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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숨겨진 잠재력을 깨워라(下)

글_ 노규식 청소년소아정신과 의사

 

 

  지난달에 이어서 자녀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
  가장 먼저 말씀드릴 것은, 실패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아이로 키우라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를 보호하고 싶은 본능으로 인해 자녀가 실패하는 것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실패에서 오는 적절한 좌절(optimal frustration)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실패를 경험하고 극복해본 사람은 자신감도 상승하고, 요즘 유행하는 투지, ‘그릿(GRIT)’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이 부분은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타고난 재능으로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은 실패에 익숙하지 않은 채 칭찬만 받으며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패를 해보지 않은 성장배경이 오히려 독이 되어 실패를 경험하면 이내 포기하거나 회피하려는 경우도 많고 심하게 화, 짜증을 내게 되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실패를 경험하고 배움을 얻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부모가 그런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것입니다. 포기하면 안 된다고 백날 이야기하는 것보다 부모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잘못되었을 때 처음부터 다시 하면서 어디가 잘못되었는지를 찾고 수정하는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저는 종이접기를 엄마랑 같이 하라고 권합니다. 종이접기를 하다가 막혀버린 바로 그 순간이 실패를 대하는 태도를 가르쳐줄 절호의 기회인 것입니다. 이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안 되겠다. 처음부터 다시 한 번 해봐야겠어.”라고 말하고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해보는 것입니다. 하다가 안 되면 다시 하면 된다는 아주 평범한,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원리를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종이접기를 예로 드는 것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대로 실패하는 일은 반드시 아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어야 합니다. 종이접기에 아무 관심이 없는 아이에게 종이접기를 하면서 실패를 극복해보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자녀가 잘못된 부분을 찾지 못하거나 방법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목표가 뚜렷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이 있다면 노력을 기울이기 훨씬 쉽습니다. 대화를 통해서 이러한 부분에 힌트를 주는 것은 좋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습관의 생활화
  다음으로 말씀드릴 것은, 좋은 생활 습관을 갖도록 키우라는 것입니다. 이는 특히 10살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합니다. 좋은 습관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정착된, 일련의 자동적 행동들입니다. 여기에 시행착오가 없다면 좋은 습관이 가져오는 이점을 많이 상실하게 됩니다.
  아이가 책상을 정리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부모가 지시하는 대로 책상에 올려놓을 책의 종류와 그 위치, 책상서랍별로 무엇을 넣을지를 결정하여 따른다고 했을 때, 이 아이는 왜 그 자리에 책이나 물건을 두어야 하는 지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왜 책상을 정리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획하기, 목표 세우기, 최선의 분류가 무엇일지 결정할 수 있는 조직화능력, 우선순위 결정하기, 자신의 생각대로 진행이 되지 않으면 유연하게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사고전환 능력 등 전두엽의 실행기능을 키울 기회를 잃어버리는 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지능도 전두엽의 실행기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고급 승용차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니, 좋은 생활 습관을 아이와 대화를 통해서 만들어 나가십시오. 자녀의 생각을 묻고, 시도를 해보고, 결과가 어떤지, 더 좋은 방법은 없을지를 시간을 두고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두뇌 계발의 과정입니다.

 

실패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아이로 키우라는 것입니다.
실패를 경험하고 극복해본 사람은 자신감도 상승하고, 요즘 유행하는 투지, ‘그릿(GRIT)’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타인을 돕는 즐거움을 가르쳐라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이 제안들 역시 미국의 영재연구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내용입니다. 단지 인성의 발달을 위해서만 이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경쟁심이 강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자주 만납니다. 남들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인정을 받으며 성장한 아이들이지요. 이들에게는 좋은 결과가 오지 않으면 자신들의 노력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한 문제만 틀려도 화를 내거나 울어버리고, 경쟁을 하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심하면 그 경쟁을 절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자신이 남을 돕는, 이를테면 봉사활동을 하면 위와 같은 성향이 많이 줄어드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사회에서 나와 타인의 관계가 승자와 패자로만 나누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고, 타인을 도울 때의 즐거움에 대해서도 알게 되기 때문에 이기고 지는 것에 덜 민감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능을 좀먹는 2가지 요소가 평가와 경쟁이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이것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지난번과 이번 글을 통해서 자녀의 재능을, 잠재력을 키우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다 하려고 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해 나가겠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성공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