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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이공기초학문 연구 기지로 키운다

대학중점연구소 · 핵심연구지원센터

글_ 한주희 기자

대학중점연구소, 올해 신규 22개 등 지원 확대          
대학 연구소 특성화 · 자립화로 우수 연구인력 육성
대학 연구시설 공동 활용 올해부터 본격 추진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을 받는 한림대 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들]

[단백질 치료제 연구에 매진하는 최수영 소장(우)과 연구원]

  [실험실에 모인 최 소장과 연구원들]

 [기술이전으로 개발된 기능성 화장품]


  교육부는 올해 대학 이공학 학술연구 지원을 위해 662억 원을 투입한다. 신규로 지정된 22개를 포함, 총 92개 대학중점연구소와 20개 핵심연구지원센터가 그 대상이다. 두 사업은 교육부가 이공학 학술연구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역점 사업으로, 대학의 연구 거점 육성을 위한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사업과 연구장비 활용도를 높여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학중점연구소_ 한림대 생명공소학연구소]
치료용 단백질 연구로 차세대 과학기술 선도


  1994년 개소한 한림대 생명공학연구소는 단백질 치료제 연구에서 세계적인 선두그룹으로 꼽힌다. 단백질 치료에서 핵심이 되는 단백질 침투기술을 국내 최초로 연구, 1990년대 후반부터 국제적으로도 초기에 머물러 있던 기초·응용연구 대열에 일찌감치 합류했다.

  이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최수영 한림대 생명공학연구소장은 “단백질 치료제는 효과는 탁월하나 부작용이 적은 매우 효율적인 치료제이지만, 단백질은 고분자물질이기 때문에 세포나 조직내로 침투되기 어려운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단백질 세포 침투기술을 개발하여 다양한 인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단백질 치료법을 실용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응용력이 뛰어나 향후 모든 생명공학 관련 산업의 기반기술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단백질 치료란 질병이 발생하여 세포가 비정상이 되면 치료용 단백질을 처리해 세포를 회복시켜주거나 또는, 세포사(apoptosis)를 유도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생명공학에서 주목하는 차세대 연구 분야로, 최근에는 인체 질환이 세포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활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계적인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한림대 생명공학연구소는 2009년 대학중점연구소로 선정되며, 단백질 치료제 연구가 더욱 날개를 달았다. 9년간 매년 5억 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특화된 선진 연구에 박차를 가하면서 눈에 띄는 연구 성과들을 내놓았다.

  특히,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만 178편. 학술 발표는 238건에 이르며 국제 특허를 포함해 특허 출원과 등록은 각각 80건(미국 2건), 21건(미국 2건)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논문의 경우 우수 논문 기준으로 활용되는 JCR(논문 인용 지수) 상위 10% 이내에 드는 1등급이 12편, 2등급 19편, 3등급은 57편에 달한다. 국내 20여 개 대학과 연구소, 외국 7여 개 대학과 산업체에 침투성 단백질을 보내 그 효과를 검증받는 등 국내외 공동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공계 인재 양성 요람으로]
특허 출원 80건 등 기술이전·상용화 활발


  기술이전과 상용화에도 가시적 진전을 이뤘다. 강원 춘천은 바이오산업 단지가 조성된 지역으로, 지역 기업과 연계한 기술이전으로 2억 2천여만 원의 실적을 올렸으며, 단백질 침투기술을 이용한 주름 개선 화장품 단백질제재와 바르는 보톡스 등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최 소장은 “탁월한 연구 성과도 대부분 상용화되지 못하고 사장된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자 국내외에서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고, 20여 개가 넘는 회사를 직접 방문해 연구 발표를 하는 등 기술이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며 “지역 기업체에 기술지도와 기술이전을 통한 신제품 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공 분야 우수 인력 발굴과 육성은 가장 기쁜 일로 꼽는다. 연구소 내 치료용생체고분자 대학원 협동과정을 만들어 석·박사 4명을 배출했으며, 3명은 전임교수로 6명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미약품 등에 전임연구원으로 진출했다. 이곳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며 국내외 저명학술지에 수십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김대원 강릉원주대 치의학과 부교수는 “연구소가 단백질 침투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그룹에 속해 있다. 연구원으로 지원해 기술을 배운 뒤 본국에서 교수가 된 해외 학생들도 많다.”라며   “기초학문을 연구한 이공계 우수 인력의 취업 문이 좁다. 중점연구소가 안정적인 연구 활동을 지원해 도움이 컸다.”라고 웃는다.

  올해는 사업이 종료되는 중점연구소 중 우수한 성과를 거둔 8개 연구소를 후속 지원 사업으로 선정해 6년간 각각 42억 원을 지원한다. 후속 사업에 선정된 한림대 생명공학연구소는 최초 지원 사업에서 발굴된 뇌질환 중 파킨슨병과 뇌허혈 질환 치료용 후보 단백질을 개발해 지역 산업체에 기술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소장은 “국내 파킨슨병 환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뇌질환증 치료에 큰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안구건조증 단백질 치료제도 관련 기업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부작용 없고 효능 좋은 새로운 단백질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림대 생명공학연구소 연구 현장]

[전남대 핵심연구지원센터 개소식]



[핵심연구지원센터_ 대학 연구장비 공동 활용 지원]
올해 175억 원 20개소 본격 지원
 

  1980년부터 시작된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사업은 올해 더욱 확대된다. 지난해 70개에서 신규로 22개 연구소를 선정해, 총 92개에 487억 원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연구소 운영 방식과 연구과제 성격에 따라 최대 6~9년간 연 7~11억 원을 지원하고, 기초과학 분야 4개 연구소는 창의적·도전적 연구를 수행하는 자체 연구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는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 사업이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 사업은 대학의 연구장비를 연구 분야 단위로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노후화된 연구장비 교체와 전담인력을 충원해 핵심연구지원센터(Core facility)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초기 연구투자비를 줄이는 등 연구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는 경희대 광전자소재·소자분석전문센터 등 20개소를 선정, 총 175억 원을 지원한다. 이들은 최대 6년간 장비집적회비, 시설운영비, 장비전담인력 인건비와 장비 활용 연구비 등으로 연간 3~6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전남대 에너지 융·복합 핵심연구지원센터는 지난해 시범 조성을 통해 3개월 간  150건 이상 공동 활용 서비스를 제공했다. 공정장비 14점, 분석장비 13점 등 총 27점을 집적하고, 신재생 에너지 연구의 공정에서부터 분석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해 호응이 높다. 하준석 센터장은 “광주는 광융합 기반 기술·인력이 축적된 지역으로 수준 높은 연구자들이 모여 있지만, 장비 등이 노화화돼 활용이 저조한 경우가 있었다.”라며 “앞으로 장비사용료를 특화분야 핵심장비 도입 등에 재투자해 유관 분야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선도형 원천기술 창의 연구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시범 조성한 경북대 영남권 질량분석 지원센터는 10건 이상의 연구 과제를 수주하는 한편, 성균관대 MEMS·센서 플랫폼은 우수한 장비전담인력을 활용해 장비 수리비를 1/3로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교육부 관계자는 
  “숙련된 장비전담인력이 연구성과에 미치는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장비 집적이 완료된 이후에는 장비전담인력 육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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