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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김아나 무아 공동대표

전통문화 대중화를 위해 손잡은 청년들
“전 세대 공감하는 콘텐츠 만들래요”


글_ 양지선 기자




[ 왼쪽부터 김아나·전영우 무아 대표 ]

  흔히 전통문화는 오래되고 고리타분한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무아(공동대표 전영우·김아나)는 민화 에코백 만들기, 단청 저금통 만들기 등 DIY 상품과 무궁화를 담은 스마트폰 스트랩 등 전통문화를 이용해 쉽고 재미있으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무아를 함께 이끌고 있는 전영우, 김아나 대표를 서울 중구 충무창업큐브(동국대학교 청년기업가센터와 서울시 중구청이 연계해 조성한 청년창업공간)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대학 휴학 중이던 지난 2015년 무아를 설립했다. 창업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전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했는데, 그곳 청년들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모습이 참 부럽고 좋아 보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고민해보니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사업 아이템 구상에는 김아나 대표가 힘을 보탰다. 대학에서 불교미술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주말 어린이 법회 강사로 활동하면서 체험활동용 교구재가 턱없이 부족하단 것을 깨달았다. 이에 두 사람은 전통문화를 활용한 교구재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동업을 결정했다. 국제통상경영학을 전공한 전 대표가 경영을, 김 대표가 콘텐츠 기획 및 디자인을 맡는 분업으로 무아가 탄생했다.


전통문화 소재 체험상품·교육 프로그램 제작


  무아란 나와 남을 구분 짓지 않는다는 불교의 근본 사상 ‘무아(無我)’를 뜻하는 동시에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텍스트 위주의 딱딱한 교육이 아닌, 직접 만들고 체험하며 재미있게 전통문화를 배우도록 하는 것이 무아의 목표다.

  무아의 대표적인 상품 ‘마인드래치’는 스크래치 페이퍼를 긁어 민화나 만다라(불화), 칠보문양을 그릴 수 있는 체험상품이다. 키트 형태로 제공돼 다른 준비물이 필요 없고, 관련 교육용 자료도 제공돼 편리하다. 덕분에 중학교 자유학기제 수업과 치매안심센터, 노인돌봄센터 등에서 특히 많이 사용된다고.

  김 대표는 “전통문화를 소재로 하다 보니 어린아이부터 노인분들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자체제작 상품 외에도 박물관 등 기관이나 단체에 맞는 체험상품을 주문 제작하는 B2B(기업 간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창업, 주도적 삶을 사는 아이로 키우는 과정”


  물론 처음부터 탄탄대로가 펼쳐진 것은 아니었다. 창업 후 2년간은 주말 없이 매일 밤 10시까지 일에만 매진했다. 특히 창업 초기 자본금이 부족해 어려웠던 시절, 두 사람은 다양한 창업경진대회와 정부 지원사업에 뛰어들며 받은 상금을 십시일반 모아 직원들 월급에 보탰다. 그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스타트업 취업 인식개선 공모전’ 최우수상, 교육부 ‘대한민국 인재상’ 등 굵직한 수상경력도 얻었다.

  전 대표는 “무아는 처음에 조그만 아기였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전부 신경 써야 했는데, 어느 정도 자라면 스스로 굴러가기도 한다. 창업은 이렇게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아이로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무아의 대표 상품 ‘마인드래치’와 스마트폰 스트랩 ]


한국적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 진출…공간기획도 계획


  예비부부기도 한 두 사람은 공동대표로서 서로에게 힘이 돼주며 의지하는 파트너가 됐다. 창업 이후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서로 싸웠을 때”라고 꼽은 김 대표는 “서로 이견을 조율하면서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오히려 연인 사이여서 속 깊은 얘기까지 털어놓으니 갈등을 풀기 수월했다.”라고 답했다. 전 대표는 “대표는 힘든 얘기를 직원들한테 할 수 없고, 책임감도 막중해 참 외로운 자리다. 그런데 또 다른 대표가 있으니 서로 공감해줄 수 있고, 일하다 보면 두 명 이상의 효율이 나기도 한다.”라고 했다.

  무아는 앞으로 새로운 자체제작 상품을 기획하고, 특히 한국적인 콘텐츠를 담은 상품 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을 노릴 예정이다. 추후에는 한국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싶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김 대표는 “어떤 길로 가든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재미있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불행보다 행복이 높은 삶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전 대표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집중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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