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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

글_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박남기 교수는 광주교대 총장을 지냈으며 현재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피츠버그대 국제교육문제 연구소 객원교수, 학급경영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교육전쟁론』, 『최고의 교수법』,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등 10여 권이 있다.

 

 

  미래의 교사는 오늘의 교육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과 더불어 미래 인재 육성에 적합한 역량까지 함께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미래의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교사의 업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과 핵심 역량, 그리고 미래인재 육성에 필요한 역량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교사의 역량 ‘스승으로서의 역량’
  역량은 어떤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의미한다. 교사에게 어떠한 역량이 필요할 지는 교사 업무에 달려있다. 대학교사(교수)의 역할은 교육, 연구, 봉사라는 세 가지로 구분된다. 초·중등학교 교사의 역할도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생산 활동인 교육 및 학급경영자(수업과 학급경영 업무)로서의 역할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경영(지원)자로서의 역할이며, 마지막은 자기계발 및 연구자로서의 역할이다. 일부 교사들은 학급경영자와 경영지원자로서의 역할을 잡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지금보다 행정직원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교사들이 학교경영(지원)활동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 자기계발 및 연구자로서의 역할도 교사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역할이다. 교수와는 달리 지금까지는 봉사라는 역할이 중시되지 않았으나 미래에는 점차 중요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스승으로서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승에 대해 정의해놓은 가장 오래된 글 중의 하나인 한유의 사설(師說)에 보면 ‘스승은 도를 전하고, 도를 익히는데 필요한 공부를 시키며, 의혹을 풀어주는(傳道授業解惑) 사람’이라고 정리되어 있다. 즉, 스승은 어느 특정 분야의 지식이나 기능만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와 함께 필요한 제반 능력을 길러주고 이를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는 스승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요새 유행하는 멘토라는 말을 포함하고 있으며 더 넓고 깊은 뜻을 가진 우리말이 바로 스승임을 알 수 있다. 자신이 담당한 교과나 기능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에 대한 진한 사랑을 가지고 제자가 꿈을 이루어가도록 도우며, 진실한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고 스스로도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스승이다. 교사를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스승으로 정의하는 것, 그것이 교원의 역량을 제대로 이해하는 바른 접근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
  미래교육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교사가 기를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찬반논란 속에서 추진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등 네 가지이다. 핵심역량은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그리고 공동체 역량의 여섯 가지로 제시되었다. 정권이 바뀌어 다시 교육과정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추구하는 인간상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통해 갖추어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그러한 역량을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에게 그러한 인간상과 역량을 길러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사회 변화와 교사의 역량
  앞에서 언급한 역량 이외에 미래사회에 적합한 미래교육을 위해 교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추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향후 우리 교사들이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문제는 경제수준 향상 및 빈부격차 심화에 따른 학생들의 무기력감 및 학습의욕 급감, 이기심 증가, 분노조절 장애 등의 정신질환 비율 증가 등이 될 것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면서 미래 인재가 되도록 이끌기 위해 학습동기 부여 역량, 갈등해결 역량, 상담 등의 학생지도 역량 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 혼인율 저하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및 고령화시대에 대비하여 교사는 고독한 개인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시키는 역량, 고급인력 부족을 대비하여 모든 아이에 적합한 개별화 교육을 시키는 역량, 100세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경제교육과 건강 교육을 시키는 역량 등을 갖추어야 한다.

 


  미래 사회의 특징 중의 하나는 민주주의 위협 및 피로감 증가이다. 에드워드 루카스는 「메가 체인지 2050」에서 현재의 민주주의는 정신을 좀먹는 돈의 힘, 유권자들의 무관심, 끝없이 이어지는 의사결정과정, 특별한 이해집단들의 승리 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향방은 학교교육에서 시민의식 함양을 중요한 목표의 하나로 설정하고 학생들을 잘 훈련시켜 훌륭한 시민의식을 가진 민주시민으로 길러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게 될 것이다.

 


  정치적 변화와 관련하여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는 남북통일이나 북한과의 교류 활성화, 국제교류활성화 및 다문화인구 증가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차이를 인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교사를 필요로 한다. 아울러 스마트 시대에 부응하는 스마로그(Smarlogue, smart+analogue)교육과 학급경영 역량, 뇌기반학습이론 활용 역량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미래사회에서의 교육은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양한 센터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이 상황에서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 및 자원인사와 네트워킹을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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