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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정종철 교육부 차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교육안전망 갖추고 학교 일상회복하는 일”

대담·글 이순이 편집장

현재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촘촘한 교육안전망을 갖추어 학교의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다.



  지난 3월 5일 집무실에서 만난 정종철 교육부 차관은 현재 가장 시급한 교육현안으로 ‘학교의 일상회복’을 꼽았다. 1990년 공직에 입문한 이래 교육부 정책기획관, 학생복지정책관,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하며 교육정책 전반을 총괄해온 정 차관은 감염증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12월 25일 교육부 차관에 취임했다. 당시 수도권 지역의 모든 초중고가 2월 말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시점이었기에 ‘학교의 일상회복’과 ‘아이들의 온전한 배움과 성장’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을 것이다.


  정 차관은 “철저한 방역과 탄력적인 학사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등교를 확대하고 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학습격차와 정서적 결손을 보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등교확대를 통해 일상으로의 회복을 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응한 학교, 교원 등의 새로운 역할을 정립하고 미래교육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뜻도 내비쳤다. 그 구체적인 구상들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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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초등 저학년, 장애 학생 우선 등교

  취임 이래 일반학교, 특수학교, 대학 기숙사 등 방역실태를 점검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새 학기 등교확대를 위해 어떻게 대비해 왔는가?


  “유아, 초등 1~2학년, 특수학교(급) 등을 우선하여 등교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라는 정 차관은 “인지적, 정의적 발달단계에 맞게 대면교육이 필요한 유아, 초등 1~2학년, 특수교육 대상자는 거리두기 2단계까지 학교밀집도를 적용하지 않으며, 밀집도 자율결정이 가능한 소규모학교의 기준도 상향 조정함으로써 등교수업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작년 소규모학교 기준이 300명 내외였다면, 올해에는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을 넘지 않는 400명 이하의 학교까지 적용대상이다. 


  방역과 학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 차관은 “5만여 명 규모의 방역 인원을 투입하고 과밀학급을 해소하기 위해 교원 2,000명과 특수학교(급) 보조인력 3,500명을 배치하여 등교확대에 따른 방역 지원을 강화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대학의 경우,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대면수업 비율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대학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기숙사 입소 학생과 해외 유학생을 변이바이러스 위험으로부터 예방하기 위해 대학과 지자체 간의 협력체계를 강화하도록 조치했다. 


등교확대-집중 학습 지원-원격수업 질 관리

  작년 감염증 확산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개학 연기와 원격수업은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었지만,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교육부는 교육안전망에 대한 어떤 대비책을 가지고 있을까?


  정 차관은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 첫째, 등교수업을 확대하고 둘째, 초등 저학년 과밀학급에 기간제교원을 추가 배치(2천 명)하여 기초학력 협력수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은 두드림학교(5,000교)와 학습종합클리닉센터(142개소)를 통해 학습지도·정서상담 등을 집중 지원하겠다.”라며 “마지막으로 공공 LMS 화상 강의를 지원해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한편, 25만 2천 실에 기가급 무선망을 구축하는 등 원격수업의 질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판 뉴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작년 전국적으로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교육계에서는 ‘혁신’의 새바람이 일었다. 미래로 한 발 나아가기 위한 미래교육 대전환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 중심에는 한국판 뉴딜 대표사업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통해 학교공간혁신과 디지털·친환경이 가져올 교육의 변화에 대해 질문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대해 정 차관은 “시설 개선사업에 그치지 않고 교수학습 혁신과 미래형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미래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연하고 다양한 학교공간,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교실, 친환경·생태교육 환경, 학교시설 복합화 등 융합적인 요소를 구현함으로써 향후 교육 대전환을 뒷받침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3,345억을 들여 초중고의 노후건물 761동을 디지털 기반의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하기 시작하여 2025년까지 18조 5천억을 투입해 2,835동의 건물을 미래학교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정 차관은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교실 구축으로 온·오프라인 융합 수업이 가능하고, 에듀테크를 활용한 개별 맞춤형 학습 지원이 가능해 학생 중심 수업이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준비과정 착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고교학점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고교학점제는 수요자 중심의 유연하고 창의적인 공간이 필수적이다.


  정 차관은 “그렇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외에도 학교공간혁신, 교과교실제 등 학교 공간을 조성하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학점제 운영 기반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교학점제는 2018학년도에 시작된 연구·선도학교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마이스터고에 도입됐다. 2022년에는 전체 직업계고 도입, 일반계고 제도 부분 도입을 거쳐 현재 초6이 고1이 되는 2025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 전면 적용된다. 교육부는 최근 고교학점제 종합추진 계획을 발표했는데, 고교학점제 도입 준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이에 정 차관은 “학점제 운영을 준비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사항인 교육과정, 졸업, 평가제도가 마련될 예정”이라며 “2022년 국가교육과정 개정·고시를 통해 고교학점제에 맞게 교과목 구조를 개편하고 총 학점 수가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조정된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학점 취득을 위한 이수기준을 설정하고 미이수(I) 도입과 같은 학점 기반의 졸업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한다. 고교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인 만큼 학점제가 교육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교원도 확충한다. 


  “올해 교육지원청에 122명의 교과 순회교사를 배치했으며, 내년까지 1,600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설계 전문가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양한 학업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경우 학교 밖 전문가를 교수자원으로 활용하고 예비·현직 교원의 복수전공·부전공을 활성화해 학생 맞춤형 교육이 고등학교에서 구현될 수 있게 지원체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사회적 협의 거쳐 구체적 교원양성 방안 마련

  고교학점제 도입 외에도 올 하반기에는 인공지능 교육과정이 도입되며, 비대면 수업의 확대로 교원들의 디지털 교육역량도 요구되고 있다. 교원양성 단계에서부터 현직 교원까지 미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교원양성 시스템이 필요한데, 교육부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물었다.


  “교원들이 미래사회 변화에 따른 필수적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원양성체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작년 국가교육회의 주관으로 사회적 협의를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 시안을 마련하여 주제별 토론회, 공청회 등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정 차관은 “특히 인공지능과 공존, 디지털 교육역량, 기후·생태환경, 포용성과 다차원적인 감수성 등 미래 교원에게 요구되는 필수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원양성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아울러 교과 융합, 복수 교과 지도 등 다교과 지도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원의 미래소양 함양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유·협력의 새로운 고등교육 패러다임

  고등교육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디지털 혁신공유대학을 통해 첨단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대학 간 공유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대학별로 비대면교육 및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과정의 개편, 학사구조 유연화 등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다. 신기술 분야의 경우 대학별로 교육 콘텐츠, 우수 교원, 기자재 등이 부족해 공유와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대학들이 공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과정에 대한 경험이 생겼고,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등 공유대학 체계를 이미 운영하고 있어 공동교육과정 개발·운영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 차관은 “특히 신기술 분야 인재양성에 있어서 지역 간, 대학 간의 역량 차이를 뛰어넘어 함께 성장하는 고등교육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고숙련 전문기술인재 키우는 마이스터대

  교육부 사업 중 올해 새롭게 마이스터대가 시범 운영된다. 실무중심의 교육을 강조하는 전문대학과는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기존에 전문대학에서 운영하던 전문학사과정과 전공심화과정(학사)에 단기 직무과정과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새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한 정 차관은 “중등-고등 직업교육 간의 연계를 강화해 직업계고 졸업생, 재직자 등이 고숙련 전문기술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면서 체계적인 성장경로를 제시하고자 한다.”라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교육부는 마이스터대의 전 과정을 직무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편하고 현장 전문가를 전체 교원 60% 이상으로 구성해 실용성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정종철 차관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질문했다.

  “엄중한 시기에 전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안타까움과 걱정, 책임감으로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올해에는 학교의 일상을 회복하여 학생·교원·학부모님들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와 함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와 고교학점제, 2022 개정 교육과정, 인공지능(AI) 교육 등을 통해 미래교육으로의 도약을 위한 학교교육 혁신을 본격 추진하고, 대학 간 경쟁 체제를 넘어 공유와 협력이라는 새로운 고등교육 패러다임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나아가 국민의 전환기적 삶의 준비를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평생학습 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데 힘쓰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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