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염경미 안산 시곡중학교 교사

앎과 삶이 일치하는  살아 있는 교육을 향한 도전

글_ 김혜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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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시민 사회를 꿈꾸는 교육운동 실천가인 염경미 교사 ]

  경기도 안산시 시곡중학교 염경미 교사는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민주시민 사회를 꿈꾸는 교육운동 실천가이기도 하다.
20여 년째 민주주의 교육에 목말라하며 민주시민교육의 토대를 새로 만들고, 페미니즘교육과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평화교육까지 아우르며 아이들에게 앎과 삶이 일치하는 살아 있는 교육을 구현해 가는 중이다.


  2018년 12월 일부 개정된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이념에 대해 이렇게 명시하고 있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또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에서도 모든 교과의 기본 목표는 ‘민주시민의 육성’으로 명시해 놓았다.

  경기도 안산 시곡중학교 염경미 교사는 10여 년 전부터 민주시민교육의 토대를 새로 만들고, 이 교육의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교육운동 실천가다. 2013년에 제작된 교과서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의 집필팀장이자 대표저자로도 참여했다. 지난해 2월, 염 교사는 이 민주시민교육의 정의부터 수업 적용사례, 이 교육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선생님, 민주시민교육이 뭐예요?>다.

  “민주시민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함께 사는 사회,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갖추어야 할 지식, 가치, 태도, 참여의 덕목을 일상에서 경험하고 배우는 교육입니다. 좁은 의미의 정치교육이 아니라, 삶의 기본 철학으로서 일상생활에서 민주사회의 건강한 시민을 육성하는 교육이에요. 이기적인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공적인 일에 참여하는 주권자 교육이라고 할 수 있죠.”



깨어있는 민주시민의식은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부터 경험적으로 배워야 한다.



교과서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의 대표저자

  염 교사는 올해로 교직 23년째를 맞았다. 1985년 대학에 입학한 후, 처음으로 광주항쟁이 그가 알던 내용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그 자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해 5월, 그는 광주에 가게 되었고, 전남대에서 있었던 5·18 전야제에도 참가했다. 그렇게 역사현장을 찾으면서 보낸 4년의 대학 생활, 그는 격동의 1980년대를 숨 가쁘고 치열하게 살아냈다. 당시 어수선하고 혼란했던 시국은 그가 졸업한 후에도 교사발령을 8년씩이나 지연시키고야 말았다.
“어렵사리 시작된 교직 부임 이후에는 그 지체됐던 시간만큼 갈증을 해소하듯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학교 수업과 생활에서 전개해 나갈 수 있었죠.”

  염 교사는 이후 보편적 인권의식으로 확장되면서 2008년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이의 시행과정에도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경기도인권교육연구회 활동과 2013년에는 민주시민교육 교과서인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의 필진으로도 참여할 수 있었다.

  “초기의 민주시민교육은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으로 운영되는 등 학교현장에서 낯선 측면이 없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학교 구성원의 대부분이 이 교육에 동의하는 등 교육환경이 한층 더 진전됐다고 할 수 있죠. 앞으로 교육과정에서 수업내용이 어떻게 구성되고, 또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전개해 나갈 것인지 함께 고민하면서 더 많은 연수와 논의과정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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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우는 깨어있는 시민의식


  초기의 민주시민교육은 ‘정치사회화 틀 안에서의 민주주의’로 한정되곤 했다. 하지만 현재는 ‘일상생활의 원리로서 작동하는 민주주의’로의 대전환이 큰 줄기를 이룬다. 특히 염 교사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중학생 대상 영역에서는 ‘대화, 공감, 이해, 연대, 협력 등 공동체 생활 속에서의 민주성’을 우선 몸에 익히도록 하자는 게 교육목표다. 곧,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앎과 삶이 일치하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주인의식, 자발성, 공동체에의 기여, 책임감, 존중을 배워나가게 한다는 내용이다.


“민주시민교육은 수업시간에는 물론 학생자치 경험, 학교문화 만들기, 지역사회 참여 등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어우러질 수 있도록 경험하게 합니다. 나아가 지방자치제도나 지역 시민사회, 학생 자신이 직면해 있는 교육문제, 청소년 인권 등 다양한 정치적 이슈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치지요.”

  염 교사는 깨어있는 민주시민의식은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부터 경험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11월 25일 취재 당일, 시곡중학교에서는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5·6교시 신문활용수업(NIE) 특강이 진행됐다. 수업의 주제는 ‘끝나지 않은 전쟁: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국언론출판진흥원의 지원으로 염 교사와 외부 강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수업이다. 학생들은 아픈 과거를 숨김없이 털어놓았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그분들이 살아온 역사에 대해 배우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친구들과 나누는 시간을 함께 가졌다. NIE 수업이니만큼 신문의 다양한 보도사례, 또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화와 영상 등이 활용되면서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몰입도는 더욱 배가됐다. 염 교사 역시 민주시민교육 수업시간이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련 단체 등의 사진과 영상, 또 EBS의 영상자료 등도 유용한 교재로 활용되곤 한다.

  시곡중학교 사회참여 동아리 ‘좌충우돌’의 현장 수업은 민주시민교육의 또 다른 전범(典範)이 되곤 한다. 매달 진행되는 이 현장 수업에는 타 교과 교사, 학부모도 지원하여 참가한다.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다녀온 이후에는 그 여운이 꽤 오랫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미디어로만 보아오던, 광주 자유공원에서 만난 당시 상무대의 고문과 군사재판 재연, 또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면서 읽던 비문 앞에서 학생들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눌러 삼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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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곡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사회시간에 신문활용수업을 받고 있다. 민주시민의식은 학교에서부터 경험적으로 배울 때 효과가 배가된다. ]


“페미니즘교육과 연구도 매진해야지요”


  초기 사회교과에 치중됐던 민주시민교육은 현재 비사회교과로도 그 영역이 확장되는 중이다. <선생님, 민주시민교육이 뭐예요?>에는 염 교사가 직접 만나 인터뷰한, 전국 비사회교과 교사 27명의 민주시민교육 현장 경험담이 생생하게 소개되고 있다. 또 현재 이곳 시곡중에서도 염 교사를 중심으로 사회교과 외에 타 교과목 교사들과의 연구 소모임도 활발한 편이다.

  염 교사는 민주시민교육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제 궤도에 안착하려면 국가 수준의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민주시민교육법」 제정도 필요하단다. 이제까지 민주시민교육의 태동과 이행은 전국에서 이 교육에 관심을 둔 열정적인 교사들의 주도로 전개돼 온 것도 사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위학교별 책임교사제’ 시행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염 교사는 제안한다. 예를 들면, 각 시·도의 수석교사를 민주시민교육 책임교사로 선발하여 학교의 모든 교과에 접목, 시행하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하여 제가 바라는 한 가지는 이 영역이 진보적 성향이다, 아니다 등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활용되지 말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민주공화국에 민주시민이 없다면, 한낱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지요. 이제 우리에게도 권력으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독립적인 교육환경이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또 좁은 의미에서의 정치과정이나 정치 활동에 학생이나 교사들도 시민으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은 정치 결정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지요. 정치에 따라 우리 시민들의 삶의 질은 달라집니다.”

  염 교사는 20년째 페미니즘교육 연구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민주주의는 여성을 혐오하고 짓밟으면서 진화할 수는 없어요. 어느 한 성이 우월하거나 열등한 게 아니라 다 함께 행복하자면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해요. 민주시민교육은 그 내용이나 방법이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하며, 우리 사회의 당면한 과제들을 두루 포함합니다. 저 또한 지난해부터는 민주시민교육의 한 범주인 페미니즘교육, 통일과 평화교육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기도 하고요.”

  사회가 진화하고 발전함에 따라 그 사회를 반영하는 민주시민교육 의제도 진화한다. 인권, 다양성, 연대, 평화, 통일, 페미니즘, 평등 등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민주주의만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그날을 위하여! 염 교사는 다시 학교에서, 페미니즘 수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살아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고민도 함께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