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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와 너무 다른 아이들, 어떻게 바로잡죠?


글_ 이유진 고양 백양초등학교 교사

새 학기 조용하면서도 잘 따라주는
아이들 덕분에 최상의 학급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제가 알던 아이들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활기’를 넘어 ‘뒤죽박죽’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어떻게 바로 잡아가야 할까요?


  어느 학급에나 일어나는 일입니다. 새 학기 시작 후 3달이 접어드는 5월쯤이 되면 아이들 간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학급 내에서의 그룹핑(grouping)이 본격화됩니다. 그러다 보니 3, 4월의 학급 분위기와는 다른 분위기가 생겨나기 마련이지요. 이럴 때에 새내기 교사들은 자신들의 능력 부족으로 학급 분위기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책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5월쯤이 되면 아이들은 담임선생님에 대한 파악도 어느 정도 되고, 낯선 교실 환경에도 익숙해져서 조심스럽던 모습에서 편한 본래의 성향들이 나오게 됩니다. 그러니 이제 아이들과 학급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재정비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1. 우리 학급 내 그룹 관계를 파악해요.

  학급도 엄연한 집단입니다. 아이들도 집단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름의 법칙을 따릅니다(그룹에 소속되려고 한다, 그룹의 아이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한다, 그룹 내에서의 자기 역할을 갖는다). 이렇게 그룹이 생기면 그룹 내에서도 서열이 존재하고 그룹별로도 서열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를 파악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 학생도 파악해둡니다.


2. 선생님과 아이들의 관계를 더욱더 돈독하게 만들어요.

  그룹핑이 점점 단단해지기 시작하면 아이들에게 교사의 영향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아이들 한 명, 한 명과의 관계를 더욱 세심하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아이들 마음을 알 수 있는 일대 일 상담(그동안 학교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일, 좋아하는 친구, 선생님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 등)과 한 명 한 명의 컨디션을 챙길 수 있는 아침 맞이(아프진 않는지, 외적인 변화 알아차리기, 기분이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 등)와 하교 인사(선생님과 하는 일대 일 인사법 정해서 하기-악수, 허그, 주먹치기, 하이파이브 등)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준답니다. 이렇게 끈끈해진 관계는 학급 운영의 기초가 됩니다.


5월쯤이 되면 아이들과 학급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재정비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3. 학급생활 돌아보기(학급회의)를 해요.

  한 달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 정도의 주기를 두고 학급생활 돌아보기를 합니다. 여러 사람이 생활하는 곳이기에 좋은 일, 불편한 일이 모두 일어나게 됩니다. 학급 내에서 일어난 일들을 지속적으로 좋았던 일, 불편한 일들을 함께 이야기해봅니다. 특히 불편한 일들은 이야기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불편한 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정해봅니다. 이렇게 학급생활 돌아보기를 지속적으로 하면 학급이라는 공동체를 평화롭게 만들어가기 위해서 아이들이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한 경계 세우기에 도움이 됩니다.


4. 교실을 모두가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요.

  교실을 누구와도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친하지 않은 친구와는 노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모두가 놀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수준별로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을 준비해준다거나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우리 학급 친구들이 도전할 수 있는 놀이(공기놀이, 전통 딱지치기 등)를 선생님과 함께 해봅니다. 또한 수업 시작할 때 도입부나 수업이 끝나고 잠깐 남는 자투리 시간에는 학급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체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하지 않은 친구들과도 접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제공해줍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입니다. 학급을 구성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서 학급공동체를 세우는 세부적인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도 아이들도 행복하고 편안한 학급을 만들기 위한 가장 기본은 무엇보다도 관계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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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생활 돌아보기(학급회의)를 할 때에 알아두세요.
•모두가 이야기하도록 해요.
•친구의 이야기는 끝까지 듣도록 해요.
•선생님의 이야기도 학생과 같은 무게가 있도록 해요.
•불편한 일이 줄어들 수 있는 방안은 되도록 긍정의 말로 표현해요.
ex.) 수업 시간에 떠들지 않기 →
선생님과 친구의 말에 집중해요.

•누군가를 비난하는 표현은 하지 않고 당시 있었던 상황만 말하도록 해요.
ex.) ○○이가 ○○이한테 ~~~이라고 했어요. →
~~이라는 표현을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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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선생님은 청주교대를 졸업한 후 18년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
혁신학교인 고양 백양초등학교에서 6년째 교육
혁신을 일구고 있으며, 특히 저경력 교사를 위한 컨설팅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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