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심학경 경기 당촌초등학교 교장

“혁신을 거듭하며 더 나은 교육을 꿈꿉니다”

글_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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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 팻말이 걸린 교장실에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원목 테이블이 중앙에 놓여 있다. 학부모가 자주 찾는다며 웃는  심학경 교장]


자기 일에 혁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언제나 더 나은 무언가를 고민하며 실천하는 이들.
심학경(60) 경기 성남 당촌초등학교 교장이 걸어온 길은 늘 혁신을 꿈꾸는 교육자의 열정이 깊게 배어 있다.


  “교육도 이제는 바깥세상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에 발맞춰 나가는 일이 중요하지요. 새로운 아이디어에 골몰하고,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일은 결국 교육에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일입니다.”


  오는 6월 학부모 공개 수업의 날, 당촌초는 새로운 수업참관록을 준비 중이다. 기존에 형식적으로 써내던 참관록을 아이 성장과 배움에 주목하도록 바꾸고 있는 것. 자녀의 배움 활동을 쓰는 란을 마련하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지, 친구와 협력해서 수업에 참여하는지, 교사와의 상호작용은 좋은지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했다. 집에서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거리도 제시해 공개 수업이 끝난 후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수업참관록이란 이름도 교사 중심의 용어라 학부모들에게는 어렵잖아요? ‘수업 보고 함께 얘기해요’, ‘자녀와 학부모가 함께 나누는 배움 이야기’ 등으로 이름을 바꿔 학부모에게 긍정적이고 쉽게 다가가려 합니다. 과거 공개 수업이 우리 아이 평가의 장이었다면, 이제는 아이의 배움과 성장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발전적인 시간으로 만들어나가고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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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 교장의 생일을 축하하며 아이들이 만든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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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독서 프로그램 씨앗동화 수업. 
도서관에서 다양한 독서 활동을 경험한 6학년 6반 아이들과 지난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소통과 협력으로 학교 혁신 꽃 피우다
  당촌초에 부임한 지 올해 3년 차가 된 심학경 교장은 “혁신이 꽃을 피우고 있다.”라며 웃는다. 첫해에는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당면한 문제에 긍정적인 방법을 모색해 보는 일부터 시작했다. 모든 교직원들이 각자 협의체를 만들어 주제에 따른 ‘모이자’ 회의를 열고, 이듬해에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한 공동 수업 설계를 통해 “수업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 성과를 기반으로 민주적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기획 단계부터 학생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한 과학축제와 체육대회는 물론, 학부모 간담회를 열어 학년별 인재상 등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운동회 날 미세먼지 경보가 예고됐어요. 학생, 학부모, 교사 대표 3주체가 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했지요. 운동회를 그대로 해야 한다는 학생 측과 미세먼지가 우려된다는 학부모 측의 입장이 엇갈렸는데, 그 사이에서 대화를 통해 중재안을 마련했어요. 두 시간마다 운동장에 물을 뿌리고, 학교가 미세먼지 마스크를 준비하는 등 만반의 대책을 세우기로 하면서 서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렀지요.”


  학생, 학부모가 의사 결정의 주체로 참여하고, 교사들 사이에 배움의 공동체가 자리 잡으면서 학교에는 혁신이 ‘싹’ 텄다. 심 교장은 “혁신학교는 교육공동체의 100% 동의가 필요하다. 혁신학교로 나아갈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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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전시된 학교 현관에는 미래형 교육과정을  강조하는 심 교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전임지인 태평초에서도 그의 혁신 경영은 빛을 발했다. 오후 3시 졸업식은 당시 맞벌이 부부가 다수인 학교에서 큰 호응을 끌어냈다. 교내 1층에는 ‘새콤달콤 어머니 교실’을 만들어 누구나 오가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소통 공간을 마련했다. 가천대, 경희대와 MOU를 맺고 저소득층 공부방을 공동 운영하는 등 창의적인 학교교육과정 일반화를 주도하며 전국 100대 교육과정에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지난 5월 제38회 스승의 날에 수상한 정부포장은 지역기관과 연계해 교육 희망사다리를 복원한 공로로 주어진 값진 상이다.  


  “태평초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 다양한 체험 등 배움을 적기에 보살피기가 어려운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해주지 못한 일을 학교가 해 줄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에 어머니의 마음으로 다가갔지요. 학교의 노력을 학부모가 알아주고, 학교와 교육주체 간 신뢰가 쌓이면서 학교가 변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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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촌초는 올해 민주적 공동체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도서관 수업에서 만난 6학년 아이들과 환하게 웃는 심 교장 ]


상담 연계 기초학력 진단… 경기혁신교육 선도
  심 교장은 장학사, 장학관, 교육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공교육에 다양한 변화의 바람도 불어 넣었다. 기초학력이 부진한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와 상담을 지원하는 ‘순회상담지원단’은 2005년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시절 전국 최초로 운영하며 화제를 모았다. 상담 자료는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도 담당교사가 학습지도 시 활용할 수 있게 누적되도록 했다. 심 교장은 “1년 동안 기초학력 지도를 통해 부진학생이 줄었다가도, 다음 해에는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라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아이의 마음에서부터 살펴보고, 동기 유발이 안 되는 이유를 심리적으로 접근했다.”라고 말한다.


  36개 혁신연구회를 통해 교육 현장의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교과 연구뿐 아니라 학교경영, 담임제도, 학교행사 등 다양한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연구회를 조직해 지원했다. 태평초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이때 당시 혁신적으로 연구해 온 결과물 덕분이기도 하다고 심 교장은 귀띔한다. 


  수업과 교실 혁신은 그의 주요 관심사였다. 경기도교육청 창의적체험학습지원센터 ‘에듀모두’를 통해 3천여 종의 다양한 학습자료를 개발하고, 지역체험자원지도(CRM), 온라인콘텐츠 등을 탑재해 실질적인 수업 혁신을 이끌었다. 또한 ‘Edu-One 수원교육컨설팅지원센터를 통해 자체연수 프로그램을 개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컨설턴트 496명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교사들 간 배움의 열정에도 불을 지폈다.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부임 시에는  소통과 배려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청사 3층에 카페 '도란도란'을 마련해 소통의 장을 열고, 각급 실무진 협의체를 구성해 문화예술교육, 통학로 등 현안을 적극 해결하며 지역의 성장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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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교육을 강조하는 심 교장]

일상의 모든 순간을 교육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
그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게 된다.

교사는 ‘창업가 마인드’로 수업 설계해야
  예비교사 시절부터 그의 수업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3학년 교생실습 때는 지도교사의 추천으로 학년 대표수업을 하는 한편, 교대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은사님의 자녀들도 가르치는 기회도 생겼다. 초등교사 3년 차에는 수업기술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수업실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수업명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어느 날 수업을 참관한 장학사로부터 정확한 피드백을 받고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전문직에 들어서게 됐죠. 수업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게 됐네요. 하하”


  그가 말하는 수업 노하우는 단순하다. 일상의 모든 순간을 교육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 그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게 된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시대정신을 갖춘 교육자가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이미 지나간 지식이 아니라 교실 밖의 살아 있는 지식을 교실 안으로 들여와 재구성해서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교사도 창업가 마인드로 자기만의 수업을 새롭게 창조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틀을 깨는 건 제3자의 시각입니다. 교육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기보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면 더 넓게 볼 수 있어요. 스님의 인생철학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가 연수를 찾아 듣는 이유지요.”


  당촌초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심 교장은 앞으로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현장에 전해줄 수 있는 ‘교육발전소(가칭)’를 통해 교육봉사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