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전남 영암여자중학교 동아리 ‘스타트업’ - 학교 안으로 들어온 마을공동체, 지역과 상생하다

이순이 편집장

  전남 영암여자중학교(교장 김영경)는 1학년생 44명을 대상으로 마을과 학교를 연계한 특색있는 동아리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이 영암지역의 농업생산, 특산물 가공 및 유통 판매, 문화, 체험, 관광 등 영암을 둘러싼 6차 산업의 생생한 현장을 경험하고 나눌 수 있도록 마을과 학교가 협력하고 있다. 온 마을이 학교가 되는 생생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암여중은 마을과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6차 산업으로 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지역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워주고 있다. 무화과 수확 후 학생들과 농장지기, 마을학교 선생님, 영암여중 선생님이 한자리에 모였다. 영암여중은 마을과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6차 산업으로 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지역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워주고 있다. 무화과 수확 후 학생들과 농장지기, 마을학교 선생님, 영암여중 선생님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남 영암의 마을학교 ‘다올’ 선생님들은 격주 금요일에 영암여중을 찾는다. 2~3학년들이 각자 흩어져 동아리 활동을 하는 동안 1학년 44명은 영암의 특산물인 고구마, 무화과, 대봉감 팀으로 나눠 마을학교 선생님과 동아리 담당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농업생산에서부터 특산물 가공, 판매유통, 영암의 문화와 체험 거리, 관광 등 6차 산업 전반에 대해 배운다. 


  1년 과정(3~12월)으로 진행되는 자유학기 동아리 활동은 마을과 지역의 교육인프라가 총망라되어 학생들을 지원한다. 농사를 짓는 생산자가 직접 지역 특산물에 대해 알려주고 농촌융합교육과 가공센터견학, 영상·미디어 교육과 빅데이터 교육 등도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농작물을 수확하고 지역 특산물을 가공 상품화하여 직접 판매에도 나설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특산물이 생산과 유통에서 멈추지 않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 산업으로 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지역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다.


  동아리를 담당하는 노세연 영암여중 선생님은 “보통은 마을공동체가 일회성 행사나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학교에 들어오는데, 우리 학교는 정규 교육과정(동아리 활동) 안에서 마을공동체가 함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면서 지역 특산물을 4차 산업과 융합시키고 아이디어를 가공해 내는 6차 산업까지 원스톱 교육이 가능해졌다.




영암의 특산물인 무화과 재배 현장을 찾아 정한웅 농장지기의 설명을 들으며 수확체험을 하는 학생들 영암의 특산물인 무화과 재배 현장을 찾아 정한웅 농장지기의 설명을 들으며 수확체험을 하는 학생들



영암의 특산물인 무화과 재배 현장을 찾아 정한웅 농장지기의 설명을 들으며 수확체험을 하는 학생들 기계가 고구마밭을 훑고 지나가면 땅속에 숨어있는 고구마가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고구마 수확법으로 땅 위에 모습을 드러낸 고구마를 학생들이 열심히 상자에 담고 있다.



영암의 특산물 ‘무화과 수확하기’

  일행이 학교를 방문한 10월 8일은 고구마 팀과 무화과 팀의 수확체험과 대봉감 팀의 시제품 제작을 위한 네이밍과 포장 디자인 활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외지인에게는 생소한 무화과 팀을 따라가 봤다. 


  무화과는 ‘꽃이 없는 열매’라고 한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수술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전달되어야 하는데, 꽃을 피우지 않고 어떻게 열매를 맺을까? 학교에서 차로 5분 거리의 비오무화과농장 정한웅 대표는 영암여중 학생들 앞에서 “무화과는 내부에 꽃을 품고 있으며, 크기에 따라 2,000~2,800개의 꽃이 핀다.”라고 설명했다.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는 무화과가 터키에서 어떤 경로를 거쳐 영암까지 오게 되었는지, 2,100평 규모(하우스 9동)의 하우스에서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스마트 농장 등을 소개하자 학생들도 호기심을 내비쳤다.


  정한웅 대표는 “5~6년 전만 해도 국내 무화과 생산량의 80%를 영암에서 재배했는데, 지금은 하우스 재배가 가능해지고 기후변화 등으로 재배지가 확대되면서 62%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라며 “무화과는 수확하고 3~4일이 지나면 물러지기 때문에 수입이 불가능한 과일로 유통이 발달해 국내 농가의 시장 전망이 밝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시설재배는 노지재배에 비해 농산물의 품질이 우수하고 기후 영향을 덜 받아 수확량도 1.5배 정도 많다고 한다. 한창 무화과 수확기인 10월 중순 농장지기의 설명을 들으며 학생들이 무화과 수확에 나섰다. 


  조정아(1학년) 학생은 “무화과 재배 현장은 처음이다. 고구마처럼 땅에서 캐지 않을까 생각했다. (웃음) 무화과를 딸 때 나오는 진이 알레르기를 일으켜 긴 옷에 스카프와 장갑을 끼고 작업했는데, 더웠지만 재미있었다.”라고 했으며, 김민지(1학년) 학생은 “할머니가 농장을 하셔서 무화과 재배가 까다롭다고 알고 있다. 스마트 농장에서는 작물이 날씨 영향을 덜 받고 먼 곳에서도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하옥 마을학교 선생님은 “청년이 다시 돌아오는 마을로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라며 “마을과 함께한 다양한 경험들이 아이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거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고구마, 무화과, 대봉감을 활용해 가공품을 만들려는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담긴 포스터고구마, 무화과, 대봉감을 활용해 가공품을 만들려는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담긴 포스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품에 도전하다 

  한편, 최근 고구마 팀과 무화과 팀, 대봉감 팀은 10대 감성을 담은 시제품 준비에 한창이다. 대봉감 팀에서는 젤리와 푸딩이 잘 어우러져 달콤함과 쫄깃쫄깃한 식감의 ‘봉젤푸’(시제품명)를 비롯해 대봉감 와플에 대봉감과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디저트로 젊은 층을 겨냥한 ‘뽕아뽕와’(시제품명)를 아이디어로 내놓았다. 무화과 팀에서는 노화 방지와 소화 기능이 탁월한 무화과를 이용한 시리얼을, 고구마 팀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하여 고구마 맛 초코 음료를 제안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시제품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동안 생산자와의 만남, 가공센터 방문, 농산물 수확 등으로 학생들이 지역사회를 알아 왔다면 가공품 제작은 역으로 지역 특산물의 무한한 가능성을 시험하는 자리로 연말에 유튜브를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영상촬영 및 편집기술을 가르치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교육도 진행했다.


  노세연 선생님은 “올해 첫 시도이다. 마을학교에서 생산자와 MOU를 맺어 다방면에서 지원을 하지만, 교육전문가가 아니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마을학교와 선생님들이 수차례 회의를 거쳐 수정 보완하는 한편,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교육과정에 반영해 왔다.”라고 전했다.


  학교와 마을의 상생으로 교육은 더욱 풍성해졌으며 지역 인재도 양성되고 있다. 처음엔 ‘우린 농사 안 지을 건데, 이런 걸 왜 배우냐’라고 묻던 학생들도 지역사회에 조금씩 눈을 돌리고 있다. 학생들은 지역사회를 알아가면서 우리 마을에 농사 외에도 다양한 일자리가 있음을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