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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현장 부산 다행복학교

재미있는 두레 행복한 우리

 

   

6학년 1학년 책 읽어주기

 

두레 밥상

 

  현재 전포초등학교(교장 정창호) 학생 수는 380명이다. 전교생 380명 모두가 예순 두 개 두레로 구성되어 있다. 두레원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학년에 한 명씩 대부분 여섯 명이지만 다섯 명이나 일곱 명인 경우도 있다. 2016학년도에 한 선생님이 교사다모임에서 전교생을 두레로 묶어서 활동해 보자고 제안했다. 두레 활동은 동료 선생님들의 걱정 반 기대 반 속에 시작되었고,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전포초등학교 전체 학생 두레 활동은 함께 먹기와 함께 놀기 둘로 나뉜다. 함께 먹기는 ‘두레 밥상’ 활동이고, 함께 놀기는 전포놀이마당(협동 놀이 활동)에서 두레끼리 함께 노는 것이다.
  두레 밥상은 영양교사가 협조하여 한 달에 한 번 차려진다. 두레 밥상이 있는 날 점심시간에 학생들은 두레끼리 학교 여러 곳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서 함께 급식실로 간다. 6학년 학생은 두레장이 되어 후배들을 이끌고, 후배들은 선배를 따른다. 교사가 나서서 두레 활동을 통제하지는 않는다. 다만,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선생님들은 두레가 급식실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자리를 정해 준다.
  지난 5월에도 작년에도 열린 전포놀이마당에서 학생 두레는 학교 운동장과 시청각실에 마련된 딱지치기, 수호천사 피구, 구슬치기, 신문지 올라가기 등 10여 종목 코너를 찾아다니며 놀이를 즐겼다. 두레는 코너에서 코너로 이동할 때는 두레원 모두 손을 잡고 이동했고,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을 항상 함께했다. 놀이 종목은 학생자치회 대의원회와 교사다모임 그리고 학생·학부모·교사로 구성된 전포놀이마당 TF팀 회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었다.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는 두레 활동과는 별도로 6학년과 1학년, 2학년과 1학년으로 이뤄진 책 읽는 두레 활동도 있다. 매주 화요일 아침활동 시간에 6학년 선배 한 명 한 명은 1학년 교실로 찾아가서 후배 한 명 한 명에게 책을 읽어 준다. 금요일에는 2학년 선배가 1학년 후배 교실에 찾아가서 책을 읽어 준다. 그래서 전포초등학교 도서관은 책을 고르는 선배들로 월요일 아침 시간과 목요일 아침 시간이 특히 붐빈다. 2학년 선배와 1학년 후배는 짝을 맞춰 함께 책을 읽을 뿐만 아니라 한 달에 운동장에서 비석치기, 하늘땅 놀이, 팽이치기와 같은 공동체 놀이도 한다.
  “어, 이 책은 오빠가 읽어줬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말하는 학생들과 “아이들끼리 서로 배우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라는 선생님 이야기에 전포초등학교 우리의 행복한 배움이 담겨 있다

 

 

 

‘성찰회의’로 새로운 관계 맺기

 

    

 학교카페에서 열린 학급DAY

   

영어과 전체 제안 수업

 

  연산중학교(교장 이학도)는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한 19학급 규모의 남자 중학교로, 2015년에 다행복학교로 지정되어 3년째 운영 중이다. 부산 다행복학교는 학교 구성원의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학교문화를 바꿔나가고자 하는 혁신학교다. 이에 연산중학교는 학교 교육의 중심에 아이들을 두고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자랍니다. 배움의 즐거움을 알아갑니다. 공감과 배려로 더불어 성장합니다.’를 실천하는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연산중학교는 오랫동안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큰 학교로 인식되어 모두가 기피하는 학교였다. 교직원들은 이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혁신의 방향을 ‘배움과 돌봄의 공동체 만들기’로 정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1년 차에는 따뜻한 아침맞이, 평화로운 학급 만들기로 민주적인 학교 분위기는 띄웠으나, 학교부적응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학생을 학교생활의 주인으로 세워 자치활동과 엮어내기 어렵다고 자체 평가하였다. 그래서 2년 차에는 학생생활지도부장의 역할을 나누어 학생자치부장을 신설하였다. 3년 차인 올해는 학생들이 생활의
‘지도’ 대상이 되는 한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힘들고, 교사의 어려움도 여전할 수밖에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학년 중심으로 돌봄이 이루어지는 생활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차가운 생활지도에서 따뜻한 생활교육으로의 전환을 위해 각 학년 고유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들 개개인에게 맞는 돌봄의 교육을 위해 무담임 학년부장을 두기로 했다. 좀 더 밀착해서 아이들의 성장에 중심을 두는 회복적 생활교육을 해보기로 한 것이다.
  학교구성원들 간에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공동체적 돌봄을 위해 시작한 성찰회의는 잘못에 대해 처벌하는 것을 넘어서 학생과 공동체의 성장과 변화를 목표로 회복적 정의의 패러다임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성찰회의는 민주적인 소통이 가능한 자리로 아이들에 대한 정보와 개개인의 사정을 공유하는 과정이다. 아이들의 문제를 그저 문제라고 인식하기보다 문제를 성찰하고 아이에게 변화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 자리에 참여했던 아이들은 “선생님들께 나쁜 놈으로 찍혔구나.”가 아니라 “선생님들이 나를 위해 고민하고 있구나.”라는 메시지를 전달받게 된다. 교사들은 물리적인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긴 하지만 아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유의미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중간에 어긋나게 되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관계 맺기를 경험하고 있다.

 

 

 

자치활동으로 쑥쑥 크는 아이들

학교생활규정을 제·개정하는 대토론회

 

발제 영상 시청과 조별 토론

 

  무늬만 자치활동! 만덕고(교장 김병산)에 부임하고서 그동안 근무했던 학교에서의 자치활동들은 자치 흉내만 내던 자치활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만덕고 자치활동의 출발은 3월 초에 열리는 자치학교이다. 교사 주도로 열리는 간부수련회와는 달리 자치학교는 학생회 임원들이 직접 기획하여 1박2일간 운영한다. 학생회 부서대표 7명은 각 부서의 연간활동 계획을 수립하여 공유한다. 학생회 부서들 중 교육부만 살펴보면 토론대회를 계획하고 운영하며, 공부 인터뷰 진행과 게시, 학생의 날 관련 정보 게시물 제작, 학술전 ‘늘솜제나’ 기획 및 운영, 교육부 통신문 제작 등의 활동을 수행한다. 부서가 연합하여 활동하기도 하는데, 봉사부와 학예부가 함께 한 ‘만덕마켓’이나 총무부와 자율부가 함께 한 학생회 임원들의 자율정화 활동인 ‘내사규칙 제정’ 등이 올해의 대표적인 활동들이다.
  만덕고 학생들의 자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 상징적인 활동이 지난 11월 10일 열린 대토론회다. 대토론회는 학교생활규정을 제·개정하는 자치활동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치열하게 논의하고 최종적으로는 투표로 결정한다. 대토론회는 학생, 학부모, 교사 3주체가 각각 안건을 제출하고, 3주체가 함께하는 규정개정위원회에서 의제와 투표 결과의 반영 비율도 결정한다.
  이번 토론회의 안건은 ‘등교시간 조정: 8시, 8시 30분, 9시’와 ‘휴대폰 자율화’였다. 토론회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의제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과정으로 층마다 각 안에 대한 의견을 적어 붙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으며, 토론 모둠 사회자들을 선발하여 토론회를 이끌 수 있도록 2주에 걸쳐 훈련하였다. 그리고 각 의견을 지지하는 학생 1명과 교사 1명을 발제자로 하고, 발제 영상을 제작하였다. 토론 모둠은 사회자 1명과 학생 10명, 교사 1명, 학부모 1명을 기본으로 구성하였고, 학생들은 각 교실과 매화관(강당)에서 주제 발제 영상을 본 후 그 주제에 대해 35분간 토론하고 다음 주제 영상을 보고 다시 35분간 토론하였다. 이후 매화관에 모두 모여 각 모둠에서 나온 논거들을 공유한 후 투표를 하였다. 등교 시간 조정은 과반수를 얻은 안이 없어 ‘8시’ 안과 ‘8시 30분’ 안으로 결선 투표를 하여 ‘8시 30분’ 안이 최종 선택되었다. 휴대폰은 대부분의 학생이 자율화를 원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결과는 반대가 더 많아, 일부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결과가 맞는지 서로 재확인해 보기도 하였다. 특히 토론이 끝나고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교사들은 학생들의 진지한 토론 태도에 놀라는 모습들이었으며, 어떤 결과가 나와도 모두가 수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만덕 아이들이 3년째 다행복의 울타리 안에서 자치활동을 하고 토론식 수업을 해오면서, 생각하는 힘과 토론하는 힘이 부쩍 자랐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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