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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왜 중요한가?


글_ 김덕년 구리 인창고 교장


  학기 초, 교사는 고민이다. 교육과정 재구성, 학생 참여 수업, 과정 중심 평가와 성장 중심 기록이라는 디딤돌을 밟으며 올 한 해는 교육활동을 멋지게 하리라 다짐을 한다. 다른 교사들의 사례를 찾아보며 디자인한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사례를 보며 부러워하다가, 멋진 수업과 평가 사례를 만나 좌절하기도 한다. 의기소침하여 이 시기에 우물쭈물하다 보면 커다란 수레바퀴는 여지없이 다가온다. 정신없이 수레바퀴를 돌리다 보면 또다시 1년이 간다.

  교육과정, 수업, 평가, 기록은 유기적인 교육활동이다. 분절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이를 개념화한 용어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이하 일체화)’이다. 혹자는 ‘일체화’가 수업방식의 변화를 말한다고도 하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위한 것이라고도 한다. 그렇지 않다. 자신의 관심에 따라 일체화의 어느 한 부분을 강조한다. 수업방법을 중요하다고 여기면 다른 부분은 잡무로 간주한다.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지나치게 형식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기록은 대입에만 매몰되기도 한다. 일체화는 이러한 분절적 교육활동을 연결한다.


학기 초, 아직은 수레바퀴가 구르지 않을 때 내가 만날 학생들을 생각하고
그들이 학습하게 될 학습요소를 중심으로 교육활동의 모든 과정을 구성하는 작업,
이것이 바로 일체화이다.


일체화란  무엇인가

  일체화란 무엇인가. 이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작동하는 일련의 교육활동이다. 교사는 수업디자인과 관찰, 그리고 피드백을, 학생은 기획과 수업참여로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이 ‘수업의도’와 ‘성장’을 중심으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일어난다.

  먼저 교사는 자신이 마주치는 학생을 고려하여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교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주체적인 학습자로 수업에 참여하여 배움이 일어나게 돕는다(배움 중심 수업). 학생의 배움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평가가 필요하다. 수업 활동 과정을 관찰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평가를 진행한다(과정 중심 평가). 이 평가 자료는 학생들의 성장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거나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기록으로 남긴다(성장 중심 기록).

  다시 말하면, 성취기준(학습목표)에 쉽게 도달하기 위해 교육과정 재구성을 하고,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을 하고 그 과정 안에서 평가를 하는 교육활동의 일체화를 의미하며 이는 수업과 평가의 내실화가 주목적이다.

  수업은 교과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이 있다. 어떤 수업이든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종합예술이며 행위예술이다. 어느 누가 일방으로 할 수 없다. 동시에 교사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수업을 디자인하고 평가를 한다. 그렇기에 동료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일체화를  하기 위해서는 소통하는 학교 문화가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일체화는 교사 앞에 있는 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학생이 내 수업을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도와주며 성장할 수 있도록 살핀다. 일체화의 전 과정은 교사와 학생의 개별적인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학생의 상황, 학교 환경, 여건 등을 고려하게 된다.

  일체화는 특별하고 전혀 새로운 교수방법이 아니다. 이미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활동을 연속적으로 이해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지식 층위와 역량을 교육활동의 중심에 놓고 교사와 학생의 역할을 세심하게 살펴보자는 것이다.


학기 초 일체화를 위한 출발


  그렇다면 학기 초에 일체화를 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학기 초에 참고할 만한 중요한 자료는 바로 ‘교육과정 총론’과 ‘교과교육과정’이다. 그중에서도 ‘교과교육과정’은 특별한 수고 없이 교육활동을 일체화로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교과교육과정의 체제는 ‘단원 개관-성취기준-탐구 주제 및 활동(예시)-학습요소-성취기준해설-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평가방법 및 유의사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원 개관으로 단원의 성격을 파악한 후 성취기준을 읽으며 핵심개념과 주요 활동을 파악한다. 그리고 예시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적절한 탐구활동을 계획하면 된다. 학습요소에서는 수업시간에 꼭 살펴야 할 내용, 지식을 이해한 후 평가 요소에 반영한다. 성취기준 해설은 단원이 요구하는 수업 수준과 연계 과목을 확인하고 수업형태와 학습단계(지식위계) 등을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에서, 평가형태, 평가 내용을 평가방법 및 유의사항에서 확인하면 된다. 심지어 여기에는 적당한 수업방법이나 평가안도 제시하고 있다. 선택하고 디자인하는 것은 교사들의 몫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학습요소이다.

  일체화는 번거롭거나 어렵지 않다. 학생들이 학습을 통하여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일체화의 모든 과정을 함께 살펴보고 디자인하면 된다. 학기 초, 아직은 수레바퀴가 구르지 않을 때 내가 만날 학생들을 생각하고 그들이 학습하게 될 학습요소를 중심으로 교육활동의 모든 과정을 구성하는 작업, 이것이 바로 일체화이다.

  일체화의 출발은 내 앞에 있는 학생이라고 했다. 학생 개인을 바라보며 그의 성장을 도와주는 마음에서 일체화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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