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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는 세상을 향해

글_ 김용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특수교육학 박사)

 

  새해가 시작되었다. 시작은 늘 설레게 하며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 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새로운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변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전의 시간과는 변화된 모습들과 변화된 사회를 꿈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희망 속에서 사람들은 좋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발전을 해 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성숙하지 못함을 발견한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의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인식의 민낯을 전형적으로 보여주었다. 그 일을 지켜 보면서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약 25년 전 한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어느 지역에서 주민들의 강한 반대로 특수학교가 건립되지 못하는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라디오 진행자가 청취자의 의견을 듣고자 하였다. 그 당시 서글픔과 분노의 마음을 가진 채 통화를 시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25여년 전에 일어났던 일들이 데칼코마니처럼 우리 사회에, 그것도 OECD에 가입한 나라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왜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이러한 일들이 계속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혹자는 지역이기주의로, 다른 혹자는 물질만능주의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일 것이다. 즉 장애인은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없고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살아가는 존재로 가족이나 사회에 짐이 되고 부담만 준다는 편견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편견은 한정된 경험(장애에 대한 무지)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차별’이 존재함을 증명한다. 


  그러면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과 차별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그것은 ‘교육’으로부터 풀어야만 한다. 즉 장애를 가진 학생이 비장애 학생과 함께 배움으로써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통하여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리고 그 다양성은 ‘장애, 비장애’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 즉, 다양한 모습, 다양한 능력, 다양한 생각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을 교육 안에서 경험할 때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없어질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의 교육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특히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배우는 통합교육은 중요하다. 

 

 

모든이에게 교육은 권리
  교육은 권리이다. 이 명제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도 해당된다. 따라서 장애를 가진 학생에 대한 교육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단순히 교육권을 보장하는 것만으로 차별과 편견은 없어지지 않는다. 장애를 가진 학생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통합될 수 있도록 교육의 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적절하고 최상의 교육을 지원받아야 한다. 그리고 교육장소에 상관없이 비장애 학생들과의 통합은 다양한 형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비장애 학생들과의 통합이 없는 교육은 결코 사회통합을 이루지 못한다. 또한 장애인이 자립생활과 사회참여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직업생활을 위한 교육이 내실화되어야 한다. 현재 한정된 직종과 제한된 장소 안에서 이루어지는 진로·직업교육을 넘어 지역의 다양한 직업훈련기관 또는 직업제공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욕구와 능력에 맞게 다양한 현장 중심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통합된 사회를 꿈꾸며
  지난해 12월 4일에 교육부는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2018~2022)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 계획에는 크게 2022년까지 특수학교 22교 이상(특수학급 1,250학급) 신설 및 특수교사 확충, 통합교육 내실화 위해 장애유형별 거점지원센터와 치료지원전담팀 운영,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체제 구축, 장애공감문화 확산 및 교육부 특수교육조직 확대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들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수교육뿐 아니라 일반교육체계의 변화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이 함께 가는 사회, 더 나아가 교육이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모두 배려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차별과 편견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2018년, 편견이 없는 교육으로부터 통합된 사회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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