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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기고글_ 평등한 출발선이 주는 의미

글_ 남경아 명예기자(현 고3·중3 학부모)




  지난 4월 9일, 고등학교 전면 무상교육이 실시된다는 뉴스를 처음 듣게 되었을 때가 기억난다. 고3과 중3인 두 아이를 가진 학부모로서 드디어 우리나라도 무상교육의 범위가 확대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학비 걱정을 덜 수 있겠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대학도 아닌 고등학교 학비가 무슨 그리 큰 부담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급식비, 교복비, 학원비에 유행하는 옷도 사주고 용돈까지 챙겨주다 보면 아이 둘을 키우는 보통의 가정에서는 분기별로 내야 하는 고등학교 학비가 부담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라도 국가 차원에서 공정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큰 힘을 실어주신다고 하니 학부모의 입장에서, 또 국민의 입장에서 교육에 대한 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받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

  두 아이를 키우는 동안 교실 내에서 일어나는 빈부 격차에 대해 너무나 슬픈 현실을 많이 봐왔다. 아파트 평수별로 몰려다니는 아이들, 빌라에 산다는 이유로 친구를 따돌리는 아이들, 부모의 경제적 수준을 과시하며 허영과 자만심으로 친구를 대하던 아이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어린 시절 빈부 격차로 차별받고 아파하고 있다. 두 아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항상 했던 이야기가 있다. 자기보다 약한 이를 포용할 수 있고, 자기보다 강한 사람 앞에서도 비겁하지 않은 사람이 되라고.


고교 무상교육, 누구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


  앞으로 시행될 고교 무상교육을 통해 가정환경, 사회·경제적 차이 등을 이유로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십여 년 전, 둘째 아이의 친구 중 형편이 어려웠던 아이 엄마의 걱정스러운 넋두리가 문득 떠오른다. 월급 받는 집이 부럽다고, 자영업은 경기 탓에 안정적인 수입 확보가 너무 어렵다며 앞으로 어떻게 두 아이를 대학까지 보낼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한숨 쉬곤 했었다.

  우리 주위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고교 무상교육이 하루빨리 자리 잡아 시행됨으로써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평등한 교육 기회가 제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아가 고교 무상교육을 넘어 대학까지도 무상교육이 확대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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