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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를 위한 교육

글_ 송해덕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Z세대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로,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자라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텍스트보다 이미지, 영상을 선호하며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뿐 아니라 생산자의 역할도 수행한다. Z세대의 특성을 살펴보고, 이들을 위한 새로운 교육 방식에 대해 논의해본다.


  “너의 생일을 축하해도 될까?” 얼마 전에 한 매거진에서 읽은 어느 대학생의 칼럼 제목이다. 모바일 메신저의 생일 알림 서비스를 보면서 생일축하 메시지나 기프티콘을 보내고 싶어도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주저해 보내기 어렵다는 요지의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Z세대보다 앞선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의 부모 세대들에게는 생일을 알고 있을 정도면 응당 친한 친구이니 축하는 물론이고 오히려 한턱내라고 했을 것이다. 생일 알림 서비스로 생일을 알게 되는 사람은 늘었지만, 정작 생일을 축하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드는 아이러니가 생기고 있다. Z세대들이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미래교육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Z세대=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디지털 네이티브를 들 수 있다. 미국에 이민을 간 1세대들이 영어를 고민하며 생각해 사용하는 원주민 세대라면,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는 영어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네이티브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사용이 공기를 마시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세대이다. 이들은 멀티태스킹을 위해 다섯 개 이상의 스크린 사용을 선호하고, 주의시간이 평균 8초 정도로 짧으며,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로 소통하는 특징을 지닌다고 한다. 영상으로 보는 게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간단하게 말하고 표현하는 것을 즐겨한다. 커피숍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를 ‘아아’로 주문하고, 맛있다를 ‘JMT’로 표현하는 세대이다.

  Z세대는 여느 세대보다도 자기애가 큰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의 높은 자기애를 들여다보면 이유가 있다. 2018년 조사에 의하면 여느 세대보다도 20대의 취업률이 가장 낮고, 취업경험 중 정규직의 비율도 고작 7%에 불과하다고 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다고 하나 정규직 자체를 찾기 힘든 일자리 환경에 있다 보니, 순간순간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한동안 유행했던 자기계발서가 이들에게 더는 팔리지 않는 이유이다. 한 분야에서 15년 이상을 일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조언보다는 유튜브에서 먹방을 보는 것이 작지만 더 확실한 행복을 준다.

  Z세대는 여느 세대보다도 사회가 공정해야 한다고 믿는 세대이기도 하다. 공정한 사회에 대한 믿음은 Z세대의 자기애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Z세대를 위해 사회가 특별한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는데, 적어도 사회가 그들에게 불리함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꿈과 진로를 키워주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이 ‘금수저 전형’으로 운영되는 폐단을 보고, 수시 폐지와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제시된 대안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는 교육이 아니라
교육의 전 과정에서 주도성을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Z세대를 미래 인재로 기르는 방법

  OECD 2030 보고서에서는 미래 인재의 중요 역량으로 학생주도성(Student Agency)을 꼽는다. 미래 인재는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목표로, 변화에 대처하면서 책임감을 갖고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로 정의한다. Z세대가 가진 특징을 고려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미래 역량을 갖춘 인재로 양성할 것인지 교육적 측면에서의 과제들을 몇 가지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적합한 미디어 활용 수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평소 TV보다는 유튜브 채널을 즐겨보고, 인터넷에서 동영상 강의로 주로 학습을 해온 세대들에게 1시간 이상 지식전달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실 수업은 견디기 어려운 고문일 수 있다. 지식전달은 10분 이내로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해 직접 동영상으로 촬영하거나 관련된 영상을 찾아서 미리 학습하도록 하고, 교실 수업에서는 사전에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질의응답이나 토론, 문제풀이에 참여하게 하는 플립드러닝(역진행 수업: flipped learning)이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 교수자의 역할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처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업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전달하는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둘째, Z세대들이 개인적 웰빙을 넘어 사회적 웰빙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Z세대들이 나라는 위대함을 믿으면서도 나 혼자로서만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게 하고, 사회와 의미 있는 관계를 쌓도록 하는 교육이 요구된다. 학교와 지역사회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시민 교육이 증대되어야 한다.

  셋째, 개인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유연한 맞춤형 교육체제의 개발이 시급하다. 2018년 출생아 수는 32만 6,900명으로 출생에서 사망을 제한 자연인구증가 수는 고작 2만 8,000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인본주의 교육을 따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교육의 전제는 학생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일일 것이다. 이제는 이를 넘어서서 한 명 한 명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맞춤형 교육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교과 성적, 비교과 활동, 교우 관계 등의 기본적 데이터뿐만이 아니라 개개인 학습자의 학습활동과 관련된 학습 이력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학습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교수학습지원체제가 개발되어야 한다.

  넷째, 학습자의 자기 주도성을 높이는 교육방법의 적용이 확산되어야 한다. 미래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력이 감소하는 데에 있다. 이런 면에서 미래교육의 방향은 오리무중, 짙은 안개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고 무슨 일에 대하여 갈피를 못 잡을 때 새로운 길을 찾도록 하는 데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제시된 대안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는 교육이 아니라 교육의 전 과정에서 주도성을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주도성은 복잡한 문제해결 상황이 주어질 때 발현될 수 있고, 학습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행동으로 습득될 수 있다. 학습자 주도적 학습방법들이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Z세대여, 네트워크는 범위보다 밀도가 영향력이 크단다. 단 한 명이라도 생일을 맘껏 축하하고 축하받을 수 있는 친구를 만들렴. 네 생일을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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