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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교육

‘FC1) in 녹동’ 프로젝트로 행복학교 만들기 전남 녹동고등학교 농어촌 미래학교

 

글_ 김세주 교사

 

  전남 외 지역 사람들은 녹동고가 어디에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국립소록도병원이나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군 제2 읍소재지(도양읍)에 위치한 농어촌 일반고라고 소개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12학급, 학생 수 337명, 교원 25명으로 구성된 농어촌의 작은 학교가 개교 40년 만에 전국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이후 녹동고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고흥 지역사회,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행복한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농어촌의 열악한 재정과 낙후된 교육환경으로 인해 정체기를 걸어 왔으나 이제는 타 시·도 고등학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녹동고등학교를 검색하면 다양한 성과를 보도하는 자료가 우리 학교의 현재를 말해주고 있다.

 

01 3주체 행복협약 선언식

 

 

02 3주체 행복협약 선언식

 

 

변화의 바람 불어넣어 미래 설계
  2013년 4월 새로 전입해 온 40대 교사들을 중심으로 가만히 있는 것보다 뭔가 변화를 시도하며 꿈틀대는 것이 학교와 학생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중지를 모아 공부모임을 시작했다. 수업혁신에 대한 고민을 화두로 우리 학생들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해보기로 했다. 이런 움직임이 발전하여 2014년부터 과거를 답습하고 현재를 모방하는 교육과정으로는 우리 학생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함께하고 학생들의 미래 삶을 위한 교육과정을 디자인했다. 교육과정 혁신팀은 월 1회 정기모임을 갖고 토론을 거듭하며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교무회의를 통해 공유하며 소통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많은 것을 계획하고 변화를 주면 구성원의 소통과 협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교육과정, 학생 참여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우리 학교에 꼭 필요한 과제를 추출하여 실천해보기로 했다. 선정한 실천과제는 진로집중과정(진로·적성 학급 편성), 학생참여 거꾸로교실 수업, 스튜처(stucher) 활용 방과후학교, 1박 2일 독서·토론 캠프, 자율 진로탐구 및 소논문 쓰기, 3주체 행복협약 제정, 진로연계 동아리 활동 등 7개였다.

 


‘미래의 나’ 찾자… 진로·적성 학급 편성
  그동안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성적순에 의해 학급을 편성하는 관례를 깨고 우리 학교는 진로집중과정 중심으로 학급을 편성했다. 학년별 4개 학급을 인문교육반, 사회경제반, 생명기술반, 과학이공반 등으로 나누어 학생 스스로 진로와 적성에 맞는 반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진로선택에 대한 결정권을 학생에게 돌려줬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런 학급 편성은 진로·적성에 대한 정보공유, 진로체험 활동, 진로특강, 학생 참여 수업, 스튜처 활동, 소논문 쓰기 등 학생 스스로 계획하고 주도하는 교육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교육과정의 변화를 통해 2년 전 교육부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선도하는 우수학교를 선정·포상하기 위해 주최한 ‘2014 전국 일반고 교육역량강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 전남 대표로 출전해 장려상을 받았다. 올해부터는 소규모 학교여서 개설하기 힘든 진로연계 과목인 심리학, 경제, 화학, 과제연구 등을 여름과 겨울방학 계절학기에 개설하여 희망 학생들이 추가로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거꾸로교실 수업으로 핵심역량 계발
  녹동고 교사들은 학생 간 학력차가 심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소극적인 학생들을 보면서 자존심이 상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수업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거꾸로교실(the flipped classroom)’을 도입했다.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배움이 옮겨지고 학생이 스스로 배움을 체험하는 수업이다. 수업 전 핵심내용을 담은 10분 내외의 동영상을 시청하고 수업에 참여해 서로 가르치면서 배우는 학생 중심의 수업으로 졸지 않고 자발적으로 즐겁게 참여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어 인성과 사회적 역량 계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교사는 자발적으로 수업을 공개한다. 평소 수업의 모습 그대로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참관하는 교사들은 아이들이 배우는 모습과 관계를 중심으로 수업을 관찰한다. 수업협의회 시간에는 수업자에 대한 지적이 사라지고 학생의 배움과 협력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수업에서 좋았던 점, 느낀 점을 교류하면서 교사의 다양성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수업자가 생각하는 ‘수업 디자인’을 공유하고 조언하는 소통과 힐링의 시간을 월 2회 이상 갖고 있다.

 

학생주도 ‘미래형 방과후학교’ 운영
  학교와 교사 중심의 획일적 운영에서 학생의 성취 수준과 진로·적성에 적합한 강좌를 학생 스스로 선택해 수강한다. 방과후학교 강사로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도 스튜처(stucher)로 직접 참여한다. 스튜어(stucher)란 학생(student)와 선생님(teacher)의 합성어로 가르치면서 배우는 학생선생님을 의미한다. 방과후학교 강좌를 개설할 때 교사 혼자 운영하는 강좌, 교사와 스튜처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강좌로 나누어 학생들의 희망을 받는다. 특히, 국어, 영어, 수학 교과의 경우 가능한 1개 이상 스튜처가 참여하는 강좌를 개설하여 학생들이 가르치면서 배우는 체험을 통해 교사의 마음을 이해하는 경험을 하도록 배려한다. 또한 교대나 사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경우 자신의 진로와 전공을 미리 체험하는 기회가 되고 있어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015 독서·토론 힐링캠프

 

 

1박 2일 독서·토론 힐링 캠프
우리학교는 매년 여름방학 기간에 1박 2일 동안 교실 밖 이동수업으로 학생들이 만나고 싶은 강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듣고, 독서·토론 힐링 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2015년 제3회 캠프에서는 1, 2학년 학생 40명이 보성청소년수련관에서 독서·토론으로 힐링 시간을 가졌다. 사전에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추천도서 2권을 구입해 팀원끼리 책의 내용을 나누고 공감하며 토론을 준비한다. 첫째 날에는 추천도서에서 추출한 4가지 주제 ‘명품소비(과시소비 vs 가치소비), CCTV(보호의 시선 vs 감시의 시선), 낙태금지(자기결정권 침해 vs 태아의 생명 보호), 악법 준수(안정 추구 vs 정의 훼손)’를 놓고 팀 간 대립토론을 실시했다. 야간에는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를 초청하여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특강을 들었다. 둘째 날은 소설 『28』을 읽고 팀별로 소설 속의 등장인물을 선택해 자세히 분석했다.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스토리북을 만들어 등장인물의 삶에 대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뒤 ‘누가 가장 상처받은 존재인가?’라는 주제로 팀별 원탁 토론을 했다. 학생들은 평소 교실수업에서는 할 수 없었던 ‘소통과 공감’의 기회를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우리학교 독서·토론 캠프는 학생의 독서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대학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 구술면접에 도움이 된다.

 

진로집중과정(생명기술반)

 

 자율 진로 탐구활동 및 소논문 쓰기
  우리 학생들은 학교생활 규정과 수업규칙 제정, 정기적 학생총회, 동아리 발표대회, 입학 및 졸업식, 학교축제 등 교내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주관하므로 학교교육 만족도가 매우 높다. 특히 학생 주도 자율 진로 탐구활동과 소논문 쓰기는 학생들이 스스로 대학 탐방 및 체험활동, 소논문 쓰기 및 발표 일정을 계획하고 실천해 결과를 보고하는 활동이다. 진로 탐구활동은 계획서 심사를 통해 예산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소논문 쓰기는 진로와 학생생활과 관련 있는 주제로 15페이지 내외의 소논문을 작성해 발표한다. 연말 취약시기를 활용하여 진로 탐구활동 및 소논문 발표대회를 개최하여 우수 팀은 표창하고 종합보고서를 발간한다.

 

3주체 행복협약 제정
  2015년 5월 11일 녹동고 3주체(학생·교사·학부모)가 참여한 가운데 행복협약 선언식을 가졌다. 행복협약을 제정하게 된 목적은 학교폭력과 교권 및 인권침해 없는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적극 참여하는 소통과 협력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행복협약은 학교 3주체가 자율적인 토론을 거쳐 각각 10개의 약속을 정하여 실천하고 있다. 행복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분기별 학생총회, 설문조사, UCC 및 교문 캠페인 등을 실시하여 행복협약이 우리학교의 특색교육으로 정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3D프린터 출력 작품

 

3D프린터로 미래 출력
  도시지역 학교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3D프린터를 시골 학교에서 배우게 된 것은 과학 교사의 공모사업 덕분이었다. 지원금으로 3D프린터 1대와 재료를 구입하고 공대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 13명을 모아 ‘불카누스’ 동아리를 창단했다. 처음에는 인터넷 등에 올라 있는 디자인 프로그램을 내려 받아 물건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실제로 공부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소프트웨어 공부를 시작했다. 매주 3시간씩 공부하며 실력을 키워나간 학생들은 주변에서 직접 쓸 수 있는 간단한 물건들을 3D프린터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컵이나 자 등을 만들었고, 건물 모형도 출력했다. 교내 발명동아리와 협력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동아리는 2015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에 참가하여 부스 방문객들에게 3D 디자인 및 출력 시범을 보여주며 활용 방법을 안내하여 큰 호응을 받았다.

 

우리가 함께 개척한 변화의 길
  녹동고 교육의 핵심은 ‘미래지향적 학생중심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을 키워주는 학교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교육 비전을 교직원들과 공유하고 학생들의 지적 역량뿐만 아니라 인성 역량과 사회적 역량 등 미래핵심역량을 키우는 교육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녹동고가 ‘미래핵심역량을 기르는 미래 학교’로 발전한 원동력을 매월 2회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를 통한 의사결정과 존중과 협력의 학교문화가 시발점이다. 부장교사나 소수의 아이디어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교육활동을 기획하고 공유하는 집단지성의 회의문화가 정착되어 있어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교사들 스스로 교실 수업을 창의적으로 바꾸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소통과 협력의 교실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원천이다. 지난 3년간 우리가 함께 개척한 변화의 길이 구성원들이 떠난 뒤에도 계속 이어져 우리 학생의 미래가 되길 기원한다.

 

거꾸로교실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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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C : Future Curriculum(미래형 교육과정)의 약어로 우리 학생들이 미래의 삶을 대비하여 핵심역량 Four Competences(4C : Critical thinking, Communication, Creativity, Collaboration)을 계발하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