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행복한 인생설계 프로젝트

‘진로탐색+인생설계’ 삶의 단추를 채워볼까?


글_ 백순우 천안청수고등학교 교사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 어떤 직업을 가져야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모둠별 탐구활동 중인 학생들 ]


  고등학교는 학생부 종합전형과 선택형 교육과정으로 인해 다양한 수업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서 프로젝트 학습(PBL)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현실 기반 진로 탐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수업 방법이다.


나의 삶을 설계하는 특별한 수업


  천안청수고등학교에서 진로 선택 과목인 ‘심화 국어’ 시간에는 국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핸드폰을 활용한 정보 탐색, 프로젝트 계획서 작성과 갤러리워크 폼보드 만들기 활동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모둠별 계획서와 일정표에 따라 활동을 수행한다. 모둠별로 탐구하는 프로젝트 주제는 모두 학생들이 직접 정한 것들이다. 자신의 진로를 반영한 주제를 선택할 수 있기에 자발성이 높고 대입 전형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도 높다.

  진로 선택 과목인 ‘심화 국어’에서는 지식 정보 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의사소통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성취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이 성취기준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라는 탐구 질문을 중심으로 재구성하였다.

  ‘나는(우리는) 언제 행복한가?’,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지면 행복할까?’, ‘내가 선택한 직업은 앞으로 꼭 필요한 직업일까?’, ‘나는 내가 원하는 직업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나가며 학생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미래에 대한 호기심을 구체적인 결과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 대표적인 활동이 ‘행복한 인생 설계 프로젝트’이다.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삶을 원한다. 수업 속에서 학생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내가 언제 행복한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사색하는 한편,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미래 예측하기 활동을 한 후 결과적으로 자신의 인생설계를 위한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고 있다.

  오승민 학생은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한 삶과 디자인 전문가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고민했다. 그 결과, ‘포스트 디자인은 어떤 방향성을 가지게 될까?’라는 질문을 만들고 지체 장애인, 제3세계 사람들,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위한 디자인 사례를 찾고 TED 강연을 보며 자료 수집을 했다. 그 결과, 포스트 디자인의 가능성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과 철학, 미래 계획을 친구들에게 갤러리워크 활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요리사를 꿈꾸는 이희진 학생은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행복이다. 이 행복을 이뤄나가기 위해 미래의 요리를 탐색하고, 유전자 조작 문제, 곤충 식량의 가능성 등을 DBpia와 뉴스 기사, 인터넷 전문 자료 등을 검색하여 정리했다. 그 결과, 앞으로의 식량과 요리 문제에 대해 전문가가 되어 친구들에게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학생이 진로가 확실한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진로 고민을 이어나가는 학생들도 있다. 이해준 학생은 친구들의 도움을 얻어 미래의 전망 직업을 조사하고, 휴대폰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친구들의 인식을 파악했다. 그리고 뉴스 기사와 전문 자료를 바탕으로 전망이 밝은 직업과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 다른 친구들을 위해 전시할 결과물을 만들어 갤러리워크 활동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꿈이 명확해진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다양한 직업들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사 이미지
[ 갤러리워크 전시물 ]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들은?


  학생들은 모둠을 만들고 모둠 쌓기 활동을 통해 모둠 활동의 규칙을 명확히 한다. 이후 비주얼 씽킹 활동을 하며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그림으로 그리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친구들에게 설명하며 가치관을 명확히 한다.

  국어 과목답게 문학 작품도 다룬다. 천상병 시인의 ‘행복’과 최영미 시인의 ‘행복론’은 프로젝트 초반의 핵심 수업 주제이다. 시를 읽고 하브루타 활동을 하며 행복에 대한 작가의 인식 차이를 모둠원과 함께 이해한다. 그리고 두 시 중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는 시를 찾아 비평문을 쓰며 행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근거를 들어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한다. 선생님의 꼼꼼한 피드백으로 글쓰기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교과서와 신문 기사 속에는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빈부격차와 소득불균형 문제, 최저임금 문제 등을 뉴스 기사로 보고 모둠별 토의를 통해 자신들의 근거를 마련하여 견해를 표현한다. 이때 인용과 정보처리, 비판적 사고 등의 성취기준들을 융합하여 학습한다.

기사 이미지
[ 행복한 인생설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백순우 교사 ]


나의 가치관, 행복관, 그리고 나의 진로


  자신의 가치관과 행복관,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를 파악한 후,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지속하게 되고 시야가 한층 확장되어 자신의 진로를 친구들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모둠만의 탐구 주제를 정한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 최진희 학생은 ‘미래의 우리는 쓰레기를 입을 것인가?’,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영경 학생은 ‘미국을 점령한 K-POP’, 한국 예술 문화와 안무 발전에 관심이 많은 유다빈 학생은 ‘예체능 산업, 한계는 없다!’라는 주제로 탐구를 했다. 주로 진로와 관련된 탐구 문제를 설정하지만 진로가 명확하지 않은 학생들은 ‘최저 임금 문제, 찬성과 반대’, ‘미래의 직업 전망’, ‘행복의 기준’ 등 사회 문제나 흥미로운 주제들을 선정할 수도 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유진서, 강다현 학생은 ‘애니메이션 가상과 실제’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 속 스포츠와 현실 스포츠를 비교·대조하며 애니메이션 사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정보 탐색 과정에서 정보처리능력과 정보 윤리를 학습하며 DBpia, TED, 뉴스 기사 등을 검색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필요에 따라 선생님의 미니 강의도 있고, 언제든 선생님의 피드백을 요청할 수도 있다. 구글 공유 문서에 심화 국어 수강생들이 모두 연결되어 다른 친구들이 어떤 탐색 활동을 지속하는지 살펴볼 수도 있다. 정보는 모둠원들이 함께 축적하고 출처를 꼭 밝히며 공개할 결과물로서 자신들만의 갤러리워크 자료를 생성한다.


탐색과정에서 정보처리능력·정보 윤리 배운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데 진로 선택 과목을 수강하게 된 학생들, 진로가 명확하지만 자신의 진로와 너무 거리감 있는 국어 수업을 들어왔던 아이들은 이 수업을 통해 자신들이 정말 궁금했던 것들을 마음껏 찾아볼 수 있다. 내가 택한 주제, 내가 택한 방법으로 수업에 참여하니 재미도 있고 친구들과 협업 능력도 쌓아나갈 수 있다.

  선생님의 강의가 줄고 학생들의 활동이 늘어나자 수업에 활기가 생겼지만 방향을 잘 찾지 못하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일정표’와 ‘평가 루브릭’, ‘계획서’이다. 학생들은 정해진 일정표와 평가 루브릭을 참고하여 최종 결과물이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모둠의 결과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수업 내내 ‘선생님 모르겠어요.’ ‘선생님 힘들어요.’라고 이야기했던 친구들도 막상 공개할 결과물을 가지고 갤러리워크 활동을 진행하니 신이 나서 자신이 준비한 것을 설명했다. 평소 말하기 불안을 가진 아이들도 자기가 좋아하고 잘 아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었다.

  수행평가 비중을 늘려 과정중심평가로 모둠 간 상호평가, 모둠 내 상호평가, 자기평가가 성적에 반영되도록 수업을 설계하였다. 이는 평가 주체가 다양화되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평가 주체가 확대되니 평가 결과에 대한 납득도 더 쉽게 가서 내신이라는 목줄이 있는 아이들의 항의가 줄어 교사 입장에서는 편하기도 하다. 어떤 학습도 학생의 본질적인 행복과 연결된다면 동기 유발이 된다. 나아가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더 큰 효과를 보일 수 있다.

기사 이미지
[ 애니메이션 가상과 실제를 발표하는 학생 ]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 학생들은 자신의 가치관, 행복관 등을 충분히 탐색하고 고민한 후에 탐구 주제를 정한다. 개인 탐구 중인 학생(6)과 도서관에서 모둠 탐구 중인 학생들(아래)]


함께 더 멀리 가는 ‘교사학습공동체’


  필자가 이 수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교사학습공동체’이다. 충청남도 교사학습공동체 ‘배움의 숲 나무학교’에서 성장교실 운영팀에서 활동하면서 ‘PBL센터’, ‘수업독서단’ 등에서 활동을 이어나가며 다른 선생님들과 수업 고민을 지속하고 비평과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원동력이 한 학기 동안 포기하지 않고 프로젝트 수업을 이끌도록 했다. 혼자 가는 것은 멀리 가지 못한다. 함께 간다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 백순우 교사의 교육 TIP ]


1. 모둠 쌓기는 충분히!   학기 초 수업 시간을 아깝다 생각 말고 모둠 쌓기와 규칙 정하기 시간을 충분히 가져 서로 연결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한다.

2. 탐구 질문으로 동기를 유발!  학생들이 실제성 있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학생의 삶과 밀접한 탐구 질문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탐구 질문을 잘 만드는 것은 너무나 어렵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다.

3. 학생의 의사와 선택을 최대한 존중!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지 않으면 활동은 힘을 잃는다. 스스로 택한 활동은 책임감 있게 가지고 간다. 그 과정에서 원래 수업을 많이 수정하거나 선생님의 의도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이끌어가는 수업이 되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모둠 탐구지만 혼자 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은 혼자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대신 혼자 하는 부담도 학생 스스로 감수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득한다.

4. 시작은 과감하게!  GSPBL(Gold Standard PBL)은 가장 이상적인 프로젝트 학습 형태이다. 이 형태를 완벽히 따라가는 것은 업무와 행사로 힘든 교사들에게 너무나 힘든 과정이니, 몇 가지 요소들을 충족하면서 일단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변화에 대한 초기 비판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