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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선택제 교사, 임용고시생 적체의 대안이 될 수 없을까

김수진 2019-07-08

교사는 학생들에게 영향을 가장 크게 주는 대상 중 하나이다.

청소년들은 또래, 교사, 부모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 교사는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직업이다.

그런데 임용고시생 입장에서 보면 교사는 이들의 희망 직업이다. 이들은 교사라는 직업을 통해 취업하고자 한다. 그들이 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주로 직업의 안정성, 사회적 명예, 비교적 적지않은 보수를 그 이유로 든다. 한편 교사라는 직업이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이유에 학생들이 우선시 되지 않음이 안타깝다.

물론 마음만으로 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실력에 열정만 앞설 경우 그 피해는 오롯이 학생들의 몫이다. 한창 예민하고 복잡한 청소년 기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또 좋은 교사를 만나는 일은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그러한 면에서 강점이 있다. 내가 교사로서 적합한지 스스로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교대생으로 교생실습을 몇번 다녀왔었는데, 실습을 나갈때마다 스스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는 참관 실습으로 2주라는 시간이 마냥 즐거웠다면, 두 번째 실습은 3주를 나가면서 실제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참관 실습때와 달리 벅차고도 어려운 순간이 많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아이들이 교사에게 바라는 것을 들어주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었다. 한 아이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한 반의 20여명의 아이들을 알아가고 그들과 함께 배워간다는 것은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3주라는 시간도 버거웠기에, 교사라는 직업의 메리트와 그 직업을 가졌을 때 내가 겪게 될 상황들 (예상되는 어려움들)을 비교형량 했을 때 메리트가 어릴 적 생각했던 것 만큼 크게 보이지 않았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겪는 현상이다. 교사라는 직업이 일반인들에게 이상적으로 포장되었던 것은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교사가 되고자 하는 많은 친구들은 실습 때 자기 성찰, 고민을 하면서 이러한 과정을 거쳤겠지만, 중등 임용의 경우 실습을 1회 1달정도 나가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운 좋게 이상적인 학급을 담당했던 실습생이었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상적인 학급만 존재하지 않기에 교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이 점을 꼭 유념해야 한다.이러한 사실은 말로 들을 때와 자신이 겪을 때가 매우 다르다. 경험은 개인차가 매우 크므로 자신이 스스로 경험해야지 남의 말만 듣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시간 선택제 교사는 좋은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보인다. 임용고시생들에게 좋은 경험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임용고시생 적체의 대안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시간 선택제 교사를 하고나서 교사라는 직업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임용고시생은 다른 진로를 찾을 것이고, 교사라는 직업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지금보다 더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직 교사들도 자신의 시간을 융통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니 직업적 스트레스가 줄을 수도 있다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물론 도입 초기에는 많은 논란이 일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점이 큰 제도라 생각한다. 다만 학급 아이들의 성향과 그들의 발달을 고려해서 (어린 학생들은 교사가 바뀌는 상황에 혼란을 크게 느끼므로) 적절하게 활용하면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는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