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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 해 학급살이 마무리 하기

글_ 허승환 서울난우초등학교 교사

12월은 교사와 학생의 자기점검 시간입니다. 단순히 학급운영을 잘했다 못했다 평가받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애초의 목표와 계획이 타당했는지, 그와 함께 아이들과 교사 모두 서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늠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올해 학급경영 되돌아보기
12월 마무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한 해의 자취를 돌아보는 작업입니다. 처음 아이들을 만날 때 세웠던 학급경영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그에 따라 교사와 아이들, 또는 아이들의 관계는 어떠한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를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먼저 3월에 세운 학급경영 계획서를 펼쳐 봅시다. 올해 우리 반 학급운영의 원칙은 무엇이었는지, 올해 새롭게 계획한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요일별로 월별로 살펴봅니다. 이를 바탕으로 잘한 것과 꾸준히 한 것, 그리고 문제가 된 것을 나누어 쭉 나열해 봅니다.

1. 올해 우리 반 학급경영의 원칙:

2. 새롭게 계획한 것
   (1) 요일별:
   (2) 월별:

3. 올해 학급경영을 통해 잘한 것:

4. 올해 꾸준히 한 것:

5. 문제가 된 것:
   (1) 문제의 원인:
   (2) 아이들의 참여도:
   (3) 내년에 개선할 지점과 이어나갈 것:

교내 게시판의 T차트

특히 12월에 다음과 같은 상황이 보인다면, 진단에 따른 학급경영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1)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아이들, 잔소리가 늘어간다.
교사가 말을 너무 많이 하면 아이들은 듣지 않습니다.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첫 단계는 꾸중과 질책이 아니라 좋은 관계와 신뢰의 구축입니다. 이제 겨우 배움에 접어든 아이들일 뿐입니다. 느린 아이들의 행동에 자꾸만 잔소리를 늘어놓게 되면 아이들은 이런저런 일들을 숨기게 되고, 그들만의 세상으로 달아나고 맙니다. 일반적으로 관계가 좋게 유지되려면 긍정성 대 부정성의 비율이 5:1 정도는 되어야 하고, 관계가 깨가 쏟아질 듯 좋은 ‘달인’이 되려면 20:1이 넘어야 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습관’적으로 긍정성을 먼저 보는, 호감과 존중의 문화를 가정이나 학교에서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12월엔 의도적으로 칭찬 거리를 찾는 일에 나서길 바랍니다.

 

 (2) 전체적으로 삐걱거린다.
진짜 아이들과 선생님의 성향이 안 맞은 해일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은 대부분 교사의 요인, 특히 ‘학급경영의 지향점을 설정해 두지 않았거나 했더라도 추상적으로 막연하게 세워놓은 경우’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서로를 존중한다.’ 정도의 추상적인 지향점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정한 구체적인 지향점이 게시되어 아이들이 자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구체적인 지향점이 없다면, 아이들도 그저 막연히 생각하고 교사도 즉흥적인 판단을 하며 학급경영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존슨의 T차트를 활용한 사회적 기술 센터를 교실에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교실에서 정한 학급경영의 지향점에 대해 ‘이렇게 행동해요’, ‘이렇게 말해요’ 라는 항목을 두어 아이들이 직접 구체적인 지향점을 만들도록 도와주세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실제로 행동을 하거나 좋은 말을 했을 때 게시판의 T차트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OO이가 친구의 짓궂은 장난에도 고함치고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반이 가장 원했던 평화로운 반이 되어가는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12월을 의미 있게 보내는 3가지 활동


01 우리 반 10대 사건 연극으로 꾸미기

학기 말 진도도 거의 끝난 이때, ‘우리 반 10대 사건’이란 제목으로 모둠별 연극을 꾸며 보게 해보세요. 그냥 장기자랑으로 꾸미는 시간보다 알차게 학년 말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겨울방학이 오기 전에 함께 친구들과 보냈던 일 년을 소중하게 마무리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대본을 쓰고, 배역을 정하는 것도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주세요.

 

02 우리 반 그림자 퀴즈 대회


한 해를 돌아보며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활용해 즐겁게 퀴즈 대회를 열어 봅시다. 학급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준비한 후에 한 장 더 복사합니다. 그런 후에 그림판으로 아이들 사진을 까맣게 칠하여 저장하고, 퀴즈로 제시하면 됩니다.
 “우리 반 학년 말 포트럭 파티 사진입니다. 가운데에서 마술을 하고 있는 아이는 누구일까요? 모둠별로 상의한 후에 골든벨 판에 적어 주세요. 하나, 둘, 셋 하면 들어 올립니다.”
 정작 본인도 답을 틀리는 경우가 생겨서 더욱 재미있습니다. 기본적인 그래픽 편집 작업이 가능하다면, 포토샵 등으로 배경을 바꿔서 합성한 후에 어떤 장소에서 찍은 사진인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재미있게 편집하다 한 아이를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모두가 즐거워하며 한 해를 돌아보게 해줄 것입니다.

 

03 타임머신을 타고 1년 전으로 고고!
도덕 시간, 한 해를 돌아보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3월 2일로 돌아가는 심성놀이’를 준비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3월 2일 첫날 아이들이 썼던 ‘타임캡슐 학습지’를 돌려주었습니다. 뒷면에 그린 손 그림에 손바닥을 대보더니 손이 더 컸다는 아이가 28명 중에 15명이나~ 그때 친했던 친구와 지금도 친하다는 아이가 22명, 서먹서먹해졌다는 아이가 6명, 첫날 세운 3가지 목표를 다 이룬 아이는 6명, 2개를 이룬 아이는 9명…….


나누어준 학습지에 1) 2017년 한 해 동안 가장 후회되는 일 3가지, 2) 그중에서도 가장 후회되는 사건과 그 까닭 쓰기 3) 3월 2일로 돌아간다면 내게 하고 싶은 말을 써 봅시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은 20년 후 33세가 된 미래의 내가 어린 시절의 나, 지금 현재의 내게로 찾아온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상상력을 발휘해 봅시다.”라고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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