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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① 손안의 세상에 갇힌 대한민국 아이들

글 _ 박종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디지털포용서비스팀장

  코로나19로 비대면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는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년 대비 증가하여 학교현장의 고심이 깊다고 한다. 이와 같이 코로나19는 비단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그중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의 사용량 증가를 꼽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0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23.3%가 과의존 위험군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5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유아동은 27.3%, 청소년은 35.8%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조사되어 전 연령대 중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고, 전년 대비 상승폭도 높아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기기를 이용하는 행동과 심리 간 관계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과의존예방상담센터로 개소된 이래 올해로 20년째를 맞이 하는 ‘스마트쉼센터’는 인터넷 및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해소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능정보기술 확산이 가속화됨에 따라 향후 발생 가능한 새로운 역기능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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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경에서의 스마트폰 과의존 심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초·중·고교생들은 비대면 원격수업이 익숙해졌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로 인해 학업이나 여가 등을 이유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량은 자연스레 증가하게 되었다. 이는 전반적인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아동 및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많은 갈등과 고민을 야기하고 있다.


애가 공부한다고 태블릿을 하는데, 공부를 하는 건지 노는 건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하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해서 맨날 싸우게 되네요


  위와 같은 사례는 아동과 청소년을 자녀로 둔 가정에서는 비일비재한 상황일 것이다. 갑작스러운 팬데믹으로 일상의 리듬이 깨지고, 사람과 대면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틈을 스마트폰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을 적절히 사용하고자 하는 자기 조절력이 저하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또는 심리적 건강에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며 악순환이 심화 되고 있다.


가정-학교-지역사회의 체계적·유기적 연계 강화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발생하는 역기능에 대응하고, 바른 사용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나라는 3년을 주기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예방·해소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과의존에 취약한 아동 및 청소년 대상의 바른 스마트폰 사용문화 확산을 위해 가정-학교-지역사회를 체계적·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교육, 상담, 캠페인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가정에는 디지털 세대의 자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교육을 지원하거나 관련 콘텐츠 동영상을 제공하고, 자녀 양육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해줄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등 부모의 인식 제고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확대·추진하고 있다. 초·중·고교생의 경우 반기별 1회 이상 예방교육을 의무화하였고, 관련 교육을 대상별 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원은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해소를 위한 역량 강화 직무연수를 통해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원활한 지도·관리를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교육·상담 유관기관 간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필요한 서비스가 적재적소에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디지털 세대가 행복하고 건강하기 위한 필요조건

  아동 및 청소년에게 인터넷과 스마트폰 세상이 배움과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국 18개 스마트쉼센터에서는 다양한 맞춤형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쉼센터에서는 대상자의 상황에 따라 상담센터 또는 가정에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때 책은 상담의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아직 자신의 의사나 욕구를 명확히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미성숙한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책이 상담의 좋은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사와 함께 책을 선정하고 읽어나가면 그 이야기 속에서 교육, 성찰, 치유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아동 및 청소년은 긍정적·주체적으로 동기화되고, 이는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상담시간에 스토리텔링의 방식으로 대화를 나눔으로써 책의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능동적·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수용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로 야기된 언택트 환경으로 인해 손안의 스마트폰 세상에 갇힌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한 백신을 준비하고 이를 접종해 나간다면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향해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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