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연·탐·상·판’ 활동을 통한 역사 토론 수업

글 _ 김종원 경북 수비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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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절벽의 위기에 처한 작은 산골 지역 학교,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보다 운동장에 나가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역량이 부족한 학생들, ‘나는 공부해도 안 돼’라는 학습된 무기력감에 빠져 있는 몇몇 학생들. 이 모든 상황이 당시 5년 차 역사 교사인 제가 처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저와 같은 고민에 빠진 동료 선생님들과 수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당시 제 수업의 여러 문제점들을 파악해 나갔습니다. 그 문제점들은 첫째, 우리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 둘째, 학생들이 역사과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수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 셋째, 많은 학습량으로 인해 역사 수업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존재한다는 것. 마지막으로는 기존에 제가 시행하고 있는 평가 방법이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성취기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연·탐·상·판’이라는 수업 활동을 구상하여 학생들의 역사과 핵심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연·탐·상·판’이란 제가 수업 매 차시마다 실시한 수업의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 활동은 오늘 배울 수업 내용과 주제의 연대기를 파악하고, ‘탐’ 활동은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탐구하며, ‘상’ 활동은 당시 역사적 인물이나 상황들을 상상하고, ‘판’ 활동은 최종적으로 자신의 입장에서 역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연·탐·상·판’ 수업 활동과 함께 여러 형태의 토론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듣게 되고 다양한 역사적 해석과 시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경험하게 됩니다. ‘버즈 토의1’, ‘모의재판’, ‘하브루타2’, ‘갤러리 워크3 자료를 활용한 토의’ 등 다양한 형태의 토론 수업을 적용하여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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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상호 작용을 하고 있다면 수업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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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재판을 통한 토론 수업 사례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1920년대 우리나라 안에서 전개된 다양한 독립운동’을 주제로 모의재판을 진행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토론 수업을 기반으로 하여 모의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이 저의 교직 생활에서 처음 시도해 보는 모험적인 일이었고, 다른 동료 선생님들께도 공개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기도 했습니다. 제가 모의재판 수업을 진행했던 흐름은 아래와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배움책(역사과 교육과정을 재 구성하여 제작한 수업 자료)에 제시된 연표를 통해 오늘 배울 주제의 시간적 위치를 확인합 니다. 

 배움책(역사과 교육과정을 재 구성하여 제작한 수업 자료)에 제시된 연표를 통해 오늘 배울 주제의 시간적 위치를 확인합 니다.

 이전 단계에서 분석하고 조사 한 여러 자료들을 근거로 하 여 자신의 역할에 따라 모의재 판을 진행하기 위한 대본 제작 활동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 서 학생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 과 인물들에 대해서 역사적 감 정이입을 경험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역 할(검사·변호사·증인·피고)에 충실하며 피고의 역사적 행위 와 상황에 대해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판단뿐만 아니라, 모의재판 과정에서 다 양한 의견들도 듣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역사과 핵심역량 중 역사적 판단력과 문제해결 역량 및 정체성과 상 호존중 역량을 함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모든 활동이 끝나고 난 후, 모의재판에 대한 배심원들의 결정과 그들이 그렇게 결정한 이유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모의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이 바뀌게 된 학생들이 있을 경우,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는 활동도 진행합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 차게 된 교실

  이러한 형태로 ‘연·탐·상·판’ 수업 활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제가 고수했던 일방적인 지식 전달의 수업 방법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 비해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으며 수업 시간에 듣지 못했던 학생들의 목소리도 귀를 기울여 듣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말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어떠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들에 대해 자기 자신의 생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잘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더군다나 다양한 형태의 토론 수업을 적용하니 교실이 교사의 목소리가 아닌 자기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읽은 책의 한 구절인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상호 작용을 하고 있다면 수업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는 말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제 수업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수업 활동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첫 번째 문제점은 고등학교 수업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연계되어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않은 부분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면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점은 빠진 주제나 내용에 대한 보충 학습을 통해 한 단계씩 해결해 나갔습니다. 두 번째 문제점은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어느 한쪽의 입장으로 치우치는 모습을 빈번하게 보여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발생하게 되면 토론 진행이 힘들 뿐 아니라 학생들의 다양한 역사적 해석이나 판단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한쪽으로 학생들의 입장이 치우치면 그 학생들 일부에게 배심원 역할을 주어 토론에 참여하도록 하였습니다. 토론이 끝나고 난 후, 배심원 역할을 했던 학생들의 입장 변화나 토론 과정에서 느꼈던 자신의 생각을 발표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을 활용하여 두 번째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연·탐·상·판’ 수업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여러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난 후, 현재 저는 새로 옮긴 더 작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한국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역사적 사실들과 인물들을 바탕으로 하여 이를 인성교육에 접목시켜 학생들의 인성 핵심 가치 덕목과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려 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토론 수업을 적용해 교실이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다양한 형태의 토론 수업을 적용해 교실이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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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단의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발언할 수 있도록 한 소집단 토의법 

2) 짝을 이뤄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공부한 것에 대해 논쟁하는 토의법 

3)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걷는 것처럼 교실을 돌아다니며 각 모둠 또는 개인이 도출한 결과물을 살펴보는 학습