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학사제도로 발 빠른 대응 1 포스텍 : 전원 무학과로 신입생 선발, 학과의 장벽을 허물다
글_ 전상민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1986년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개교한 포스텍은 2016년 개교 30주년을 맞이하며 가치창출대학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였다. 가치창출대학은 인재가치, 지식가치, 사회・경제적가치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중 지혜와 지식을 갖춘 도전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인재가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인재가치를 달성하기 위하여 포스텍에서는 2018년 신입생부터 전원 무학과로 선발하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입학과 동시에 학과가 결정되는, 학과의 장벽이 상상력의 한계가 되는 상황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지혜와 지식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포스텍 공학관 전경
융복합능력과 유연성은 경험을 통해서 습득
교육의 중요성이야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겠지만 사회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에는 국가의 명운이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21세기는 한 부분의 변화가 다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훨씬 크고, 선형적인 변화보다는 기하급수적인 급격한 변화로 인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15년 타임지가 표지기사로 보도한 것과 같이 21세기에는 인류의 수명이 140세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나게 되어, 60세에 은퇴하여 여생을 보낸다는 과거의 인생계획은 더 이상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명의 연장으로 현재의 학생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사회패러다임의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며, 이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오랫동안 행복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창의혁신인재 양성에 부합하도록 대학 학사제도를 유연화 하고 자율화 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였는데, 이는 지난 20세기 산업화 시대에 요구되던 인재와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기인한다. 산업화 시대에는 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였다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대체하게 되는 미래에는 융복합능력과 유연성을 가진 인재가 더욱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융복합능력과 유연성은 기존의 강의 위주 교육만으로는 함양하기 어려우며, 다양하고 실질적인 경험을 거치면서 습득할 수밖에 없다.
공학관
포스텍 학생들
학과 장벽 없애, 융복합능력 갖춘 인재 양성
1986년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개교한 포스텍은 2016년 개교 30주년을 맞이하며 가치창출대학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였다. 가치창출대학은 인재가치, 지식가치, 사회·경제적가치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중 지혜와 지식을 갖춘 도전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인재가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융복합능력과 유연한 사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명확한 판단력이야 말로 학생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재가치를 달성하기 위하여 포스텍에서는 2018년 신입생부터 전원 무학과로 선발하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입학과 동시에 학과가 결정되는, 학과의 장벽이 상상력의 한계가 되는 상황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지혜와 지식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신입생들은 포스텍에 입학하게 되면 초대총장의 호이자 학문에는 경계가 없다는 뜻을 가진 무은재(無垠齋) 학부에 소속되어 2학년 1학기까지 다양한 기초과목과 STC(Science and Technology Core)과목을 수강하게 된다. 2학년 1학기를 마치면 학생들은 희망하는 학과를 선택하게 되며 4학년 1학기까지 학과선택을 유예할 수 있다. 학과선택에서 특이한 점은 성적과 상관없이 전원 희망하는 학과로 진학하며, 학과를 선택한 후에도 별도의 승인절차 없이 타 학과로 자유롭게 전과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신입생 선발 및 배정 제도는 학생확보 차원에서 학과 간의 치열한 경쟁을 유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학과 스스로 시대에 맞는 전공교과 조정을 유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복수전공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하여 학과별 전공필수 교과목을 줄이고 타 학과의 전공과목을 대폭 전공선택 과목으로 인정하는 등 복수학위 취득요건을 완화하여 학생들의 지적도전을 장려하고 있다.
강의실 교육 탈피, MOOC 학점제 국내 최초 도입
교육의 방법적 측면에서도 전통적인 강의실 교육과 함께 K-MOOC, EDX, Coursera 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는 경우, 수강료지원 및 과목당 1학점, 재학기간 중 통산 4학점까지 인정하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학점제를 2016학년도 1학기부터 국내 최초로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면교육을 통한 소수정예 교육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평생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이 미리 디지털 학습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디지털 학습의 활성화를 위하여 포스텍에서는 온라인교육 플랫폼인 POSTECHx를 개발하였고, 재학생 뿐만 아니라 졸업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블록체인과 같이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지식을 POSTECHx를 통하여 제공하고 있다. POSTECHx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과 달리 edx 표준 기반의 대규모 온라인 강의에 적합한 플랫폼으로서 향후 미래교육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에서는 교과를 통한 교육만으로는 지혜와 지식을 갖춘 도전적인 인재를 양성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학생들이 사회의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학생들이 재학시절 사회경험을 할 수 있도록 2016년부터 SES(Summer Experience in Society)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이 충분한 기간 동안 사회경험을 할 수 있도록 먼저 봄학기를 2월 중순에 시작하여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리는 형태로 학사일정을 조정하였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필수교과로 지정하는 대신 선택교과로 지정하였지만, 정부출연연구소, 대기업 및 벤처기업 등 다양한 기관들을 대학과 학과에서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학생들이 희망하는 기관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학생들의 SES 프로그램 참여기간 중에 교수들이 해당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학생과 기관의 애로사항에 대하여 경청하고 이를 차년도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다. SES 프로그램에는 매년 입학정원과 비슷한 3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설문조사에서 SES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를 확인하였다.
학기 중 1주일간의 휴지기, 자기주도설계 활동 권장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 외에도 2019년에는 신입생이 대학 진학 후의 재충전과 진로설계, 가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1학기 중간고사 후 1주일 동안 휴지기를 가지는 ‘무은재 week’를 도입할 계획이다. 무은재 week 기간에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단기 교과뿐만 아니라, 봉사, 국토기행, 여행 등 자기주도설계 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이를 학점이나 포스테키안 활동마일리지에 반영할 계획이다.
학사제도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시행착오와 구성원의 불편함을 수반하게 된다. 하지만 포스텍은 우리나라 대학의 기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유연하고 효율적인 학사제도와 교육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우리 대학사회에 전파하는 노력을 부단히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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