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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영 강원대학교 총장 - "지역소멸 위기 속 지방대학 혁신모델에 도전장"

글·사진 편집실

  2016년 6월, 제11대 총장에 부임한 강원대학교 김헌영 총장은 대학의 구성원들과 함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면서 대학 발전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또 2028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위한 교육부 주관 대입정책자문회의 의장을 맡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1년을 보내야 했다. 수능일인 지난 11월 16일,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총장실에서 김헌영 총장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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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입정책은 다양한 이해관계와 민감한 문제들이 얽혀 있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거 자체가 매우 예민한 작업이었어요. 하지만 동시에 우리 교육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아주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했죠. 여러 차례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대입을 위한 교육’이 아닌, ‘교육을 위한 대입’이라는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맞춘 대입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위한 대입정책자문회의 의장을 맡았던 강원대학교 김헌영 총장을 만난 11월 16일은 2024년 대입 수능일이었다. 이번 개편 시안 마련을 위해 발족한 자문회의에서는 고교 및 대학 관계자, 언론, 학계,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토론하면서 미래 대입제도의 개편을 위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바 있다.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시대의 인재 양성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이러한 다양한 이슈들로 인해 이번 대입 개편안은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컸다고 생각합니다.”


  김헌영 총장은 2028 대입 개편안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수능 선택과목 유불리 논란’ 대응을 위한 방안이 포함되는 등 대입 공정성이 크게 강화되고, 고교학점제 정착을 앞당기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모든 수험생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과목을 응시하도록 하여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인재 양성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총장은 “고교 내신을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꾸어 학생 간 경쟁을 완화하고, 협력 학습을 유도하는 혁신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총장은 “자문회의를 주재한 의장으로서 좀 더 시간의 여유를 두고 숙의 과정을 거쳤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없진 않다.”라면서 “이번 개편에서는 대학의 자율성이 좀 더 보완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강조하기도 했다.



‘가장 혁신적인 대학, 

역량 있는 강원대학교’로!


  2016년 6월, 강원대 제11대 총장에 부임한 김 총장은 성공적인 4년의 임기를 마친 후 12대까지 연임하면서 올해로 8년째 강원대학교, 더 나아가 강원 지역의 교육생태계 변화를 이끌고 있다. 2019년에는 강원대가 전국 국립대 최초로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2021년에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RIS) 사업’,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글로컬대학30 사업’에도 최종 선정되었다. 


  “부임 이후 많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했어요. 총장 부임 당시 우리 대학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큰 어려움에 직면했었어요. 당장 이 위기를 극복하고 거점국립대의 위상을 되찾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혁신을 추진했고, 2년 만에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어 대학의 명예를 회복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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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총장의 부임 이후 강원대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대학의 위상도 ‘가장 혁신적인 대학, 역량 있는 대학’으로 크게 달라졌다. “이런 외형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대학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구성원의 진취적인 자세를 도모하는 내부적인 변화가 무엇보다 더 큰 성과였다.”라고 김 총장은 소개했다.


  “부임하면서 ‘KNU 비전 2030’을 통해 ‘통일한국의 중심대학’이라는 비전을 설정했어요. 이 비전은 강원대가 분단된 한국의 현실에서 평화와 통일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 강원대가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 이후 사회적 통합의 문제를 탐구하는 중심지가 되자는 것이지요. 그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역량을 더욱더 끌어올려야 합니다. 지난해 ‘THE(Times Higher Education) 세계대학 영향력 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세계 100위권, 국내 대학 3년 연속 6위에 올랐어요.”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연구나 교육 성과가 아닌, 대학이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대학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성과였노라고 김 총장은 들려주었다. 부임과 동시에 추진해온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이 강원대의 혁신은 물론 강원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거점 국립대인 강원대를 중심으로 도내 15개 대학과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RIS사업은 ‘정밀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수소에너지’ 등을 3대 핵심분야로 하여 2025년까지 추진된다.



“글로컬대학30으로 지방대학의 

혁신모델 완성할 것”


강원대는 올해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응모하면서 강릉원주대학교와 함께 ‘강원 1도 1국립대학’을 혁신모델로 제시하였다. 강원대가 캠퍼스별로 자원과 인프라를 공유 또는 연합하거나 통합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각 캠퍼스의 특성을 살리면서 지역산업과 문화의 허브로서 기능을 강화한다는 모델이다. 춘천-강릉-삼척-원주 4개의 캠퍼스 모델은 근거리에 있는 두 대학이 통합하는 차원이 아닌, 강원도만의 차별화된 혁신모델이다. 김 총장은 “지방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소멸을 의미하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의 저하를 의미한다.”라면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2015년부터 강원도연합대학 체제 구축 등을 준비해 왔는데, 이번 글로컬대학30 사업과 함께 비로소 그 결실을 보게 되었다.”라고 소개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의 경우 춘천캠퍼스는 ‘교육연구 거점’, 삼척캠퍼스는 ‘지역산업 거점’, 원주캠퍼스는 ‘산학협력 거점’, 강릉캠퍼스는 ‘지·학연 협력 거점’으로 각각 특성화하여 지역밀착형 캠퍼스로 구축하여 운영합니다. 캠퍼스 간 연합과 통합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일원화하여 운영하되, ‘캠퍼스 총장제’를 도입하여 각 캠퍼스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식입니다.”


  챗GPT와 함께 여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강원대는 ‘창의·협동 인재’와 ‘T자형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김 총장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T자형 인재’는 전문 지식과 다른 분야와의 융합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강원대는 2018년에 ‘미래융합가상학과’를 개설,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지적재산권학과, 화장품학과, 양조학과, 반도체학과 등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개설한 미래융합가상학과 전공과목은 첫해 4개에서 현재 39개 학과로 늘어났다. 김 총장은 “사회의 산업변화에 맞추어 부전공, 복수전공 등 학생들이 충분히 학습권을 누리고, 다양한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미래융합가상학과 전공과목을 50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속가능한 대학 발전 이끈 총장으로 

기억되었으면…”


  강원대 총장 부임 이후 제24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대학활성화특별위원장으로도 활동한 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지방대학뿐만 아니라, 실은 국내의 모든 대학이 위기에 놓여 있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를 위한 해결방안으로 김 총장은 ‘지방대 편입학 총괄 정원제’ 도입과 교육세를 특별회계로 전입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학도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입니다. 특히 지난 3년은 코로나19 팬데믹 등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어려운 순간들이 참으로 많았어요.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우리 대학이 이룬 성과와 발전은 앞으로도 중단 없이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김 총장은 “그동안 이룬 성과와 경험을 대학의 시스템으로 안착시키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총장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6개월여의 임기도 대학의 구성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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