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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8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

나눔으로 완성된 진로·적성 체험 현장

글_ 양지선 기자 · 이경화 명예기자



[ 현장에는 총 123개 진로·적성 체험 부스가 설치됐다. ]


[ 일산소방서 소방대원과 함께 하는 심폐소생술 체험 ]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VR을 이용한 해양생태 체험 ]


“창의융합 미래인재 양성 교육기부는 필수”
기업·대학·공공기관 130여 개 기관 참여
대학생 교육기부단 맞춤 컨설팅 효과적


  ‘교육기부, 미래를 밝히는 빛 세상을 깨우는 힘’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2019 제8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가 지난 10월 23부터 26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개최되었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이번 박람회에는 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 130여 개 기관이 참가했으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이 함께 자리했다.

  첫날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의 사회 환원 및 나눔 문화 정착에 앞장서는 기관, 기업, 대학 등을 우수기관으로 인증하고 격려했다. 올해는 친환경 에너지교육과 해양생물 관련 진로체험, 학생 스포츠 활동 지원 등 교육 기부 활성화에 기여한 31개 기관 및 개인이 수상해 약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이 진행됐다.

  유은혜 부총리는 “교육기부를 통해 교육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고 포용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이 확산되기를 희망한다.”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창의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사회 모두가 유·무형 자원을 활용해 힘써야 한다.”라며 “이를 위한 교육 기부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번 박람회장에는 교육기부 테마관 및 건강과 안전, 경제활동, 과학기술, 나눔과 인성, 문화와 예술, 미래진로, 수학, 예체능, 항공우주, 환경과 에너지 등 11개 교육 분야, 총 123개의 체험 부스가 설치되어 참가자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은 컨설팅 존을 운영, 수많은 체험 부스들 가운데 참가자들의 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참가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박람회장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020년부터 확대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자유학기제 마을’에는 교원 및 학부모에게 유용한 자유학기제 관련 자료들이 가득했다. 사이언스올에서 운영한 ‘사이웅스와 함께하는 과학문화 놀이터’에서는 AR 체험·게임을 통해 쉽고 즐거운 과학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돋우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마시멜로와 스파게티면을 활용한 맨틀 낚시 체험을 기획했다. 또, 공룡 발굴체험을 통해 지질학자가 하는 일을 접해 보고 고생물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서 지구과학에 한발 다가서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과학자가 전하는 지구 이야기’ 공개강연을 통해 지하수 라돈 최소화 및 공급 기술 등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비교우위, 기회비용, 기업가 정신과 같은 경제용어를 다트 던지기를 통해 알아보고, 우리나라
경제사를 한눈에 정리할 수 있는 사진퀴즈를 준비했다. 이날 부스를 운영한 KDI 관계자는 “사진카드 안에 퀴즈의 답이 모두 들어가 있다.”라며 “카드를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 경제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 체험교실에 방문한 유은혜 부총리 ]


[ 김포몽실학교의 샌드아트 교실 ]


총 123개에 달하는 부스에서
진행된 체험들은 종류의 다양성뿐
아니라 증강현실(AR), 가상현실
(VR)기술을 활용한 시뮬레이터의
활용이 돋보였다.


모의재판부터 승무원 체험까지…123개 부스 운영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는 실제처럼 만들어 놓은 체험실에서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일산소방서 소방대원들과 함께 하는 심폐소생술 체험, 선박·비행기 등 교통안전 체험을 비롯해 법무부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로파크’에서 직업흥미검사 및 모의재판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부스를 운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실제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서비스 실습과 응급처치 등의 기내 안전 교육을 체험하는 ‘승무원 체험교실 및 안전교실’을 운영해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현직 직원과 항공업 진로·진학을 상담하는 ‘교육기부 봉사단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직접 종이, 나무로 항공기를 만들어보고 하늘을 날아보는 시뮬레이터 체험존을 마련해 항공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였다. 이밖에도 보석감정, 토탈공예, 향기 교육, 아나운서 체험, 예술치료 체험 등 다양한 진로체험 부스들이 참가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미래교육관에서 만난 가재울중학교 박웅빈 교사는 “대개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차갑고 무서운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인공지능을 배워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들어 보는 경험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박 교사의 인솔로 박람회에 참가한 같은 학교 김승환 학생(3학년)은 “인공지능과 코딩을 배울 수 있는 메이커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 나중에 이런 박람회에 부스로 참여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총 123개에 달하는 부스에서 진행된 체험들은 종류의 다양성뿐 아니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기술을 활용한 시뮬레이터의 활용이 돋보였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학부모 김태연 씨는 “하루 정도 체험학습신청서를 내고 와서 둘러봐도 모자랄 것 같다.”라며 “다음번에도 아이와 함께 꼭 다시 올 것”을 다짐했다.


[ 교육기부 대상 시상식에서는 나눔 문화 정착에 앞장선 31개 기관 및 개인이 수상했다. ]


[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에서는 참가자들의 적성에 맞는 체험 부스를 추천하는 컨설팅 존을 운영했다. ]



MINI INTERVIEW



INTERVIEW.1  ------------------------------------------- 이정균 삼성SDI 사회공헌단 사무국장

남들과 달라지는 반 발자국의 시간들
-8년여에 걸친 삼성SDI의 교육기부 발자취

  “달라지는 아이들의 눈빛에서 힘을 얻습니다.”

  요즘 아이들과 만나는 데 있어 힘든 점은 없냐는 질문에 이정균 삼성SDI 사회공헌단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삼성SDI는 ‘2019 제8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 시상식에서 기업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지난 2011년부터 이어져 온 삼성SDI 사회공헌 프로그램 ‘푸른별 환경학교’와 자유학기제에 발맞춰 시작한 ‘푸른별 꿈꾸는 학교’의 성과에 힘입어서다. 이정균 사무국장은 “기부대상을 수상한 것은 사업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며 “앞으로도 묵묵히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여름 캠프와 경기 도서 산간지역의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다니는 환경학교를 통해 만난 ‘푸딩이’들은 어느새 2만 6,892명에 달한다. 이 사무국장은 “초딩, 중딩처럼 환경학교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친구들을 푸딩이로 부르고 있다.”라며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방법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삼성SDI는 지난 8년 동안 ‘함께 누리는 건강한 에너지, 튼튼한 지구환경’을 목표로 꾸준하게 ‘푸른별 환경학교(www.poodding.com)’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푸른별 꿈꾸는 학교’는 현재 37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문 체험키트로 미래 에너지를 체험해보고 에너지 활용에 대한 인식을 전환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정균 사무국장은 “앞으로 자유학기제가 확대되는 만큼 더 많은 학교를 찾고 싶다.”라며 “환경학교나 꿈꾸는 학교를 통해 만난 아이들이 교육기부의 자발적인 선순환을 이뤄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INTERVIEW.2  ------------------------------------------- 변황우 순천제일대 교수

로봇 교육을 통해 소외된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변황우 순천제일대 교수는 과학교육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소규모 농촌학교나 사회복지시설에서 코딩·로봇교실을 운영하며 교육 양극화 해소에 이바지해왔다. 특히 전남, 충북, 강원 등에서 로봇대회와 로봇캠프를 개최하고 과학 재능기부 강연, 초·중·고 일일 교사 및 직업체험 교육, 시민사회단체 활동 등을 통해 청소년과 시민들의 과학적 소양 함양을 위해 노력했다.

  이번 교육기부 대상 시상식에서 개인 부분 대상을 받은 그는 지난 1998년부터 전남지역에서 청소년들의 직업 가치관 교육과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봉사활동을 해오다 2005년 로봇대회 ‘순천 로봇토피아 전국대전 2005’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교육기부 활동을 이어왔다. 대회를 통해 소외된 아이들에게 로봇교육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것이 교육기부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사람이 가진 조그마한 재주를 나눌 수 있다면 이는 매우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죠. 저에게 ‘교육기부’는 공동체적 삶과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그래서 오히려 제가 배우게 되는 학습의 기회입니다.”

  그의 교육기부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친구들을 괴롭히고 공부도 하지 않던 문제 학생이 로봇 교육을 통해 완전히 달라진 사건이었다.

  “로봇대회에 참가해 동상을 받은 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을 배려하는 학생으로 바뀌었다며 감사해하던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이런 모습에서 교육적 배려와 나눔이 필요한 이유를 느끼곤 하죠.”

  20여 년간 나눔의 교육을 실천해오고 있는 변 교수는 앞으로 동료 교수와 지인들에게도 지적 봉사활동이 갖는 행복감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을 제안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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