동생 태현이와 함께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김 양은
“남사당 풍물 체험이 진짜 신났다.”라며 웃었다. 안성이 고향인 엄마 문정란(37) 씨는 “남사당은 유네스코 중요무형문화재 3호로 지정된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아이들이 고향의 뿌리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토요학교에 왔다.”라고 했다.
  조성희(45) 씨는 수업 시간 내내 딸 혜수를 챙기느라 바빴다. 혜수는 지적장애인 직업재활학교인 한길학교 3학년에 다닌다. 조씨는 “장애아가 체험학습을 할 만한 곳이 사실 많지 않다. 오늘 서운초 체험학습장에 와보니 좋다. 아이가 버나 체험에 푹 빠졌더라.”라며 환히 웃었다. 조 씨도 남사당 공연을 보면서 세세한 건 몰랐는데 이론과 실기 학습을 통해 이해가 더 깊어졌단다.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열쇠고리

서운초 풍물패 공연

스쿨에코팜 텃밭 체험

 

         풍물 실기수업 수료증

QR코드를 활용한 남사당 보물찾기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설
  토요학교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남사당전수관 공연 관람을 포함해 하루 체험학습으로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학교 측도 ‘주말N(엔) 예술더하기’라는 타이틀로 체험학습장을 홍보하고 있다. 최수봉(51) 교감은 “안성은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해 토요여행지로 최적의 지역”이라며 “주말에는 집에만 있지 말고 가족과 함께 문화체험을 해보라.”라고 권했다. 토요학교를 마친 후 점심에 안성8미를 즐긴 다음 팜랜드·천문대 견학, 남사당전수관 공연까지 보면 주말을 알차게 보내라는 것이다.
  전교생이 72명인 작은 농촌학교인 서운초는 평소 전통문화 교육을 많이 해왔다. 그러다 도교육청 체험학습장에 지정돼 올 4월부터 내년 2월까지 토요학교부터 찾아가는 체험프로그램, 찾아오는 체험프로그램, 맞춤 선택형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강좌를 운영 중이다. 토요학교 과정을 2시간으로 줄여 직접 학교로 출장 수업도 나간다. 평일에 서운초로 찾아오면 토요학교 과정 그대로 체험학습도 해준다.
  학교 측은 바우덕이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에 터를 잡은 교육 환경을 활용해 실기 중심의 체험학습장을 운영한 것이 호응을 얻은 비결이라고 전했다. 최 교감은 “사실 보여주기식 체험학습장이 많은데 전통문화 영역에서 분명한 주제를 잡고 내실 있게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라며 “9월부터 토요학교 기본 과정 이수생을 대상으로 심화 과정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운초 풍물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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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초 체험학습장 운영 노하우!  Tip

서운초 체험학습장은 어떻게 초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 코스로 자리잡았을까. 기획과 홍보를 맡은 조영기(37), 프로그램 운영을 맡은 채경전(38) 담당 교사로부터 답을 들었다.

1. 지역 맞춤형 주제를 정하라
안성은 바우덕이 축제로 유명하다. 이런 특색을 살려 바우덕이를 내세워 체험학습장을 운영했다. 조 교사는 “주제 없이 백화점식으로 운영하면 실패할 수 있다.”라며 “예컨대 안산은 다문화, 여주 이천은 도자기, 비무장지대가 자리한 포천은 통일, 양평은 숲속 체험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2. 흥미를 끄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라
두 교사는 류방숙 교장, 최수봉 교감과 함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 같은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QR코드 보물찾기를 하거나 손코팅 필름으로 바우덕이 캐릭터 열쇠고리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시각 자료도 계속 업데이트했다. 이런 노력 덕일까. 8월
5일 토요학교에 참가한 7가족 18명은 “심화 과정을 이수할 의사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참가하겠다.”라고 말할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두 교사는 남사당보존회 회장과 상쇠, 남사당전수관 강사들로부터 기능과 지도법을 배웠다. 채 교사는 “9월 안산 원곡초 교사들을 상대로 전통문화 지도 노하우를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꾸준한 실력 연마로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가 된 것이다.

3. 맞춤형 홍보에 열정을 쏟아라
학교 측은 토요학교를 남사당전시관 공연까지 연계해 하루 체험학습 코스로 홍보했다. 초기에는 도내 모든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냈다. 조 교사는 “특히 도교육청과 시청에 지원사격을 요청해 홈페이지에 무료 배너 광고를 실을 수 있었다.”라며 “그 덕을 톡톡히 봤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