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수학여행에서 만난 산불, 위기 탈출 비결은?

글_ 박대복 현화중학교 교장


  지난 4월 4일 강원도 고성 산불로 인해 수학여행을 중단하고 귀교한 현화중학교의 긴박했던 사연이 각종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인근에 발생한 산불을 피해 199명의 학생들이 재빨리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차 한 대에 불이 붙었으나 신속한 대피로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무사히 돌아왔으며, 사전 안전교육 덕분에 재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며 칭찬이 이어졌다.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아찔한 마음에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지만, 돌이켜보면 재난이 현화중학교를 피해간 것이 아니라 현화중 학생과 교사들이 재난을 잘 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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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여행 당시 산불로 전소된 버스]

긴박했던 그날의 기억
  학급별 장기자랑으로 레크리에이션 분위기가 한참 고조되고 있을 무렵 고성 산불을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가 울렸다.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질서를 지켜 신속하게 대피하라.”라는 교감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학생들은 반 별로 줄을 지어 지하 강당을 나와 건물 밖으로 이동하였다. 치솟은 불길로 먼발치의 하늘이 붉게 이글거리고 있었고 강풍 때문에 발걸음을 옮기기도 쉽지 않았으나 학생들은 단 몇 분 만에 전원 버스에 탑승하였다.


  레크리에이션 장소에서 10km쯤 떨어진 숙소에도 대피령이 내려진 관계로 귀교를 서둘렀으나, 불길은 금세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까지 번졌고 날아든 불씨에 7반 버스 후미에 불이 붙었다. 타는 냄새가 나고 버스의 시동이 꺼지며 전원이 차단되자 학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버스기사와 안전요원이 서둘러 수동개폐장치로 출입문을 열었다. 교사의 인솔에 따라 학생들은 우왕좌왕하지 않고 신속하게 버스에서 내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였으며, 이후 버스는 전소되고 말았다.


훈련 통해 안전 몸으로 익힌다
  매우 위험하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 부상자 없이 전원 신속히 대피할 수 있었던 데에는 수학여행 출발 전인 3월 20일 제410차 민방위의 날 실시한 화재대피훈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건물 내 화재 발생 상황을 가정하여 학생들은 입과 코를 막고 몸을 낮춘 채 2열로 줄지어 체육관으로 이동하였다.


  사전에 담임교사의 안전지도 및 화재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동영상 교육을 통해 화재 시 비상 대피 경로와 대피 요령을 숙지한 학생들은 지정장소에 빠르게 집결하여 일사불란하게 인원 보고를 하였다. 참여 우수 학급에 칭찬 포인트를 주기로 한 것이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했고, 대피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위해 훈련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였다. 이러한 화재대비훈련을 통해 체득한 재난 대응 역량이 실제 상황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여 소중한 아이들을 지켜주었다.


  3월 28일 실시한 심폐소생술 연수, 29일 실시한 인솔교사 안전연수 및 응급처지 교육 또한 교사들의 침착하고 적절한 대응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체험학습 중 위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 각 상황별 대처법에 대한 실질적인 연수를 진행하였다. 진지하게 연수에 참여한 인솔교사들은 안전사고 발생 시 신속한 사안 대응을 위해 ‘학교안전관리 계획’을 지참하고 수학여행 길에 올랐으며, 산불 대피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낀 학생이 과호흡 증상을 보이자 연수 시간에 익힌 방법으로 안정적인 호흡을 유도했다는 담임교사도 있었다.


  또한 안전요원 팀장들과의 사전 미팅을 통해 버스 안전사고, 체험활동별 안전사고, 숙소 내 안전사고 등에 대비하여 안전요원 준수사항 매뉴얼을 만들어 모든 안전요원들에게 사전 교육을 실시한 것도 위급 상황에서 발 빠른 대처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와 같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들이 하나로 모여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봄날의 수학여행에서 끔찍한 산불을 만났던 학생들에게 그날은 어떻게 자리하고 있을까? 급하게 마침표를 찍게 된 수학여행에 대한 아쉬움, 난생 처음 대면한 큰 재난에 두려웠던 선명한 기억과 더불어 평소 안전의식을 가지고 재난에 대비해야겠다는 다짐들도 마음 속 깊이 새겼을 것이다. 아이들이 어떤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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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화중학교 사전 안전교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