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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교육의 첫걸음, 올바른 인식이 필요한 때

글_ 이상희 소방청 119소방안전과 소방령


안전불감증 vs 올바른 인식

  ‘인식’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아는 일’이라고 적고 있다. 필자는 이 말에 ‘올바른’이라는 말을 더해 ‘올바른 인식’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올바른 인식이라는 말은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의 ‘불감’이라는 말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생각해도 억지가 아닐 듯싶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고의 원인에 대해 ‘안전불감증’을 먼저 이야기한다. 이 말은 결국 ‘사물을 올바로 분별하고 판단하지 못해 알지 못함’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서론이 길었으나 결론은 ‘안전불감증’이라는 말보다 지식의 부족에서 오는 ‘올바른 인식’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유 있는 삶 추구하는 현대인, 폭염 속 물놀이 증가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오고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여름방학이 다가온다. 필자도 유년시절 무더위를 피해 한 걸음에 달려갔던 외갓집에서의 추억이 떠오른다. 냇가에서 물놀이하고 원두막에 앉아 모깃불을 피워놓고 수박과 참외를 먹으며 귀신이야기를 듣던 낭만은 이제 안드로메다로 떠나보낸 지 오래지만 그래도 그때 그 시절이 그리운 건 여유가 그리운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현실일 것이다.

  워라밸과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는 최근 트렌드는 가족이나 친구, 단체와 함께 떠나는 여행과 캠핑, 레저문화를 즐기는 추세이며 폭염과 열대야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바다와 계곡을 찾아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는 즐거워야 할 여름방학이 순간의 선택과 ‘아차’하는 순간의 실수로 인해 사고로 연결되기도 한다.


장난으로라도 친구를 물(계곡)로 떠밀지 마라

  여름방학 기간에 많이 발생하는 안전사고로는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과 물에 빠져서 발생하는 익수사고, 벌 쏘임 등을 들 수 있다.

  사망까지 연결되는 열사병과 익수, 벌 쏘임을 안전불감증으로 매도하기엔 한계점이 있다. 횡단보도는 파란불이 들어올 때를 기다렸다가 건너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기다리기 귀찮아 그냥 건너는 무단횡단과는 다르게 폭염이나 물놀이는 또 다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사고 현장 경험을 통한 물놀이 안전을 이야기한다면 튜브나 구명조끼 착용, 물놀이 가능 표시가 있는 곳, 안전요원이 배치된 장소, 혼자 물놀이를 하지 말고 2명 이상이 함께할 것(어린이는 어른과 함께), 수영을 과시하거나 자신하지 말 것, 계곡에 갈 때는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계곡에서는 발을 다칠 수 있으니 신발을 신을 것, 음식물은 충분히 소화를 시킨 후 물에 들어가고, 준비운동을 할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 친구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건 물가나 계곡에서 장난으로라도 친구들을 물로 떠밀거나 빠트리는 장난을 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심폐소생술이나 소독과 지혈 정도의 응급처치 상식을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


여름방학 전, 119안전체험관 꼭 방문하길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119안전체험관이나 안전교육 전문기관에서 전문가를 통해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받아보자. 과거에는 주변의 어른이나 친구들로부터 배웠다면 이제는 체험시설이 갖추어진 곳에서 전문가를 통해 제대로 알고 배워야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물놀이 안전사고는 깊은 물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가슴 높이도 안 되는 물에서 갑자기 깊어지거나 발이 닿지 않아 허둥대다가 코와 입으로 물이 들어가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익수사고가 발생하면 수영을 못해서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오히려 수영 실력을 과신하여 깊고 먼 곳까지 갔다가 탈진 또는 다리 경련이 발생하여 사고로 연결되고 있다. 구명튜브나 조끼 착용도 무조건 맹신해서는 안 된다. 제품 자체가 단순한 물놀이용인지 인명구조용인지를 살펴 적절히 사용할 필요가 있고 올바른 착용법을 통해 성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전의식은 반복적 학습과 습관화를 통해 얻어진다

  안전의식은 결국 안전에 관한 지식과 체험을 통해 반복적으로 학습함으로 얻어지는 습관화만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를 통해 올바른 지식 습득과 체험이 필요하며 포털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검색할 때에도 꼭 검증된 자료인지 살펴보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안전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 필요하고 안전교육의 첫걸음은 올바른 인식에서부터 시작되므로 이번 여름방학은 출발하기 전에 온 가족이 119안전체험관에서 안전체험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다.


Tip 심폐소생술 순서와 방법

➊ 심정지 상태 확인하기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여보세요, 괜찮으세요?”를 외치면서 환자의 반응을 확인한다.
➋ 119 신고 및 도움 요청하기
환자의 의식(반응)이 없으면 큰소리로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하고 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오도록 부탁한다.
➌ 호흡 확인하기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10초 이내로 관찰하여 호흡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준비한다.
➍ 가슴압박 30회 시행하기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으로 환자의 가슴 압박점을 찾아 30회 가슴압박을 실시한다. 압박깊이는 약 5cm(소아는 4~5cm), 압박속도는 분당 100~120회를 유지한다.
➎ 기도개방하기
인공호흡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서 환자의 기도를 개방한다.
➏ 인공호흡 2회 시행하기
환자의 코를 막은 다음 구조자의 입을 환자의 입에 밀착시킨 후 환자의 가슴이 올라올 정도로 1초 동안 숨을 불어 넣는다. 인공호흡 방법을 모르거나 꺼리는 경우에는 인공호흡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가슴압박만을 시행한다.
➐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반복하기
30회의 가슴압박과 2회의 인공호흡을 119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반복해서 시행한다.
➑ 회복자세 취하기
환자의 호흡이 회복되었으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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