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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중등학교의 ‘중점 교육과정’

글_ 김진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에서 ‘중점 교육과정’은 특정 영역이나 교과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 또는 교육과정 거점학교의 교육과정을 일컫는다. 과학 중점, 영어 중점, 수학 중점 등 ‘교과 중점' 교육과정은 최근 들어 맞춤형, 인성,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중점 교육과정’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추세이다. 거점학교는 지리적으로 인근의 학교들 중 ‘거점’ 즉, 중심이 되는 학교들(core schools)을 넘어서서 무언가 ‘어떤 활동의 근거가 되는 중요한 지점’ 즉 보다 전략적인 정책을 수행하는 학교의 교육과정이다. 거점학교는 특정 교과 또는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인근 학교에 문호를 개방하여 학교들의 공동체 중 거점이 된다는 점 즉, 공동 교육과정 운영학교의 의미를 사용하고 있다.

단위학교 중심의 ‘교과’ 중점 교육과정
  이러한 용례를 볼 때 독일의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중점 교육과정’이라고 한다면 이는 거점학교보다는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어떤 교과 또는 영역에 집중하는 첫 번째 의미에 가깝다. 독일 중등학교는 전기 중등학교, 후기 중등학교로 구성되며 각각 몇 가지 유형의 학교로 구성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표적인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Gymnasium)은 중·고등학교에 모두 해당되기도 하며 특히 중학교만을 일컫기도 한다. 중학교 김나지움은 김나지움 외에 전문계 중학교인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와 레알슐레(Realschule)가 있다. 고등학교 단계로 가면 중등학교 상급반인 김나지움 오베르스튀프(Gymnasiale Oberstufe) 및 기타 실업계 학교 유형들이 있다.

 

   


  독일의 ‘중점 교육과정’은 중학교 김나지움과 고등학교 김나지움에서 각각 특정 교과에 대해 많은 시간을 집중하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다. 김나지움은 심화된 일반교육(an intensified general education)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소개된다. 상대적으로 하우프트슐레는 기초 일반교육(Basic general education)을, 레알슐레는 좀 더 광범위한 일반교육(more extensive general education)을 제공한다. 중학교 단계 김나지움(4년 또는 6년제)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외국어를 중점 교육한다. 최대 3개의 외국어를 7학년부터 4년간 배운다. 과정을 제시하는 학교는 교과별로 2개 이상의 수준으로 구분하여 학생이 이수하도록 한다. 교과의 심화를 위해 8~10학년에는 심화시간이 주당 1시간 정도씩 배정된다.

 


바이에른 주, 음악 중점 김나지움 56개교 운영
  2년제 또는 3년제의 고등학교 김나지움은 교과 중점이 더 강화되어 라틴어 중점 김나지움, 음악 중점 김나지움으로 불린다. 일반고에 해당하는 김나지움이 이렇게 특정 교과를 중점으로 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대학입학 시험인 아비투어가 이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바이에른 주에만 음악 중점 김나지움이 56개 운영되고 있다.
  고등학교 김나지움에서는 대학입학자격(Allgemeine Hochschulreife)이 주어지는 아비투어 시험(Abitur Examination)에 따라 교과를 가르치기 때문에 고교 교육과정의 편성은 아비투어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1) 기초 수준부터 교과 기준의 심화된 수준으로 구분되어 기초 수준에서는 기본 과학, 심화 과학 식이다. 학생들은 교과 심화 수준의 과목을 2~4개 선택하고 3~4개 과목을 최소 4시간 이상 이수해야 하며 2과목만 할 경우는 최소 5시간씩을 해야 한다. 또한, 독일어, 수학, 외국어, 자연과학 중 하나는 심화과목을 해야 한다.
  고등학교 김나지움의 첫 학년에서 학생들은 2개 외국어를 공부해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아비투어의 4~5개 교과는 반드시 다음 사항을 포함해서 선택해야 하고, 이를 고등학교 교육과정으로 이수해야 한다.

• 심화 수준의 과목 2개
• 독일어, 외국어, 수학의 3개 교과 중 1개 과목
• 필수 교과에서 최소한 1개 과목

  요컨대, 독일의 일반계 중등학교인 김나지움은 중학교에서는 외국어 중점 교육 및 교과별 심화 수준을 통한 중점 교육을, 고등학교에서는 교과별 기초 및 심화수준으로 구분하여 대학진학을 위해 최소한의 교과 외에 학교별로 외국어, 음악 등에 대한 중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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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별로 치르던 독일의 아비투어는 2017년부터 국가 차원의 중앙 아비투어(Zentrale
Abiturprüfungen)로 시행되었으며, 독일어, 수학, 영어, 프랑스어가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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