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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교사 양성과 신규채용 제도 혁신 사례

글_ 김이경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교사 양성과 신규채용은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함양시키고 학교 조직 외부에 있던 인재를 내부로 유입하는 그야말로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제도를 형성한다.


  교육에 관한 한 그 수준과 품질이 세계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핀란드의 교원 양성 및 신규채용 혁신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최근의 혁신 트렌드를 이해하고 대안 탐색을 위한 논의를 전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핀란드 교사 양성체제의 변화
  오늘날 교육 선진국 최고의 반열에 오른 핀란드의 성취는 끊임없는 혁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핀란드의 본격적인 교육 혁신은 멀리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핀란드는 학생들의 진로를 초등학교 4학년을 기점으로 대학 진학과 취업으로 구분하여 운영하던 전통과 결별하고 종합학교 모델(comprehensive school model)을 토대로 모든 학생들에게 9년간의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 수준의 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하였다.


  그 일환으로 초·중등 교사 양성 체제도 전면적으로 개편된다. 1~3년 연한으로 주로 소규모 단과대학에서 담당하던 초등교사 양성기능은 1973년까지 모두 종합대학으로, 그리고 1979년부터는 대학원 수준으로 상향 이동되었다. 중등교사 또한, 과거 대부분 학사학위 수준에서 전공을 이수한 후 1년 연한의 교육실습을 거쳐 배출되었는데, 1979년에 모두 석사학위 수준으로 개편되었다. 핀란드의 교원양성기관 개혁은 중앙집권적이고 총체적인 고등교육기관 개혁과 맥을 같이하면서 단행되었고 그 결과 초등과 중등 교사 모두가 종합대학에서 석사학위 수준으로 길러지는 체제가 완성된다. 

 

 

핀란드 교사양성 방식
  핀란드의 교사양성 방식은 80년대 이후부터는 대학들의 자율화 요구에 따라 교육과정 구성이나 교육 내용 등에서 자율권을 갖게 되었으며, 현재는 각 대학 나름의 철학과 교육여건을 바탕으로 교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 교사양성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초등과 중등의 통합 양성, 연구에 기반한 교사 교육, 이론과 현장 실천의 조화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종합대학에서 초등교사와 중등교사를 통합 양성한다. 2017년 현재 핀란드에 설치된 14개 종합대학교 가운데 11개 대학에서 초·중등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그 방식은 종합대학 내에 같이 설치되어 있는 여러 단과대학들과 교육대학이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대학 내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가령, 헬싱키대학을 예로 들면, 교육대학(Faculty of Education)은 총 11개 단과대학 가운데 하나로, 전체 24개 학과 가운데 교사교육학과와 교육학과라는 2개 학과가 이 단과대학에 소속되어 있다. 교사교육학과(Department of Teacher Education)는 교사양성을 실제 책임지는 주관 기관으로, 초등, 중등, 기술, 가정, 유아, 특수 교사를 양성하는 총 6개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학과(Department of Education)는 교육을 학문적으로 탐구하는 학과로서 교육철학, 교육사회학, 교육심리학 등 교육학의 세부 영역들을 다룬다.


  비록 초등과 중등 프로그램이 통합 운영되지만 입학 경로와 학생 관리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초등교사 지원자들은 처음부터 교육대학 소속으로 교사교육학과로 입학하여 여기서 교육학과 교직과목을 배우고 교과내용학 관련 과목들은 다른 단과대학에 가서 배운다. 반면, 중등교사 지원자들은 각자의 전공에 따라 일반 단과대학의 학과에 입학하여 여기서 교과내용학을 공부하고 교육대학에서 교직학을 공부하게 된다.


  둘째, 연구에 기반한 교사교육 모형 채택하고 있다. 핀란드의 교사양성은 ‘연구기반 교사교육(research-based teacher education) 모형으로 특화되어 있을 만큼 이론과 현장 실천 간의 조화에 역점을 둔 연구를 강조한다. 교사 양성에 있어서 이론과 실천의 괴리는 전 세계의 고민거리이다. 핀란드는 교사의 전문성 개념이 가르칠 내용(이론)뿐만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 및 현장 맥락에 대해서도 잘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실천)는 철학을 토대로 교사들의 연구 역량 함양을 중요시한다.


  셋째, 교사훈련학교 교육실습을 통한 교사들의 교실 준비를 극대화하고 있다. 핀란드에서 교사양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대학은 교육실습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교사훈련학교(Teacher Training School)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교대 및 사대 부속학교와 같은 형태이지만 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교육실습을 철저하게 운영함으로써 예비교사들의 준비도와 현장 적응도를 최대한 끌어올린다.


  교사훈련학교 재직 교사들은 교육실습 지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며 자체 연수 및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전문성을 끊임없이 높여 가고 있다. 선발된 예비교사들의 수준이 높은 만큼 이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핀란드에서 교육실습은 동료 예비교사, 지도교사, 학생 등과 상호작용 및 협력을 배워 나가는 풀타임 과정으로 간주되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교실에 바로 투여될 수 있는 준비도 높은 교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한다.

 

 

핀란드의 교사 채용 방식
  핀란드에서 초·중등 교사의 채용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장한다. 해당 지자체 내의 학교에 교사 결원이 생기거나 채용
요구가 있는 경우에, 각 지자체의 교육위원회(education committee)에서 선발 과목과 채용 예정 교사 수를 결정하고 채용 공고를 내는 것으로 시작하여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교사 채용 공고의 경우, 일간신문이나 교사전용 신문이나 잡지 등에 기본적인 자격 기준이나 요건들을 공지한다. 지원자는 교사 채용 공고문에 명시된 지원서, 대학 학위 증명서, 이력서, 자신의 교육활동이나 경험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 등을 제출한다. 1차 서류전형의 경우, 각 지자체 교육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자체적으로 정한 약 5〜7 가지 정도의 기준을 가지고 제출된 서류 및 자료들을 평가하고, 채용 인원의 3배수를 순위를 정하여 선발한다. 2차 면접은 1차 서류전형을 통해 선발된 인원을 대상으로 하여 면접관들이 지원 동기, 경험, 교사로서의 역할 수행 계획 등을 다각도로 질문한다. 이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질문 및 확인 사항은 교사로서의 철학, 교사로서의 경험,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서 표출되는 교육관 등이다.


  핀란드는 신규교사 채용과정에서 특히 면접전형에 역점을 둔다. 이때 교사로서 자신의 특징과 장점을 드러내주는 포트폴리오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에는 그동안 자신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교사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교수방법을 개발시켜 왔는지 등을 확인시켜주는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채용방식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학교의 필요에 부응하는 교사를 선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론과 실천력을 겸비한 준비된 교사
  지난 20년간 핀란드의 교사 양성 모형은 자국 내 비판가들로부터 적지 않은 도전을 받았으며 1990년대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는 종합대학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를 따지거나 교사 자격을 석사 수준에서 더 낮춰야 한다는 압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학생들의 성취 수준과 이를 뒷받침하는 우수한 교사들은 핀란드의 교사 양성 모형을 전 세계가 바라보도록 하는 동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을 토대로 이론과 실천력을 겸비한 준비된 교사를 양성, 임용하는 핀란드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제도 개선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이경 중앙대 교수

김이경 교수는 중앙대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 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을 비롯해 유네스코 컨설턴트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비교교육학 접근과 방법』(교육과학사), 『학교 리더십의 이론과 실제: 성공적 리더를 위한 지침서』 (아카데미프레스)가 있으며, 세계 각국의 교원양성체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아일랜드 교원양성체제 재구조화 사례 분석 및 시사점」(비교교육연구), 「한국과 중국의 사범대학 평가제도 비교 분석」(비교교육연구), 「2015개정 교육과정 실행 및 교원 정책의 대응」(한국교원교육연구) 등을 연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