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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을 論하다

교육주체의 변화로 만들어가는 미래교육

글_ 박선미·엄장수 명예기자


교사는 전문성을 높이고 교직단체 내부의 문제를 자정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학부모도 교육에 적극적인 참여와 자치를 통해 교육주체로서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2019 대한민국 미래교육 한마당에서 펼쳐진 다섯마당 중 하나는 학술대회로, 다양한 시각에서 한국 미래교육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현재 학습자가 이미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와 학부모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한국교육학회는 미래교육과 교육주체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미래교육과 교육 주체의 역할을 주제로 각 주체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또 어떤 변화가 요구되는지를 논의했다.


01 미래교육과 교직단체의 역할은?

현장성 있는 교육과정·교과 내용으로 혁신


  “미래교육은 장소로서의 학교와 시간으로서 수업시간이 갖는 의미가 퇴색되고, 지식축적보다는 지식판별과 활용능력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배운 것을 평생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새로 배우는 평생학습의 방향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강원대학교 이종각 명예교수의 기조 강연으로 세션이 시작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임운영 부회장은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은 넘지 못한다’는 명제를 제시하며 “교원의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하여 현장성 있는 교육과정과 교과 내용을 개발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교원이 부족한 영역에 대한 인식과 이를 위한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단체는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신만 부위원장은 “교육이 가능한 학교는 교사만으로 불가능하고, 지역사회까지 포괄하는 협력체계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며, 그 길은 상호협력적인 자세와 이해를 통해서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교육자치 강화·학습자 맞춤 지도


  ‘학교 교육의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논쟁은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교육의 3주체라고 하면 학생, 교사, 학부모라고 한다. 하지만 교육법에 나타난 주어를 보면 교육의 3주체는 교육부장관, 교육감, 교장이다. 이것이 한국교육의 현실이라고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성식 대표는 말했다. 그는 “교육법의 주어를 교육당사자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어야 한다. 이것이 교육주체를 합당하게 대우하는 온전한 교육자치이다. 변화와 개혁은 다양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복수 교원단체가 허용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교원인사제의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며 “학교 자치의 핵심은 교장공모제, 교장직선제이며 이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좋은교사운동 김영식 공동대표는 학교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며 “공감능력, 소통능력 등 사회성 교육, 감성 교육 등으로 균형 있게 전환해야 한다. 특히 미래교육은 기초적인 학습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학습지원은 더욱 촘촘하고 세밀해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누구나 배울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을 받아야 하고, 그 지원은 개별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학습자마다 학습의 변화속도와 방법이 다르다. 이에 따라 교사도 단순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자의 특성을 파악해서 그에 맞는 학습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나명주 회장은 “단순히 가르치는 것만 교사의 전문성이 아니라며 교사에게 감수성,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하였다. 이어 “학부모와의 소통능력도 교사의 자질”이라고 덧붙였다.



02 미래교육과 학부모의 역할은?

학부모 의견 제공·소통 필요성 강조


  교육주체로서의 학부모 역할에 대한 비전도 제시됐다. 교육의 변화와 학부모에 대한 기대를 발표한 김승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문민정부 이후 학부모 자치조직이 아직 미완의 단계에서 성장하지 못한 이유를 진단하고, 교육이 교육전문가들의 의견만으로는 결코 완성할 수 없음을 역설하며 학부모 자치조직에 대한 변화를 촉구했다. 또,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제공하고 소통함으로써 시민사회의 균형 잡힌 판단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대중 서울대 교수는 평생학습시대가 학교 자체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촉발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학부모는 최초의 담임이자 평생 담임, 교육권의 원천적 소유자로 인정하며 교육권재학부모(敎育權在學父母)로서 중요성을 인지했다. 장 교수는 부모와 학부모의 담론적 지위를 구분하고 학부모의 재개념화를 주장하며 학부모의 의미를 ‘학습하는 부모’로 의미를 확장했다. 이는 평생학습 시대의 학부모를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지역 커뮤니티의 지속적 관심으로 일방적 학교 운영 극복


  학부모의 지역 공동체에서 생성된 학부모 담론은 상대적 자율성을 가진다. 양병찬 공주대 교수는 지역의 교육 과제에 대한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관심 유지와 역할 담당을 확장된 변화로 인식했다. 일방에 의해 학교 운영이 좌우되는 폐해를 극복하고 지역 전체의 교육적 의지를 견지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현행 학부모들과 교사들에게 책임을 온전히 묻고 있는 우리 교육의 환경을 전환할 때임을 강조했다.

  미래교육이라고 해서 교육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 세상이 급변하고, 학습자의 특성이 달라져 교육도 그에 맞춰 변화되는 것뿐이다. 교사와 교원단체가 앞장서 교육 변화를 주도하고 실천하며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내부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자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학부모도 교육에 적극적인 참여와 자치를 통해 교육주체로서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이번 학회는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여러 단체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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