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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 #혁신 #벽 허물기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로 시동

대담 이순이 편집장 글·사진 편집실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15개 모델이 발표되었다. 향후 5년간 30개 각 추진 대학(단독, 또는 공동)에 1,000억 원이 지원되는 이 사업은 166교 중 108교가 신청하는 등 지역대학의 생존을 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오는 10월 말 본지정을 앞두고 글로컬대학위원회 김우승 부위원장을 만나 사업의 취지 및 향후 일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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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의 변화 속에서 향후 10∼15년이 대학 혁신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지요. 바로 지난 3월부터 이 프로젝트가 출범한 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대학의 경쟁력 없이는 지역의 발전을 이룰 수 없고, 지역의 발전 없이는 국가의 발전도 기대할 수가 없어요. 이제 10월 말의 본지정을 앞둔 글로컬대학은 지자체, 지역 산업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대학과 지역이 동반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혁신 전략을 수립하여 공동체적인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아가야 합니다.”


  글로컬대학 예비지정학교 15개 추진모델이 선정·발표되면서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6월 20일 있었던 예비지정학교 선정결과 발표는 글로컬대학위원회 김우승 부위원장의 브리핑으로 진행됐다. 발표 이틀 뒤인 23일 오전, <행복한 교육> 취재팀은 김 부위원장이 수장으로 있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원장실에서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올해 2월 말에 한양대학교 총장 임기를 마친 김 부위원장은 기계공학자이자 산학협력 전문가로 국가산학연협력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다수의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대학과 지역의 동반 성장 생태계 조성

  “현재 대한민국의 대학 사회는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더욱이 ICT 기술의 발전에 따른 대안 고등교육의 눈부신 성장으로 대학의 필요성에 대한 위기감마저 제기되고 있고요. 대학교육의 전통적 수요층이 급감하면서 지방의 대학들이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글로컬대학위원회에서는 이 위기 탈출의 해법을 글로컬대학의 새로운 모델들이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위원회에서는 글로컬대학이 지역혁신의 허브가 되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게 되지요.”


  이번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는 비수도권에서 신청대상이 되는 대학 총 166개교 중 108개교가 참여했다. 65.1%라는 높은 참여율이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지역대학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대학 스스로 대변환을 꾀하고자 하는 의지이자 실행의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곧 본지정이 진행될 글로컬대학이 추진해야 할 중점방향은 크게 2개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혁신’과 ‘벽 허물기’다. 


  “글로컬대학은 지정되는 30개 대학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그 첫 번째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대학의 추진모델은 학문·학과 간, 대학과 지역·산업 간, 국내·외 사이의 벽을 허물고,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하여 운영해 나가게 됩니다. 대학-지역-산업 간 혁신을 가로막는 벽 허물기는 대학개혁의 핵심요소예요. 글로컬대학은 향후 대학개혁의 선도자로서 다른 대학의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글로컬대학이 그 지역의 롤모델 대학이 되는 것이지요.”


  김 부위원장은 “혁신과 벽 허물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번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해 지역과 대학이 함께 국내는 물론 세계적 경쟁력을 키워나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글로컬대학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대학 내부 구성원들의 ‘벽 허물기’에 대한 합의가 중요하다.”라면서 “가장 먼저 교수진부터 대학의 변화를 이끌며 벽 허물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업의 ‘구체성·진정성·지속가능성’ 평가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는 기존의 여타 정부 지원 사업방식과는 다르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사업의 내용과 방향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기존의 방식이 중앙으로부터의 하향식 지원이었다면, 글로컬대학은 현장으로부터의 상향식 제안방식을 택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그동안은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대학별 특성과 지역 여건이 상이함에도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대학이 자율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라고 진단했다. 또 “공모 시 사업 신청서 작성에 많은 행정력을 소모해 온 반면에 지역발전 및 대학의 혁신과는 무관한 구조로 사업이 추진되어 오다 보니 사업비가 비효율적으로 사용된 측면도 존재해 왔던 게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곧 대학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는 미흡했던 측면이 노출됐던 만큼 글로컬대학 사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설계하는 방식을 따른 것이다.


  이번에 예비지정된 15개(+4) 대학은 9월까지 지자체, 지역산업체 등과 공동으로 실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본지정을 위한 실행계획서에는 “사업의 구체성, 진정성,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실천 가능성이 무엇보다 잘 드러나야 한다.”라며 김 부위원장은 이를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의 정부재정지원사업에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앙정부사업비에 대한 매칭 정도의 재정영역에만 한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대학과 지자체, 산업체, 연구기관 등 여러 주체가 연결되어 협력해야 하는 이번과 같은 방식은 처음 시도하기 때문에 실행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자주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겁니다. 따라서 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이번에 위원회에서는 해당 영역에서 경험이 풍부한 민간전문가 그룹을 매칭하여 계획 수립부터 지정·평가·지원 등 추진 전 과정에 걸친 컨설팅 지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산학협력 전문가로서 ‘실용학문을 바탕으로 한 산학연 고도화’를 늘 강조해 온 김 부위원장. 산학연계 교육·연구·인적교류 등 세 가지 형태의 산학협력 중에서도 특히 산학 간 인적교류는 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부위원장은 “글로컬대학은 향후 맞춤형 진로취업 컨설팅, 멘토링 등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전공과 연계된 기관(기업체)과의 MOU를 통한 글로컬대학 현장실습 제공-채용 연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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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구축으로 성과관리 투명하게 공개할 것”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는 향후 성과관리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지역사회에 기여한 정도와 영향력을 분석하는 평가방식을 성과관리에 처음 도입하는 것이다. 매년 실행계획과 이행 목표치의 달성 여부를 점검하고, 추진 3년 차와 5년 차에는 더욱더 강도 높은 성과를 점검하게 된다. 


  “해외 대학은 이미 대학의 지역사회·산업에 대한 기여도와 영향력을 구체적인 수치로 환산하여 분석 결과를 해마다 공개합니다. 이로써 대학에 대한 대외적인 인식도 상승시키고 있습니다. 글로컬대학도 이처럼 체계적인 성과관리와 투명한 성과공개를 위한 자율 성과관리 시스템을 구축· 운영할 예정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AI와 에듀테크로 대변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면서 교육환경의 변화에 대해서도 소회를 들려줬다. 우선은 “대학에서의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이 바로 글로컬대학 추진사업과 같은 ‘교육 혁신’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을 높이는 창의융합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IC-PBL(Industry-Coupled Problem/Project-Based Learning) 같은 교육플랫폼이 그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IC-PBL은 산업체와 지역사회, 대학의 연계를 통해 학습자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서 산업체(Industry)는 이공계에 국한된 전통적인 개념을 뛰어넘어 학생들의 전공과 연계된 기관(사회) 전체를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라고 언급하며, 비이공계열에 대한 부분도 강조하였다. 지난해 유네스코로부터 지속가능발전교육(ESD: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ement) 인증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김 부위원장의 주도적인 설계로 2017년부터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도 일반교과 강의에서 시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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