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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매체로서 증강현실의 가능성과 미국의 활용 사례

  최근 스마트폰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는 게임에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하여 마치 게임 세계 속의 포켓몬들이 현실에 나타나있는 듯한 실재감을 제공함으로써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도 국외 반출과 같은 사회적 이슈까지 불러일으킨 바 있다. 증강현실 기술은 이처럼 실제 세계에 가상의 객체를 실시간으로 혼합하여 보여줌으로써 보다 향상된 몰입감과 현실감을 제공하는 기술로 게임 외에도, 의료, 교통,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증강현실 기술은 어떠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증강현실의 개념과 교육적 장점, 증강현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증강현실의 개념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란 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이음새없이(seamless) 실시간으로 혼합하여 사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보다 향상된 몰입감과 현실감을 제공하는 기술(Azuma, 1997)이다. 증강현실은 혼합현실(Mixed Reality)의 전체적인 스펙트럼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이 컴퓨터가 구축한 가상공간 속에 사용자를 초대하여 몰입감을 주는 기술인 반면, 증강현실은 사용자의 실제 환경에 가상의 정보를 더해줌으로써 실재감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실제 환경 정보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증강현실 기술은 실제 환경을 컴퓨터가 생성한 환경과 완전히 대체하는 가상현실 기술과 차이점을 지닌다.

출처 : Billinghurst, M. (2003). Augmented realityin education.

New Horizons for Learning Online Journal. http://www.newhorizons.org/strategies/technology/billinghurst.htm의 그림을 재구성

 

 

증강현실의 특성과 교육에서의 장점
  증강현실은 가상현실과 같이 다양한 감각을 지원하는 3차원의 입체적 객체를 통해 현실감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깁슨(Gibson, 1979)은 인간의 능동적 탐구를 통해 보고, 듣고, 느끼는 다양한 감각이 서로 보완적으로 상호작용함으로써 인지 활동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하였는데, 증강현실은 바로 이러한 시각, 청각, 촉각 등 다감각에 의존한 표현 방식을 통해 인간의 지각력을 높임으로써 정보에 대한 몰입을 가져온다. 아울러 증강현실의 3차원 표현방식은 물리적 공간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특히 직접적인 체험을 강화해주는 1인칭 관점과 전지적 시점에서 현상을 이해하도록 돕는 3인칭 관점 등 다양한 관점의 제공은 현상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넓혀준다. 또한 증강현실은 가상적 객체를 활용하는 특성으로 인해, 현실 세계에 대한 시뮬레이션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불가능한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증강현실 기술은 가상현실 기술과는 달리 현실과 가상세계 간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그림>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상 이미지의 양은 증가하고 현실세계와의 연계성은 약화되는데, 전통적 인터페이스 환경에서는 사용자가 실제 세계와 가상세계의 연속선상을 마음대로 쉽게 이동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은 분절된 요소로 나누어질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으며, 사용자들은 특정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이음새없이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이음새없이 연계해주는 증강현실의 매체특성은 실세계의 환경을 유지해 학습에 대한 맥락성을 강화함으로써 단순한 개념의 습득이나 이해 차원을 넘어서 적용 부분에 있어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측되며, 보다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미국의 증강현실 활용 사례
  이상에서 논의한 다양한 증강현실의 특성과 교육적 장점을 바탕으로 특히 미국에서는 민간과 대학, 연구소 차원에서 다양한 증강현실 콘텐츠 개발과 적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초·중등교육 : Magic Leap의 증강현실 프로젝트


  미국의 대표적인 증강현실 스타트업인 매직리프가 개발하고 있는 증강현실 콘텐츠로, 증강현실의 교육적 가능성을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린 사례이다. 농구장에 고래가 튀어오르는 거대한 증강현실 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은 망망대해에서도 쉽게 만나보기 힘든 고래의 모습을 학교에서 만나보는 등의 생생한 관찰을 할 수 있다.

 

● 고등교육 : ‘상황 다큐멘터리’ 증강현실 프로젝트


  미국 위스콘신대학 메디슨캠퍼스(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는 증강현실을 활용하여 학교에 ‘다우데이(Dow Day)’라고 불리는 일종의 상황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상황 다큐멘터리는 현재 사용자가 실제로 위치한 장소에서 발생한 역사적인 사건들을 재현해주는데, 학교의 학생들은 1967년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며 벌어졌던 학생시위인 ‘Dow Day Protest’와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를 증강현실 테크놀로지를 통해 본다. 이러한 증강현실 경험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역사적인 영상들을 시청하면서 학생 운동가들과 인터뷰를 나누는 언론인이나 기타 관계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교내 특정 장소에 대고 과거 학생시위 당시 해당 장소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증강현실을 통해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책 속의 그림이나 사진을 3차원의 가상 객체로 팝업시키거나 카드나 종이, 카펫 등의 그림 이미지를 팝업시켜 보다 실제적인 관찰과 이해를 돕는 증강현실 기술들이 범용화되어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교육과정에의 융합도 보다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소 속의 특별한 기술을 넘어서 이제 우리 생활 속에 친숙하게 다가 온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보다 의미 있고 깊이 있는 학습의 장이 활짝 열리길 기대한다.

 

 

 

세계의 변화 교육의 진화  ●  글_ 계보경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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