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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우리 교육에 바란다

글_ 구영목, 김길동, 김혜림, 노익희, 이미경, 양지훈, 최석원 명예기자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부도 기틀을 새롭게 정
비하고 희망이 싹트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을 맞아 교육가족들은 우리 교육
에 어떤 바람과 기대를 안고 있을까요. 『행복한 교육』 명예기자 7인이 전하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교육계 조화와 균형에 교육부가 중심에 서길”

글_ 김길동 풍문고등학교 교감

 

 

  교육부는 우리나라의 교육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미래 한국의 나침반입니다.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사회와 시대 흐름을 직시하는 혜안으로 그야말로 교육의 본령에 부합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국가의 미래와 국민 행복을 만드는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선 교육부는 교육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교육수요자인 국민적 합의를 전제한 국가 교육 시스템의 재정비를 주관하는 주무부처로서 교육부의 기능이 온전히 회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모든 교육개혁은 교사를 통하지 않고는 실효성이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직의 전문성 신장과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의 교육환경 개선 그리고 교사의 행정 업무 경감 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특단의 조치를 강력히 추진해야 합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고용이나 복지 정책과 연동되는 정책을 발굴, 시행하여 사회 전반의 체제와 문화를 변화시키는 주체도 되어야 합니다.
  교사의 사기 진작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 개발 및 시행, 예측 가능하고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대비할 수 있는 대학 입시의 방향 제시, 교원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원 평가 제도 개선, 그리고 각종 교육단체를 아우르는 교육대토론회 등을 통한 교육계의 대타협을 교육부는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명실상부한 교육입국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새 정부가 성공하는 정부가 되고 교육부가 국가 교육의 중심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직함과 당당함을 키우는 교육으로”

글_ 노익희 BUK인재교육원장

 

  지난 5월 9일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는 94세 어머니가 형에게 업혀 기어이 투표장에 나가 직접 대통령을 뽑으셨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선거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직선제로 뽑은 대통령이 13번이니 어머니도 13번을 투표하신 셈입니다.
  성남시 시장의 가게 십여 개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그만 돌아가신 후 사기를 당하시고 길거리에 나 앉은 어머니는 정직한 사람들과 정당한 사회를 무척 갈망하셨습니다. 무학으로도 홀로 사남매를 키우시고 아흔을 훌쩍 넘기신 어머니는 의롭고 정당한 인생을 사신 분입니다. 길거리에 나 앉은 어머니를 지켜 주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자식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자식들 때문에 울지 않고 의지를 키웠던 어머니, 무허가 판자집에서 살며 과자를 팔다가 용역들의 폭력에 손목을 크게 다쳤던 어머니는 아이들이 바르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에 힘을 쏟으셨습니다. 스스로도 글을 배우고 싶어 하셨던   어머니는 독학으로 한글을 깨치시고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즐겨 하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그토록 염원하고 선택한 새로운 정부의 모습은 정당함을 추구하고도 늘 당당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꿈꾸십니다. 그리고 그런 교육이 골고루 이뤄지기를 가장 바라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학교를 학교답게”

글_ 최석원 학부모

 

  학부모는 아이의 학년이 올라가는 만큼 비례하여 함께 성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교육과 관련하여 가장 정점에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런 제가 꼭 바라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대한민국의 학생과 학부모가 사교육 부담에서 벗어나 공교육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것. 둘은 선행학습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도 명시한 자신의 학년에 맞는 학습을 한 학생들이 패널티를 받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2학년인 현재, 11년 가까이 학부모로서 아이와 함께 호흡하면서 바라왔던 건 학년에 맞는 학습을 하는 학생이 대접받는 나라입니다.
  ‘대학에서 완전한 학생을 뽑을 것을 요구한다. 너무 지나친 것 같다.’는 모 교육방송에서 고등학생의 볼멘 인터뷰가 아직도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는 새 대통령님께서 “나라를 나라답게, ‘답게’ 하자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답게’ 하자는 얘기는 없는 것을 만드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사교육 시장이 발붙일 수 없는 자연스러운 시스템을 만들어 공교육을 바로세우고 학생이 학습 스트레스 없이 자신의 학년에 맞게 학습하는 선행학습금지법에 정한 원칙이 잘 지켜져서 학교가 원래의 기능에 충실한 학교다운 학교가 되게 만들어 주는 일, 이번에는 꼭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아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글_ 구영목 어린이집 원장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는 생애 첫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 유아교육이 이뤄집니다. 아이의 시작을 함께 하기에 유아교사에게는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에 대한 몰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교수 행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자연스럽게 유아의 학습에 대한 동기와 몰입, 성취에도 영향을 주리라 봅니다. 아이들이 다가와 이면지에 편지를 적고 색종이와 색지로 팔찌를 만들어 건네며 “선생님, 선물이에요.”라고 수줍게 말할 때면 또 한 번 사랑스러움을 느끼지요. 그러나 교사로서 행복감과는 별개로 가장 중요한 직무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교육 환경은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교사 한 명이 정말 다양한 여러 업무를 도맡아 하는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의 경우,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온전하게 마음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장이 개선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평가로, 교사들이 내실 있는 교육과정에 힘쓸 수 있는 평가가 되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 가지 더 바란다면 누리과정이 유아교육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가 예산이 확보되고, 사업의 주체와 책임이 분명해지길 기대합니다.
  교사의 질이 곧 교육의 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 스스로 주체가 되어 계속적으로 현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교육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목표는 교사와 아이가 모두 행복하게 어우러지는 참된 교육이니까요.

 


“학교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변화를”

글_ 이미경 청옥초등학교 교사

 

  어느 학부모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학교에서는 최소한의 인성을 배우고, 학원에서 지식을 쌓는다.”라고. 뿐만 아니라 학교는 가르치고 배우는 곳보다는 ‘교육실적’을 쌓는 곳으로 바뀐 것 같다고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셨습니다. 말씀 하나하나 겸허히 경청하며 교육자로서 우리 교육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되돌아봅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건강하게, 즐겁게, 행복하게 공부하고 있는가를 제대로 보고 있는가. 혹시 수많은 보고서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아이들의 모습을 ‘실적’이란 이름으로 교육정책의 효과만 따지지는 않았을까.
  이제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교육정책을 일방적으로 실행하기에 앞서 학교 현장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에 보다 귀를 기울여 주세요. 아무리 좋은 교육 자료를 만들고 개발해 학교 현장에 배포한다 해도 이를 실행할 현장의 여건과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그림의 떡’에 불과할 뿐입니다.
  바라옵건대 새 정부의 출범은 새 교육의 출발이 되길 희망합니다. 무릇 새 교육이란 학교가 가르치고 배우는 곳으로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여정이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변화가 되길, 학생 한 명 한 명이 행복하게 될 지름길이 되길, 이로 인해 공교육에 대한 생각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고졸 취업생에게 더욱 열린 기회를”

글_ 양지훈 안산공업고등학교 교사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학생, 학부모, 교사, 기업 모두가 함께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형식적이지 않고 실천적인 직업교육으로 학생들의 꿈이 실현되는 날을 누구보다 오래도록 꿈꿔 왔습니다. 한 발 일찍 자신의 꿈을 향하여 나아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더욱더 행복한 직업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바람을 적어봅니다. 하나, 안전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직업교육이 되길 바랍니다. 실습 현장 공간의 안전 진단을 통하여 안전 위험이 예상되는 공간이 사전에 예방되고, 실습 현장 전 안전 복장 점검 및 안전 교육이 반드시 실시될 수 있는 안전 지킴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둘, 스펙 쌓기가 아닌 전공 실력을 쌓는 능력중심의 직업교육이 되길 바랍니다. 능력이 우선시되어 직업 현장에서 실력을 통하여 능력을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구축되길 희망합니다. 셋, 계속해서 꿈을 찾고 실천할 수 있는 직업교육이 되길 바랍니다. 현재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일·학습병행제가 실시되고 선취업·후진학 제도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안정적인 직업교육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고졸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취업 현장의 소중한 자기계발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넷, 학교현장과 실습현장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직업교육이 되길 바랍니다. 학생, 학부모, 학교, 기업, 전문가 등이 직접 방문하고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공유하여 생생한 직업교육 현장을 통한 이해가 이루어진다면 직업교육이 더욱더 효과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 과정이 중요시되는 직업교육이 되길 바랍니다.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기초교육부터 심화교육까지 체계적인 단계별 직업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적성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마련되어 자신의 전공과 연계하여 폭넓은 직업분야를 탐색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비 부담 덜고 꿈꾸는 청년으로”

글_ 김혜림 고려대학교 대학생

 

  대한민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장미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며 달라질 대한민국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대학생으로서 우리사회에 산적한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희망을 가져봅니다. 해마다 거론되는 등록금 인하는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는 희망 가운데 하나입니다. 몇몇 국립대학을 제외한 대부분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큰 부담입니다. 학생들 스스로의 힘으로 충당할 수 없기에 사회의 출발선부터 빈부격차를 만들기 시작한다는 비판에서 언제나 자유롭지 못합니다. 나아가, 대학생의 주거 문제에서도 희망을 엿볼 수 있을까요. 대학에서 제공하는 기숙사가 부족한 탓에 부담스러운 월세를 감수하며 고시텔이나 원룸에서 지내는 학생들이 적지 않기에 또 다른 희망을 가져봅니다.
  한 가지 더. 한 학기 대학생활을 결정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학생의 요구가 반영된 학사제도 개편으로 우리가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개선되길 기대해 봅니다. 대학생들의 교육권이 침해되지 않는 나라, 새 정부에서는 원하는 학문을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하며 자신만의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교육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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