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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수성초 이현정 선생님, 2019 신춘문예 2관왕 올라

김민중 명예기자

대구시교육청 학교생활문화과에 파견 근무하고 있는 대구수성초등학교 이현정 교사가 2019 신춘문예에 영광스러운 2관왕으로 화려하게 문단에 올랐습니다.

시조를 배우고 있던 이현정 교사는 실력을 가늠해 보기 위해  2017년 권위 있는 문학상인 중앙일보 시조백일장에 도전장을 던졌고 당당히 장원에 올랐습니다. 제목은  '단죄에 관하여'


단죄에 관하여

                                                             이현정

 

끊어진 철길 위에 홀로 앉아 있었을

시멘트 맨바닥에 머리부터 부딪쳤을

온몸이 하수구 틈새로 남김없이 흘렀을

 

칼끝이 동공 앞을 겨누며 달려왔을

뿌리째 뽑힌 나무 한순간 내리눌렀을

자비도 채비도 없이 곤두박여 버렸을
 

독특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수한 작품으로 장원에 오른 이듬해 2018년에는 역시 중앙일보에서 주관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인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부문에 당선되어 신춘문예를 통해 정식 시인으로 등단하게 되었습니다. 그 작품은 ‘뿔, 뿔, 뿔’입니다.


뿔, 뿔, 뿔

 

                                            이현정

고요했던 순물질

비등점에

닿는 순간

 

최선의 방어이자

최후의 공격으로

 

뿔, 뿔, 뿔

들끓어 오르지

맹렬해진

심장의 서슬

 

차오르던 역한 기운

포화점을

넘는 찰나

 

한 모금 혼돈주로도

솟구치는 혀의 돌기

 

이맛전

짓이겨져도

치받아버리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현정 시인은 그 뒤를 이어 2019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서도 당당히 당선되며 그 어렵다는 신춘문예 2관왕에 올랐습니다.


세신사

 

                                                                      이현정

 

조각가가 꿈이었던 팔목 굵은 사내는

대리석 목욕대 위 모델을 흘깃 보고

한 됫박 첫물 뿌리며 데생을 시작한다

 

한때는 눈부셨던 세차장 사장도

지금도 눈부신 성형외과 의사도

실상은 꼼짝 못하고 몸을 맡긴 피사체

 

깔깔한 때수건 조각도처럼 밀착시켜

핏줄까지 힘주어 묵은 외피 벗겨내면

곧이어 환해진 토르소, 두 어깨 그득하다

 

수증기 송송 맺힌 목욕탕 한 편에서

날마다 극사실주의 석고 깎는 조각가

두 손은 북두갈고리 거친 숨을 뱉는다
 

이 작품은 권위 있는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서도 단연 올해의 역작으로 꼽혔습니다. 신선하고 찬란한 충격을 던지며 문단에 거센 물결을 일으켰지요. 심사위원이신 시조의 대가 이정환 시인은 ‘신인다운 패기가 넘치는 역작’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현정 시인은 당선 소감에서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고 배웠다.”는 말로 꾸준히 정진할 것을 다짐하고 또한 당선 소식을 듣지도 못하고 돌아가진 할머니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이현정 선생님은 중앙 일간지와 지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구매일신문, 두 곳에 동시에 당선되며 흔히 볼 수 없는 신춘문예 2관왕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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